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쉰들러 목사’ 또다른 피해자들 “문 잠그고 화장실로 도망”

최민영 2023. 8. 3.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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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KBS가 단독 취재한 내용 오늘(3일)도 이어갑니다.

오랜 시간, 탈북자들을 도와 '아시아의 쉰들러' 라는 극찬까지 받았던 A 목사의 또 다른 얼굴, 어제(2일) 전해드렸습니다.

경찰은 A목사에 대해 자신이 운영하는 대안 학교에서 최소 5년동안, 탈북한 10대 청소년들을 성추행한 혐의로 수사를 진행 중입니다.

오늘, 또 다른 피해자들의 증언을 들어봅니다.

성추행이 주로 있었던 곳은 학생들이 잠자고 생활하는 공간, 기숙사였습니다.

도움을 청할 길이 없던 학생들은 언제 또 나쁜 일을 당할까 가슴 졸여야 했고, 할 수 있는 일이라곤 방문을 잠그거나 화장실로 피하는 것뿐이었습니다.

먼저, 최민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4년 전 A 목사가 운영하는 탈북민 대안학교에 입학한 D 양.

그 일이 일어난 건 몸이 좋지 않아 혼자 기숙사 방에서 쉬고 있을 때였습니다.

[D 양/음성변조 : "배가 아프다니까 와서 쓰다듬어준대요. 배를. 옷 속에 손을 넣고…점점 밑으로 내려가는 거예요. 아랫배 쪽으로."]

또 다른 피해자 E 양에게 불쾌한 일이 일어난 것도 역시 기숙사 방에서였습니다.

[E 양/음성변조 : "새벽 예배 끝나고 여자기숙사에 목사님이 들어온 거에요. 같이 방 쓰는 사람 (없는 거) 확인하고, 허리 감싸고, 손을 계속, 배에 계속, 이렇게 왔다 갔다 만져서."]

갈 곳이 없어 기숙 대안학교에 들어간 탈북 청소년들.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방문을 잠그는 것뿐이었습니다.

[C 양/음성변조 : "'어, 목사님 왔다' (하면) D가 바로 가서 문을 잠근 거예요. 저희 방에 들어올까 봐 무서워서."]

[D 양/음성변조 : "목사님 보면 방 문 잠그고, 화장실에 막 피해 가서, 화장실에 가서 조금씩 있고. 한동안 계속 피해 있었고. 또 이러면 어쩌지."]

한국이라는 낯선 사회, A 목사의 접촉이 무슨 의미인지 알아차리는 데는,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D 양/음성변조 : "만날 때마다 허리나 엉덩이 같은 곳 토닥이고 막 터치하니까…예쁘다는 표현을 이렇게 하나?"]

더 나은 삶을 꿈꾸며 한국으로 왔던 피해 청소년들은 꿈이 송두리째 무너져 내린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D 양/음성변조 : "한 번 북송도 돼서 한국에 너무 힘들게 왔는데, 제가 상상하고 제가 희망하고 꿈꿨던 것들이 너무나 다 무너졌던 것 같아요."]

그러면서 이제라도 A 목사를 엄벌해 달라고 호소했습니다.

[C 양/음성변조 : "우리는 그래도 되는 애들이라고 생각하는 것도 너무 싫고, 소중한 우리 몸을 만진 대가를 꼭 받게 하고 싶었어요."]

KBS 뉴스 최민영입니다.

촬영기자:서원철 최석규 하정현/영상편집:여동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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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영 기자 (mym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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