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물에 노 젓는’ 당정 “경로당 냉방비 10만원 지원”
국민의힘과 정부가 전국 경로당 6만8000여곳에 냉방비 지원 등 차원에서 일률적으로 10만원씩 지급할 계획이라고 3일 밝혔다.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의 노인 폄하 발언 논란을 활용, 현금 지원을 통해 노인 표심에 구애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오세훈 서울시장 등과 이날 서울 종로구 숭인동의 한 경로당을 찾은 자리에서 “올여름 유난히 덥지 않나. 전국 경로당 6만8000여곳에 전기료, 냉방비를 마음대로 쓰고 필요한 폭염 대책에 쓰시라고 10만원씩 지원을 특별히 하기로 정부와 결정했다”고 밝혔다.
현장에 있던 한 노인이 “너무하다. 10만원”이라고 말하자 윤 원내대표는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저희들이 잘 알지만 폭염과 관련해서 지원하려는 것”이라며 “또 말씀해주신 것들은 내년도 예산에 담을 수 있는 건 담고 어르신들이 쾌적하게 불편없이 지낼 수 있는 방법을 찾는 데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윤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아침에 기획재정부, 보건복지부 등에서 의견 청취를 했고 가용한 예산을 찾겠다”며 “올여름은 특별한 더위 아닌가. 사실 폭염도 재난으로 다 분류를 하고 있어서 예산 지원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지원 방식이라든지 시기 등은 정부에서 아마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당 지도부의 경로당 10만원 지원 발표는 김 위원장 노인 폄하 논란의 대비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에 대한 여론이 악화한 사이 노인 복지를 챙기는 행보로 노인층의 지지를 얻으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일각에서는 국민의힘이 민주당이 궁지에 몰린 국면을 활용해 전형적인 포퓰리즘에 나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6월28일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주재하며 “표를 의식하는 매표 복지 예산은 철저히 배격해야 된다”고 말했다.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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