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어른들이 막지 못해 미안”…70대 교사의 후회

이호준 2023. 8. 3.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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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피해 학생들이 처한 상황을, 어른들이 몰랐던 건 아닙니다.

학교에서 10년동안 근무한 70대 선생님도 직접 증언하고 싶다고 나섰습니다.

또 그동안 부적절한 접촉을 목격했지만 막지 못했다고 자책했습니다.

단독보도, 계속해서 이호준 기자입니다.

[리포트]

A 목사의 대안학교에서 10년간 일한 70대 교사는 자신도 성추행을 목격했다고 털어놨습니다.

[교사/음성변조 : "귀에다 뽀뽀를 하고, 그러면 나는 목사님이 그럴 때마다 엉덩이를 그렇게 쓰다듬으면 저것은 아닌데…"]

하지만 아버지의 '사랑'이라고 감싸는 주변 반응에 문제 삼지 못했다고 했습니다.

[교사/음성변조 : "'저 애들은 아버지 사랑 없이 커서 사랑하기 때문에 그렇게 한 것이지', '아유 선생님 보수적으로 생각하시면 안 돼요.' 집사님 목사님 사모님이 다…"]

그러면서 아이들이 지내는 기숙사를 지키려고 저녁 추가 근무를 자청하기도 했다고 말했습니다.

[교사/음성변조 : "'너희들 불 켜고 공부해, 왜 불 끄고 그렇게들 있는 거야?' 그리고 싹 한 바퀴 돌고. 제가 그냥 6시고 7시고 앉아서 다 하고 갈 건데…. 그게 제 책임인 것 같아요. 그러면 목사도 견제를 했을 거고."]

어른들 모두 지켜보면서도 말을 꺼내지 못하는 숨 막히는 상황.

A 목사가 여자 아이를 무릎에 앉히는 모습을 본 한 교인이 아이 옆에 슬그머니 의자를 갖다 준 적도 있었습니다.

[자원봉사자/음성변조 : "아이는 약간 몸을 무릎에 앉히는 과정에서 몸을 이렇게 약간 틀고 있었어요. 교회에 계신 할머니인데, 플라스틱 의자를 끌어서 갖다 놓더라고요."]

어른에게 고민을 털어놓은 피해자도 있었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D 양/음성변조 : "너무 무섭고 불안하다고 이야기했어요. 선생님한테 다. 이후로는 선생님이 신고도 안 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냥 그대로 있었던 것 같아요."]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지만, 학교에는 학생들이 남아있습니다.

그 중엔 '숨은 피해자'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이용선/국회 외교통일위원/민주당 : "(탈북민들은) 이걸 문제화할 경우, 이른바 탈북자를 돕는 커뮤니티에서 따돌림받고 배제될 수 있는 아마 두려움이랄까. 돌봄 기관들이 좀 있거든요. 그런 기관들을 찾아서 소개해서 할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경찰은 파악된 피해자 중 7명은 A 목사와 학교로부터 분리 조치했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이호준입니다.

촬영기자:고영민 정현석 서다은/영상편집:김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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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준 기자 (hojoon.le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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