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림역 이어 서현역 흉기난동…“이젠 길 걷는 것도 무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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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성남시에서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곳 중 하나인 분당구 서현역이 3일 저녁 한 남성의 흉기 난동으로 아수라장이 됐다.
ㄱ씨는 이때부터 저녁 6시5분 검거될 때까지 2층과 1층을 오가며 시민들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시민이 방향을 틀어 도망가자 이 시민을 추격하지 않고 다른 시민의 등을 향해 흉기를 휘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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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차별 범죄]
경기도 성남시에서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곳 중 하나인 분당구 서현역이 3일 저녁 한 남성의 흉기 난동으로 아수라장이 됐다. 이 남성은 차로 다수 시민을 들이받기도 했다. 또다시 벌어진 무차별 범죄에 시민들은 경악했다.
ㄱ(22)씨가 차를 몰아 사람들을 향해 돌진한 건 오후 5시56분께였다. 분당구 서현동 에이케이(AK) 플라자 부근 인도를 걸어가던 성인 5명이 이 차에 부딪혀 쓰러졌다.
사람들을 친 차가 인도에 걸려 멈춰 서자 ㄱ씨는 운전석에 내렸다. 인도와 연결된 서현역 에이케이플라자 2층으로 걸어들어갔다. 에이케이플라자 분당점은 서현역 바로 위에 위치한 백화점으로 모든 지하철역 이용객은 이 백화점을 지나가야 해서 유동인구가 많다. 평일 저녁 백화점 1, 2층은 시민들로 붐볐다. ㄱ씨는 이때부터 저녁 6시5분 검거될 때까지 2층과 1층을 오가며 시민들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범행 당시가 일부 촬영된 영상을 보면, ㄱ씨는 검은색 후드티를 입고 후드티에 연결된 모자를 뒤집어 쓰고 있었다. 검은 선글라스와 어두운색 계열의 바지, 신발도 착용했다.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그는 뛰어서 도망가는 시민의 뒤를 흉기를 들고 뒤쫓아갔다.
시민이 방향을 틀어 도망가자 이 시민을 추격하지 않고 다른 시민의 등을 향해 흉기를 휘둘렀다. 사람들을 쫓아가 뒤에서 찌르고 다시 다음 사람을 찾아 헤매는 식이었다. 불특정 다수를 노린 ‘무차별 범죄’처럼 보이는 장면이었다.
사고 현장을 목격했다는 이주열(27)씨는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2층에서 1층으로 내려오던 범인이 갑자기 흉기를 꺼내 보안요원을 찔렀다”며 “많은 사람들이 있는, 밝은 곳에서 이런 범행이 벌어진다는 게 믿기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다른 목격자 문장훈(44)씨는 “사람들 소리가 들려 쳐다보니 여자·남자 1명씩 쓰러져있었다”며 “선글라스 낀 채 우왕좌왕하던 남자 손에 칼이 있었는데 누워있는 사람을 향해 흉기를 휘두르고 있었다”고 말했다. ㄱ씨 칼에 맞아 쓰러진 시민은 9명에 달했다. 이 중 8명이 중상으로 분류됐다.
사고 현장은 빠르게 공유됐다. 부상자로 보이는 시민이 백화점 바닥에 누워있고 주변에 시민들이 둘러싼 모습, 다른 부상자의 상태를 119 대원들이 살피는 모습, 평소 퇴근 시민들로 북적이던 거리가 폴리스라인이 처진 채 휑한 모습이 담긴 영상과 사진들이었다.
시민들은 당시 영상과 사진을 공유하며 불안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30대 직장인 박아무개씨는 “신림역에 이어 이번 사건까지 보니 내일 출근길이 두려워질 정도로 섬뜩하다”고 말했다.
범인 ㄱ씨는 배달업 종사자로 밝혀졌다. ㄱ씨는 경찰 조사에서 “여러명으로부터 집단 청부살인을 오래전부터 당했다. 이것을 공론화해서 알리고 싶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경찰은 ㄱ씨의 마약투약 여부 등을 확인할 예정이다.
신림동 흉기 난동 사건 이후 13일 만에 또다시 무차별 흉기난동 사건이 발생하자 경찰청은 오후 8시 전국 시·도경찰청장 화상회의를 긴급 소집했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개인적 원한에 의한 전통적인 범죄와 달리 일련의 사건들은 그 누구도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전의 범죄와 궤를 달리하며, 사실상 ‘테러 행위’와 같다”며 “모방범죄가 우려된다. 다중밀집 장소를 중심으로 경찰활동을 강화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김가윤 기자 gay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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