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대응 역부족’ 사전경고 무시…잼버리 뒷북 수습 나선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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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부터 전북 부안군 새만금 일대에서 열리고 있는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회'가 폭염과 운영 미숙으로 안전사고 발생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
세계 158개국 4만3천여명이 참가하는 국제 행사에서 차질이 빚어지자 정부는 3일 긴급 대책회의를 열어 대응에 나섰다.
3일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조직위원회는 대회 이틀째인 2일 신규 온열질환자가 207명 발생했고, 개영식에서만 108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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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잼버리 악몽]
지난 1일부터 전북 부안군 새만금 일대에서 열리고 있는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회’가 폭염과 운영 미숙으로 안전사고 발생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 세계 158개국 4만3천여명이 참가하는 국제 행사에서 차질이 빚어지자 정부는 3일 긴급 대책회의를 열어 대응에 나섰다. 대회를 앞두고 더위 대응에 역부족이라는 경고가 잇따랐는데도 대회 이틀 만에 온열질환자가 수백명 발생하는 등 심각한 상황에 이르고 나서야 부랴부랴 대책에 나선 모습이다.
3일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조직위원회는 대회 이틀째인 2일 신규 온열질환자가 207명 발생했고, 개영식에서만 108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대회의 폭염 피해는 예견됐었다. 대회장이 위치한 부안군은 지난달 28일부터 폭염경보가 계속 발효 중이다. 개영식이 열린 2일 부안군의 낮 최고기온은 34도까지 치솟았고, 개영식이 한창이던 2일 밤 9시께 기온은 27도가 넘는 열대야를 보였다. 해당 지역은 대회 개막일부터 폭염영향예보 단계 가운데 ‘경고’ 수준에 해당됐다. 폭염영향예보는 관심-주의-경고-위험으로 나뉘는데, 기상청은 경고 단계일 때 낮 12시~오후 5시에 야외 활동을 자제할 것을 권고한다.
이번 행사에 청소년을 파견한 외국 정부들은 안전 문제와 관련해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참가국 중 가장 많은 약 4500명의 청소년을 파견한 영국은 주한 영국대사관 영사를 새만금 현지에 급파해 안전에 대한 우려의 뜻을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영국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영국 국민의 안전을 위해 영국 스카우트와 한국 정부 당국과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고 밝혔다. 1천명의 참가자를 보낸 미국에서는 주한 미국대사관을 통해 우리 정부와 직접 소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와 조직위는 부랴부랴 추가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조직위는 “큰 문제 없다” “중증 환자는 없다”는 말만 거듭했는데 청소년들의 에스엔에스(SNS) 증언과 학부모들의 불만 등이 보도되자, 대회 3일째에야 의료 인력, 냉방시설 확충 대책을 내놨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대회 공동조직위원장인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에게 “총책임자로서 현장에 머무르며 필요한 모든 조치를 신속하게 시행하라”고 지시했고, 이날 오후 2시 새만금 현장에서 방문규 국무조정실장과 김 장관 주재로 긴급 대책회의가 열렸다.
이어 행정안전부는 잼버리 대회가 열리는 전북에 재난안전특별교부세 30억원을 긴급 지원해 병원 냉방시설 추가 설치, 응급 물품 지원, 냉방 셔틀버스 증차 등에 즉시 쓸 수 있도록 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대회에 공급된 구운 달걀 일부 제품에서 곰팡이가 발견됐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공급된 1만9천개를 전량 회수했다.
앞서 전북소방본부는 개영식 때 다수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하자 잼버리 조직위원회에 행사 중단 조처를 요청했으나 조직위는 개영식을 강행했다. 최창행 조직위 사무총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갑자기 행사를 취소하면 참가자들이 동요할 우려가 있었다. 당시 행사 중단이 참가자들의 안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오세진 신민정 기자 5sj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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