EU "러 곡물제공, 의존도 형성하려는 전략"…개도국·G20에 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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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연합(EU) 외교수장이 러시아가 최근 일부 국가를 상대로 '곡물 제공'을 제안한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개발도상국 및 주요 20개국(G20)에 보낸 서한에서 "국제사회가 (식량) 공급 불안정과 비싼 가격에 대처하는 상황에서 러시아가 취약한 국가들을 상대로 저렴한 가격에 곡물을 제공하겠다고 제안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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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뤼셀=연합뉴스) 정빛나 특파원 = 유럽연합(EU) 외교수장이 러시아가 최근 일부 국가를 상대로 '곡물 제공'을 제안한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개발도상국 및 주요 20개국(G20)에 보낸 서한에서 "국제사회가 (식량) 공급 불안정과 비싼 가격에 대처하는 상황에서 러시아가 취약한 국가들을 상대로 저렴한 가격에 곡물을 제공하겠다고 제안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는 러시아 스스로 초래한 위기를 해결하는 척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보렐 고위대표는 러시아의 이런 전략이 "식량을 무기로 삼아 경제적 취약성과 글로벌 식량 위기를 심화해 (러시아에 대한) 새로운 의존도를 형성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EU는 대(對)러시아 제재가 제3국의 식량안보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노력했다"면서 "EU는 러시아의 제3국 식량 및 비료 수출을 제재하지 않는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여러분께 러시아가 곡물협정에 복귀하고 우크라이나 농업 기반시설 파괴를 자제하도록 촉구하는 것을 지원해 달라고 요청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번 서한은 최근 러시아가 서방 제재를 이유로 흑해곡물협정을 일방적으로 파기한 것에 대한 맞불 여론전 성격으로 해석된다.
보렐 고위대표도 이번 서한을 EU 각국에도 공유하면서 "글로벌 식량위기와 EU 제재의 영향에 대한 러시아의 허위정보 캠페인에 대응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러시아는 지난달 17일 전쟁 중에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길을 보장한 흑해곡물협정을 파기한 이후 협정 부활의 선제 조건으로 러시아 농업 은행의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재가입을 내세운 바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인 작년 6월 서방의 제재로 SWIFT에서 퇴출당했고, 이에 따라 세계 각국과의 금융 결제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러 제재를 주도하고 있는 EU는 러시아산 식량·비료에 대한 직접 제재가 없는 만큼 이는 억지 주장이라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해 지난달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EU 집행위에 러시아 농업은행 자회사가 SWIFT에 다시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구체적인 제안'을 전달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보렐 고위대표는 서한에서 유엔의 제안에 대한 언급 없이 흑해곡물협정이 재개될 수 있도록 유엔과 튀르키예의 노력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shi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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