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칼부림에 ‘아수라장’ 된 서현역… “곳곳이 피투성이”
“하루가 멀다 하고 이런 사건이 벌어지는데,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란 말입니까?”
서현역 칼부림 사건이 발생한 지 1시간30여분이 경과한 3일 오후 7시30분께 현장 곳곳에는 피가 뚝뚝 떨어져 있는가 하면 주변은 온통 폴리스라인으로 도배돼 있었다. 특히 일상처럼 이용하던 곳이 하루아침에 범행 현장으로 바뀐 현실에 시민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이곳 인근에 거주하는 정모씨(36) 역시 현장을 바라보며 한참 동안 멍을 때리는 등 큰 충격을 받은 듯 했다. 그는 “우연히 인근을 지나다 사람들이 몰려 있어 와봤는데, 상황을 전해 듣고, 큰 충격을 받았다”며 “이런 일이 자꾸 반복되니 앞으로 사람도 못 믿겠다. 너무 무섭다”고 전했다.
사건 발생 1시간 후인 오후 7시께 귀가하는 과정에서 현장을 목격했다는 한모씨(26·여·분당)도 혼란스럽긴 마찬가지였다. 한씨는 “제가 현장에 도착했을 땐 이미 엄청나게 어수선해진 상황이었다”며 “주변이 온통 경찰관과 소방관으로 가득 차 있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이어 “멀리 떨어진 지역에서나 발생할 줄 알았던 사건이 코앞에서 벌어지니 너무 혼란스럽다”며 “언제, 어디서 저한테 이런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두렵기만 하다”고 덧붙였다.
사건의 파장은 주변 상권으로도 번지고 있었다. 서현역 인근에서 영업 중이던 가게들은 하나같이 문을 굳게 잠근 채 매장을 정리하는 등 마감 준비에 한창이었다. 일부 가게는 이미 영업을 종료한 상태였다. 의류매장 직원 A씨는 “사건이 내부에서 벌어져 상황은 잘 모른다”면서도 “고객과 직원 안전을 위해 문을 닫기로 했다. 주변 매장도 같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카페 사장 B씨는 “마음 같아선 당장 영업을 종료하고 싶지만, 프랜차이즈라 어쩔 수 없이 운영 중”이라며 “가게 근처에서 이런 일이 일어날 줄은 상상도 못했다”고 했다.
현재 사건이 발생한 서현역 쇼핑몰은 경찰기동대와 경찰특공대 등 경력 100여명에 의해 전면 통제된 상태다. 다만 쇼핑몰 1층이 역과 연결돼 있는 탓에 지금까지도 지하철을 이용하려는 승객들과 이용을 마친 승객들이 현장 앞을 서성이며 한 데 뒤엉키는 등 혼란이 지속되고 있다.
쇼핑몰 2층 앞 도로에는 아직까지 피의자 A씨(20대)가 몰던 모닝 차량이 심하게 파손된 채 인도에 반쯤 걸쳐져 있어 당시 긴박했던 상황을 생생하게 전하고 있다. 한땐 이를 구경하려는 시민들이 다수 몰리면서 일대가 혼잡을 빚기도 했다.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께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쇼핑몰 1~2층에서 A씨가 시민들을 대상으로 흉기 난동을 벌였다.
검은색 후드티에 모자를 뒤집어쓰고, 선글라스까지 착용한 그는 시민들을 향해 흉기를 마구 휘두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선 모닝 차량을 직접 몰고 쇼핑몰 2층 앞 인도로 돌진해 보행자들을 들이받기도 했다. 이번 난동으로 현재까지 13명이 중상을 입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날 6시5분께 A씨를 범행 현장 인근에서 현행범 체포해 정확한 범행 경위와 동기를 조사 중이다.
양휘모 기자 return778@kyeonggi.com
김은진 기자 kimej@kyeonggi.com
김기현 기자 fact@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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