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90일 만 2연속 스윕' KT, 그 선봉엔 6연속 QS 선발진 있었다... '27이닝 1득점' SSG 3연패 [수원 현장리뷰]

수원=김동윤 기자 2023. 8. 3.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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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수원=김동윤 기자]
엄상백(왼쪽)./사진=KT 위즈
무려 6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다. KT 위즈가 막강한 선발진을 앞세워 2위 SSG 랜더스마저 스윕했다.

KT는 3일 수원시 장안구에 위치한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정규시즌 홈 경기에서 SSG에 3-1로 승리하고 6연승을 질주하며 올 시즌 최다 연승 타이 기록을 세웠다. 지난달 3일 수원 두산 베어스전부터 9일 수원 키움 히어로즈전까지 6연승이 종전 기록.

또한 2021년 8월 25~27일 수원 3연전 이후 706일 만에 SSG전 스윕을 달성했다. 창원 NC 다이노스 3연전부터 2연속 시리즈 스윕을 달성했는데 이는 2019년 6월 28~30일 수원 KIA 타이거즈전, 7월 2~4일 수원 삼성 라이온즈전 이후 1490일 만의 기록이다. 이로써 KT는 47승 2무 43패(승률 0.522)로 아직 경기가 끝나지 않은 두산 베어스(46승 1무 41패)와 격차를 0.5경기로 줄였다.

그 선봉엔 선발진이 있었다. KT 선발 투수들은 지난달 28일부터 창원 NC 다이노스전부터 엄상백(6이닝 2실점)-배제성(6⅓이닝 1실점)-웨스 벤자민(6이닝 2실점)-고영표(8이닝 무실점)-윌리엄 쿠에바스(8이닝 무실점)으로 5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 중이었다.

연승의 시발점이었던 엄상백은 6일 만에 다시 마운드에 서서 7이닝 6피안타 2볼넷 5탈삼진 1실점으로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하며 시즌 5승(6패)째를 거뒀다. KT 선발진의 퀄리티 스타트 연속 기록도 6으로 늘어났다.

타선의 집중력도 빛났다. 안타 수는 SSG 10개, KT 7개로 크게 차이 나지 않았지만, 5회 중심 타자들이 안타를 집중시키며 승리에 필요한 점수를 땄다. 황재균이 결승타 포함 4타수 2안타 2타점 2삼진으로 활약했고 앤서니 알포드와 문상철이 멀티히트로 힘을 보탰다.

한편 SSG는 3연전 내내 KT 마운드에 짓눌렸다. 3회 점수를 뽑아 연속 무득점 이닝을 '20'에서 끝낸 것은 좋았으나, 다시 무득점 행진이 길어지며 아쉬움 속에 부산으로 내려가게 됐다. 추신수만이 4타수 3안타 1타점 1삼진으로 유일하게 멀티히트 이상을 기록하며 분전했다. 선발 로에니스 엘리아스는 5이닝 9피안타 3사사구(2볼넷 1몸에 맞는 볼) 4탈삼진 3실점으로 아쉬운 모습을 보이며 시즌 4패(4승)째를 기록했다.
8월 3일 KT 위즈-SSG 랜더스 선발 라인업
KT 엄상백(왼쪽)과 SSG 로에니스 엘리아스. /사진=KT 위즈, SSG 랜더스
KT는 김민혁(우익수)-김상수(유격수)-앤서니 알포드(좌익수)-박병호(1루수)-장성우(포수)-황재균(3루수)-문상철(지명타자)-오윤석(2루수)-배정대(중견수)로 타선을 꾸렸다. 선발은 엄상백.

SSG는 추신수(우익수)-최준우(지명타자)-최정(3루수)-기예르모 에레디아(좌익수)-최주환(1루수)-박성한(유격수)-김성현(2루수)-김민식(포수)-최지훈(중견수)으로 타선을 구성했다. 선발은 로에니스 엘리아스.

3일 경기 전 KT 기준으로 두 팀의 상대전적은 7승 4패다. 특히 이번 시리즈는 선발 투수들이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피칭을 해줬음에도 타선이 1점도 내지 못하며 2연패했다. 18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있는 마운드도 마운드지만, 전날(2일) 경기(KT 1-0 T승)처럼 타선도 승리에 필요한 점수를 내주고 있다.

이강철 KT 감독은 "결론은 선발이다. 선발이 어떻게든 집중력 있는 경기를 만들어줬다. 점수는 못 냈지만, 찬스가 계속 나왔고 선발 투수들이 버텨주니까 그 리드를 유지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원형 SSG 감독은 "점수가 너무 안 난다. 상대 투수가 좋다 해도 어느 정도 득점력이 있어야 하는데 지난 이틀은 타선에서 너무 못 쳐줬다"고 아쉬워했다.

선발 싸움에서는 KT가 약간 더 흐름이 좋다. KT 엄상백이 7월을 3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와 함께 1승 무패 평균자책점 2.75를 기록하고 있는 반면, SSG 엘리아스는 7월 3경기 평균자책점 4.24다. 다만 KT와 첫 만남이었던 지난달 13일에는 7이닝 3피안타 무사사구 7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를 거둔 바 있다.
팽팽하던 투수전, KT 중심 타선이 끝냈다... 박병호 동점 적시타→황재균 역전 적시타
박병호. /사진=KT 위즈
황재균./사진=KT 위즈

이틀 연속 명품 투수전을 펼친 두 팀답게 경기 초반부터 팽팽했다. 1회초 SSG가 우익선상 2루타로 출루해 최준우의 땅볼 타구 때 3루까지 진루했다. 하지만 최정의 얕은 중견수 뜬 공에 득점을 시도하다가 배정대의 홈 송구에 여유있게 아웃돼 이닝이 끝났다. KT도 1회말 선두타자 김민혁이 우전 안타로 출루, 김상수의 땅볼 타구 때 2루까지 진루했다. 그러나 알포드가 몸에 맞는 볼로 출루한 1사 1, 2루에서 박병호가 병살타를 쳐 이닝이 끝났다. 2회에도 SSG는 최주환의 볼넷, KT는 문상철의 중견수 키를 넘기는 2루타와 오윤석의 볼넷으로 선취점 기회를 엿봤으나, 후속타 불발로 득점은 이뤄지지 못했다.

SSG는 연속 이닝 무득점 기록을 20이닝에서 마쳤다. 3회초 1사에서 최지훈이 투수 앞 번트 안타로 출루에 성공했다. 최지훈은 곧장 2루를 훔쳤고 최초 판정은 아웃이었으나, 비디오 판독을 통해 세이프로 정정됐다. 여기서 추신수가 좌익선상 적시 2루타로 선취점을 냈다.

이후 경기는 소강상태에 들어갔다. 두 팀 모두 출루해도 득점까지 좀처럼 이어지지 않았다. 3회말 2사에서 알포드가 3루쪽 깊숙한 타구로 내야안타를 만들었으나, 박병호가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4회초에는 무사 1루에서 최주환의 병살타와 박성한의 3루수 뜬 공으로 SSG 기회가 무산됐다.

소강 상태에 들어갔던 두 팀의 경기는 5회말 다시 요동쳤다. SSG에는 수비에 앞서 에레디아가 양쪽 고관절에 불편함이 있어 선수 보호차원에서 교체되는 악재가 있었다. 그 자리에는 하재훈이 들어갔다.

KT는 선두타자 배정대부터 내야 안타로 출루했다. 유격수 박성한이 잡는 데는 성공했으나, 1루로 악송구를 펼쳤다. 이후 2아웃이 만들어졌지만, 알포드가 좌전 안타로 출루해 기세를 이어갔다. 박병호는 엘리아스의 낮게 꽂히는 4구째 시속 147km 직구를 통타해 중전 1타점 적시타를 때려냈다. 1-1 동점. 뒤이어 장성우가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출루해 만루 찬스를 잡았고 황재균이 한가운데로 몰린 시속 147km 직구를 좌익수 방면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생간해 주자 2명을 더 불러들였다. KT의 3-1 리드.

문상철을 스트라이크 아웃 낫 아웃으로 잡으며 이닝을 끝낸 엘리아스는 6회를 앞두고 노경은과 교체됐다. 이날 엘리아스의 투구 수는 총 99구로 직구 52구, 체인지업 23구, 슬라이더 16구, 커브 8구를 섞어 던졌다. 최고 구속은 시속 151km. 하지만 변화구 제구는 좋지 않고 직구는 맞아 나가면서 끝내 역전패의 빌미를 제공했다.
'4선발이 이런 안정감 있는 피칭이라니' 엄상백, 최근 선발 5경기 연속 QS... 한때 승패마진 -14 꼴찌 KT, 3강 눈앞
엄상백./사진=KT 위즈
엄상백./사진=KT 위즈
지난달 24일 KIA 타이거즈전 이후 선발로 등판한 4경기에서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 중이던 엄상백은 이날도 안정감 있는 피칭을 보여줬다.

5회 첫 삼자범퇴 이닝을 만든 엄상백은 6회에도 아웃카운트 3개를 모두 삼진으로 처리하며 팀의 리드를 지켰다. 7회에는 최주환을 3구 삼진으로 잡은 뒤 박성한에게 좌익선상 2루타를 맞아 위기에 놓였으나, 김성현을 삼진으로 잡아내며 의연한 모습을 보였다. 김강민에게 볼넷을 내준 이후에도 최지훈을 1루수 땅볼 처리, 결국 시즌 4번째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 피칭을 완성했다.

이날 엄상백은 총 투구 수 95구(체인지업 51구, 직구 23구, 슬라이더 21구)를 던지면서 스트라이크 66개를 기록하는 뛰어난 제구력을 보여줬다. 뒤이어 필승조 박영현, 김재윤도 각각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경기는 KT의 3-1 승리로 끝났다. 박영현은 20홀드, 김재윤은 18세이브를 달성했다.

KT는 6월 2일 수원 두산 베어스전까지만 해도 승패마진 -10으로 가을야구가 위태로워 보였으나, 선발진의 힘으로 3강을 목전에 뒀다.

경기 후 이강철 KT 감독은 "선발 투수들이 최근 너무 좋은 경기를 보여주고 있다. 엄상백이 초반 위기를 잘 넘겼고, 이닝을 거듭할수록 좋은 피칭을 해줬다. 박영현의 20홀드도 축하한다"며 "타자들의 집중력도 칭찬하고 싶다. 2아웃 이후에 베테랑 박병호의 동점타, 황재균의 역전타로 승기를 잡을 수 있었다. 2점을 끝까지 잘 지켜냈다. 무더운 날씨에 응원해주신 팬분들에게도 감사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수원=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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