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조류인플루엔자 감염에…“뭐라도 하자” 방역 나선 집사들
“고양이 화장실 비워서 락스 소독. 이불, 카펫 다 탈탈 털어 햇빛에 널어두고 빨래도 베란다로.”
7년 만에 서울 용산구와 관악구에서 고양이 조류인플루엔자(AI) 감염 사례가 나오자 반려묘를 키우는 일명 ‘집사’들이 방역 활동에 분주하다.
3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고양이 화장실 전부 세척 소독하고 모래 갈이를 할 예정. 상관없는 걸 수도 있지만 그냥 뭐라도 해야겠어서” 등 글이 올라왔다. 수의사가 출연하는 유튜브 영상에는 “AI 예방접종이 있나”라며 AI 감염 예방법을 물어보는 집사들의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수컷 고양이 두 마리와 함께 사는 이송남씨(57)는 “AI가 고양이한테 옮았단 얘길 뉴스에서 듣고 걱정됐다. 고양이들이 물을 싫어해서 샤워 대신 빗질을 자주 해주고 있다”며 “원래 길고양이들을 쓰다듬곤 했는데, 혹시나 집으로 바이러스를 옮겨올까 이제 못한다”고 했다.
고양이 한 마리를 키우는 박경화씨(46)도 집에 들어가기 직전 손소독제를 손에 바르고, 신발에도 소독제를 뿌린다고 했다. 박씨는 며칠 전까지 길고양이가 많은 곳에 무해한 소독제를 뿌리고 다니며 ‘동네 방역’ 활동을 하기도 했다. 이번 주말에는 고양이 보호소에 찾아가 소독 봉사도 할 예정이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 2일 특정 업체 사료가 감염원일 가능성이 높다고 발표하자 몇몇 집사들은 노심초사하며 평소 먹이던 사료와 사료 성분표를 확인했다고 한다. 고양이 보호소도 ‘비상’ 체제에 돌입했다. 용산구의 한 고양이 보호소는 고양이 약 200마리에 대해 전수 AI 감염 검사를 실시했다. 서울시 등 지자체는 AI 항원 검출 사료를 구매한 이력이 있는 이들에게 안내 전화를 했다. 경기도는 문제의 사료를 제조한 업체에 회수·폐기 명령을 내렸다.
전날까지 발견된 고양이 AI 확진 사례는 9건이다. 농식품부는 집고양이를 기르는 경우 감염을 막기 위해 손을 자주 씻고, 야생조류와 길고양이 사체·분변과 접촉을 피하라고 당부했다.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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