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 표심 잡아라”… 케이팝 인기 편승하려는 인도네시아 정당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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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팝(K-POP) 스타들이 인도네시아 정치판에 줄줄이 '소환'되고 있다.
내년 초 대선과 총선을 앞두고 각 정당들이 한국 유명 가수들을 앞세워 2030 세대에 표를 호소하고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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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들도 '블랙핑크' 앞세워 당 SNS 홍보
유권자 60% 육박하는 MZ 표심 잡기 고민
케이팝(K-POP) 스타들이 인도네시아 정치판에 줄줄이 ‘소환’되고 있다. 내년 초 대선과 총선을 앞두고 각 정당들이 한국 유명 가수들을 앞세워 2030 세대에 표를 호소하고 있어서다. 청년들의 ‘한류 사랑’을 이용해 그들의 목소리를 듣고 스킨십도 늘리겠다는 복안이다. 하지만 정작 젊은 유권자들은 현실과 동떨어진 정치권의 인기영합주의적 행태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는 모습이다.
3일 자카르타포스트 등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집권 투쟁민주당(PDI-P) 차기 대선 후보인 간자르 프라노워(54)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정당의 선거운동가(캠페이너)를 맡고 있는 기브란 라카부밍 라카 중부자바주 수라카르타 시장이 케이팝 스타 초청을 고려하고 있다”는 글을 올렸다. 이어 “누구를 섭외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SNS 이용자들에게 추천해 달라고 요청했다.
야권 움직임도 비슷하다. 올해 3월 대인도네시아운동당(그린드라당)은 당 대선 후보인 프라보워 수비안토(71)의 광고판 앞에서 찍은 사진을 해시태그(#)와 함께 SNS에 올린 이들을 상대로 추첨을 통해 블랙핑크 공연 티켓을 증정하는 캠페인을 진행했다. 또 다른 야당 연대당(PSI)도 블랙핑크 콘서트 티켓을 경품으로 내걸고 정당 홍보 활동 참여를 유도했다. 지난해에는 국민수권당(PAN)이 당 행사에 한국 남성그룹 아스트로를 초청하기도 했다.
이 같은 캠페인엔 청년 유권자들의 표심을 얻으려는 노림수가 깔려 있다. 인도네시아는 내년 2월 대통령과 국회의원, 지방의회 의원을 뽑는 대규모 선거를 앞두고 있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인도네시아 선거 유권자의 60%가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라고 분석했다. 젊은 층 표심이 사실상 당락을 결정하는 만큼, 각 정당도 청년층에게 인기가 많은 케이팝을 홍보에 활용하는 셈이다.
그러나 반응은 뜨뜻미지근하다. 청년들은 정당들이 가수들의 인기에 편승하기보단 △심각한 교통체증 △부패 문제 △표현의 자유 △일과 삶의 균형 등 일상에서 마주한 문제나 사회적 가치 구현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지적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프라노워의 게시물에는 방탄소년단(BTS)이나 다국적 신인 그룹 소디엑을 추천하는 댓글도 있었지만, 공짜 공연을 보여주기 전에 인도네시아 비전을 알리는 데 주력해야 한다는 비판이 다수였다”고 전했다. 케이팝 가수들을 정치적 홍보 수단으로 소비하지 말라는 일침도 이어지고 있다. 논란이 계속되자 투쟁민주당은 “경제와 관광산업을 키우기 위한 아이디어였을 뿐”이라고 한발 물러났다.
케이팝 인기를 정치에 끌어들이는 건 인도네시아만이 아니다. 내년 6월 대선에 출마하는 멕시코 집권당 국가재건운동(모레나) 소속 마르셀루 에브라르드 전 외교장관은 지난달 “당선될 경우 방탄소년단을 멕시코로 초청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2021년에는 필리핀의 한 정치인이 정치 모임을 만들면서 ‘BTS’라는 이름을 차용했다가 전 세계 방탄소년단 팬들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았다.
하노이= 허경주 특파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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