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SRT 최고!”…고객인 척 ‘만족도 조사’ 조작한 공공기관
[앵커]
수서고속철도를 운영하는 SR이 직원들을 동원해 공공기관 '고객만족도' 조사를 조작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직원들이 고객인 척하고 조사에 참여한 건데, 들통나지 않게 차명을 쓰기도 했습니다.
김청윤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고객 만족도 '우수'.
2020년 초, 수서고속철도, SRT 고객 188명이 평가한 서비스 수준입니다.
기획재정부 의뢰로 고객을 만나 진행한 설문 평가입니다.
그런데 알고보니, 고객 중에 SRT 운영사, SR의 직원들이 포함돼 있었습니다.
KBS가 입수한 당시 SR 서비스 혁신처 작성 문건.
'고객만족도 향상'을 위해 직원이 직접 조사원을 지켜보도록 '상시 대기'시키고, 평가 설문엔 '직원'이 고객인 척 참여하라고 돼있습니다.
유니폼 말고 사복을 착용하란 지침을 정하고, 당번표까지 짰습니다.
국토부 감사결과 실제 직원들은 이곳 플랫폼까지 나와 동태를 살핀 뒤, 조사원을 발견하면 설문에 참여할 인력을 요청하는 등 조작은 조직적으로 이뤄졌습니다.
국토부가 내부 제보를 접수해 지난 5월부터 3개월 간 감사한 결과, SR 경영진은 고객만족도 향상 계획을 보고받고 실행하라고 승인한 걸로 드러났습니다.
또 조사 응답을 하다가 SR 직원이란 게 들통나지 않게 차명까지 쓰도록 한 거로 조사됐습니다.
[SR 관계자/음성변조 : "가족의 번호라든가 어떤 친구들의 번호 이제 이런 식으로 이제 하라고 그때 지시가 나왔었어요."]
이게 다가 아니었습니다.
코레일 유통에서 비슷한 고객만족도 조작이 적발돼 2020년 5월 국토부 지시로 SR도 자체 감사를 벌였는데, 이마저도 엉터리로 진행됐습니다.
"직원이 부인해서 사실 확인이 안 된다", "계획은 세웠지만 실행하지 않았다"고 넘어간 겁니다.
[SR 관계자/음성변조 : "조직 중심의 나쁜 관행들이 있었던 거거든요. 예컨대 뭔가 제보가 있다든가 그걸 기반으로 물리적으로 그렇게 (감사)할 수 있는 여건이 아니었어요."]
국토부는 SR에 기관 경고를 내리고, 권태명 전 대표 등 5명을 공무집행 방해 등의 혐의로 검찰에 수사 의뢰했습니다.
KBS 뉴스 김청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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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청윤 기자 (cyworld@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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