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검은 옷 입은 남자가 칼을"…서현역 인근은 아수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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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을 구매하고 있는데 갑자기 사람들이 우르르 뛰어왔어요. 그 뒤로 검은 옷을 입은 남자가 칼을 휘두르고 있더라구요."
3일 오후 칼부림 사건이 벌어진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AK플라자에서 만난 목격자 문모(40대)씨가 전한 말이다.
서현역과 바로 연결된 길가에서 10년간 장사했다는 김모(54)씨는 "무서워서 다닐 수 있겠냐"며 "갑자기 밖에 사이렌 소리가 나서 나왔더니 칼로 사람을 찌르고 다닌다고 해 얼른 문을 걸어 잠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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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기난동 사건에 인근 상인 불안한 기색 역력
피해자 이송된 병원 적막…가족들 "괜찮을 것"
[수원·성남=뉴시스] 양효원 이병희 기자 = "물건을 구매하고 있는데 갑자기 사람들이 우르르 뛰어왔어요. 그 뒤로 검은 옷을 입은 남자가 칼을 휘두르고 있더라구요."
3일 오후 칼부림 사건이 벌어진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역 AK플라자에서 만난 목격자 문모(40대)씨가 전한 말이다.
이날 오후 5시59분 서현역 AK플라자에서 '남자가 사람을 칼로 찌르고 다닌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흉기 난동을 벌인 A(23)씨는 경차를 몰고 서현역 앞 인도로 돌진, 보행자 다수를 충격하고 차에서 내려 백화점 안으로 들어가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출동한 경찰에 오후 6시5분 체포됐다. A씨가 보행자를 충격한 시간이 오후 5시55분께인 것을 고려하면 약 10분간 14명(교통사고 5명·흉기 피해 9명)이 다친 셈이다.
문씨는 "사람들이 소리치며 뛰어오다가 넘어지는 등 아수라장이었다"며 "검은 옷을 입은 남자가 넘어진 사람을 흉기로 마구 찔렀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부 사람들이 신고하기 시작하자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2층으로 올라갔고 거기서 2차로 흉기 난동을 벌였다"며 "바닥에 피가 흥건한 등 처참했다"고 범행 당시를 기억했다.
신림역 흉기 난동이 벌어지고 얼마지나지 않아 반복된 흉기 사건에 인근 상인들도 불안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서현역과 바로 연결된 길가에서 10년간 장사했다는 김모(54)씨는 "무서워서 다닐 수 있겠냐"며 "갑자기 밖에 사이렌 소리가 나서 나왔더니 칼로 사람을 찌르고 다닌다고 해 얼른 문을 걸어 잠갔다"고 말했다.
피해자 14명은 분당제생병원, 분당서울대병원, 분당차병원, 국군수도병원, 아주대병원, 성남의료원, 정병원, 삼성서울병원 등으로 분산 이송됐다.
칼부림으로 다친 피해자 3명이 이송된 분당제생병원 응급의료센터 앞은 적막감이 맴돌았다. 피해자의 지인 몇 명이 응급의료센터 앞에서 서성이고 있었다. 피해자 3명은 복부, 등, 옆구리 등에 자상으로 중상인 상태로 알려졌다.
한 남성은 "전화를 받고 급하게 와서 어떤 상황인지 모른다. 경황이 없어서 무슨 말을 하기 어렵다"라며 자리를 피했다.
사촌동생이 다쳤다는 소식에 부모님과 함께 급하게 병원을 찾은 30대 남성은 병원 대합실에 나오는 속보를 뚫어지게 보고 있었다.
그는 "AK플라자 매장에서 근무하는 사촌동생이 다쳤다는 얘기를 듣고 너무 걱정돼서 왔다.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기다리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때 20대 피해자 B씨를 만나고 온 가족들이 대합실에 들어섰다. 생명이 위독한 상태는 아니라는 이야기를 전해 들은 나머지 가족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B씨의 부모는 "딸이 일하는 매장 점장에게서 소식을 듣고 놀라서 쫓아왔다. 뉴스도 보지 못한 상태에서 그런 소식을 전해 들으니까 머리가 하얬다. 피범벅한 딸을 보고 얼마나 놀랐는지 모른다"라고 말했다.
그는 "다행히 대화는 가능한 상황이다. '나 죽는 줄 알았다'라고 말하더라. 출혈이 심했다는데 정확한 상태를 몰라서 걱정이다. 이제 수술 들어갔다"라고 설명했다.
또 "신림동 사건을 보고 남의 일이라고만 생각했는데 내 가족에게 이런 일이 생기니까 황당하기도 하고 너무 무섭다. 무서워서 앞으로 길도 못 다닐 것 같다"라고 호소했다.
한편, 조사를 위해 경찰서로 연행된 A씨는 피해망상 등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에 대해 조현병 등 정신병력과 마약 투약 여부를 확인할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hyo@newsis.com, iamb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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