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무 2패 탈락' 한국 유종의 미, '1-1 무' 랭킹 2위 독일 탈락 안겼다... 조소현 韓사상 첫 선제골 [여자 월드컵]

이원희 기자 2023. 8. 3.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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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이원희 기자]
3일 2023 호주·뉴질랜드 월드컵 H조 조별리그 3차전 한국과 독일의 경기. 대한민국의 미드필더 조소현(가운데)이 골을 넣고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AFPBBNews=뉴스1
3일 2023 호주·뉴질랜드 월드컵 H조 조별리그 3차전 한국과 독일의 경기. 대한민국 미드필더 조소현(오른쪽)의 골 장면. /AFPBBNews=뉴스1
3일 2023 호주·뉴질랜드 월드컵 H조 조별리그 3차전 한국과 독일의 경기. 대한민국 선수들이 조소현의 골에 함께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AFPBBNews=뉴스1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축구 대표팀이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조별리그 3경기 동안 1승도 거두지 못했지만, 마지막 경기에서 세계 2위 독일과 대등하게 싸우는 저력을 발휘했다.

한국 여자축구 대표팀은 3일(한국시간) 호주 퀸즐랜즈주 브리즈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월드컵 조별리그 H조 최종 3차전 독일과 경기에서 1-1로 비겼다. 이로써 콜롬비아, 모로코에 연거푸 패했던 한국은 마지막 경기에선 무승부를 기록해 1무 2패로 대회를 마쳤다. 조 4위에 그쳐 16강 진출에는 실패했다.

벼랑 끝에 몰렸던 한국에 남은 선택지는 단 하나였다. 독일을 상대로 무조건 5골차 이상 승리해야 했다. 하지만 이미 여자월드컵에서 두 번의 우승을 차지한 독일은 변함없이 강력한 우승후보였고, FIFA 랭킹에서도 한국(17위)이 독일(2위)에 뒤져 어려운 경기가 예상됐다. 그럼에도 태극낭자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독일을 맞아 좋은 경기력을 선보였다. 무승부까지 올려 이번 대회 첫 승점을 따냈다.

게다가 독일은 한국에 발목이 잡혀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수모를 겪었다. 독일은 1승1무1패(승점 4), 조 3위에 머물러 탈락했다. 독일 여자 축구 역사상 첫 조별리그 탈락이었다.

대신 2승1패(승점 6)를 기록한 콜롬비아와 모로코가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골득실에 따라 콜롬비아(+2)가 H조 1위, 모로코(-4)가 2위를 차지했다. 콜롬비아와 모로코 맞대결에선 모로코가 1-0 승리를 가져갔다. '아프리카 복병' 모로코는 월드컵 첫 출전에 16강 진출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여러 성과가 있었다. 한국은 직전 2019년 파리 월드컵에서 3전 전패를 당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선 연패를 끊어내고 조별리그 6경기 만에 승점을 올렸다. 이날 득점에 성공한 조소현은 한국 여자월드컵 역사상 처음으로 선제골이라는 기록을 남겼다.

이날 벨 감독은 파격적인 포메이션을 택했다. '16세 막내' 케이시 페어와 21세 공격수 천가람이 투톱으로 나섰다. 경험 많은 '언니들' 최유리, 지소연, 조소현이 뒤를 받쳤다. 양 측 윙백으로는 장슬기와 추효주가 출전했다. 스리백은 심서연, 이영주, 김혜리가 맡았다. '39세 맏언니' 김정미가 골문을 지켰다.

3일 2023 호주·뉴질랜드 월드컵 H조 조별리그 3차전 한국과 독일의 경기. 양 팀 선수들이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AFPBBNews=뉴스1
3일 2023 호주·뉴질랜드 월드컵 H조 조별리그 3차전 한국과 독일의 경기. 경기 전 기념사진을 찍는대한민국 선수단. /AFPBBNews=뉴스1
3일 2023 호주·뉴질랜드 월드컵 H조 조별리그 3차전 한국과 독일의 경기. 대한민국 최유리(왼쪽)와 케이시 페어(가운데)가 독일의 공격을 막아내고 있다. /AFPBBNews=뉴스1
독일이 우세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한국의 경기력이 매서웠다. 전반 3분부터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다. 페널티 아크에서 공을 잡은 에이스 지소연이 감각적인 스루패스를 찔러주었다. 상대 골대 앞에 서 있던 케이시 페어가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슈팅은 상대 골키퍼에게 걸린 뒤 골대까지 때렸다. 케이시 페어는 아쉬움에 두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하지만 3분 뒤 한국의 선제골이 터졌다. 전반 6분 조소현이 골망을 흔든 것. 이에 앞서 이영주의 패스가 환상적이었다. 상대 수비 시선이 한쪽으로 쏠린 사이 5명을 뚫어내는 스루패스를 건넸다. 곧바로 단독 찬스를 잡은 조소현은 상대 골키퍼 반대쪽으로 슈팅을 날려 선제골을 기록했다.

독일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우승후보답게 위협적인 공격을 선보였다. 전반 11분 클라라 부흘이 오른발 슈팅, 전반 15분에는 헤더 슈팅까지 시도했다. 하지만 정확도가 부족했다. 한국은 가슴을 쓸어내렸다. 지소연도 전반 37분 기습적인 중거리 슈팅을 날렸다. 하지만 독일은 뛰어난 신체조건을 활용해 높이를 공략했다. 상대를 효과적으로 막아냈던 한국의 수비도 이를 극복하기 어려웠다. 결국 전반 42분 독일 공격수 알렉산드라 포프가 강력한 헤더 슈팅을 날려 동점골을 기록했다.

3일 2023 호주·뉴질랜드 월드컵 H조 조별리그 3차전 한국과 독일의 경기. 대한민국의 최유리(오른쪽)가 드리블을 시도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3일 2023 호주·뉴질랜드 월드컵 H조 조별리그 3차전 한국과 독일의 경기. 대한민국의 최유리(오른쪽)가 경기에 집중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3일 2023 호주·뉴질랜드 월드컵 H조 조별리그 3차전 한국과 독일의 경기. 대한민국의 케이시 페어(가운데 등번호 19번)이 헤더를 시도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양 팀은 후반을 1-1로 시작했다. 독일이 전반 막판 분위기를 이어가 후반 초반 주도권까지 잡았다. 계속해서 측면에서 높은 크로스를 올려 한국을 괴롭혔다. 하지만 한국은 투지를 앞세워 상대 공격을 막아냈다. 후반 3분 김혜리가 몸을 날려 공을 걷어냈고, 후반 8분 상대 프리킥 상황에선 지소연이 적극적인 수비 가담을 통해 소유권을 가져왔다.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 후반 12분 독일 에이스 포프가 헤더로 한국의 골망을 흔들었다. 하지만 비디오판독(VAR) 이후 포프의 득점은 취소됐다. 공격 과정에서 한국의 수비 라인보다 앞에 있어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후반 15분 포프의 헤더 슈팅도 크로스바를 강타했다. 한국도 높이를 활용했다. 제공권이 좋은 공격수 박은선을 투입해 승리 의지를 불태웠다. 후반 26분 코너킥 상황에서 지소연이 날카로운 크로스를 올렸다. 하지만 골대 반대편에 있던 조소현을 살짝 지나쳤다.

한국은 투지 넘치는 플레이를 펼쳤다. 주장 김혜리, 골키퍼 김정미도 상대 공격을 막아내다가 고통을 호소했다. 조소현은 포기하지 않은 공격 끝에 후반 막판 페널티 아크 좋은 위치에서 프리킥을 얻어냈다. 조소현은 부상을 얻어 들것에 실려나갔다. 하지만 박은선의 프리킥 슈팅이 이영주를 맞고 라인 밖으로 나갔다.

결국 경기는 1-1로 끝났다. 한국은 승리를 놓쳤지만, 최강 독일을 상대로 무승부를 거두는 성과를 올렸다. 우승후보 독일은 한국에 발목이 잡혀 충격적인 탈락을 당했다.

3일 2023 호주·뉴질랜드 월드컵 H조 조별리그 3차전 한국과 독일의 경기. 대한민국의 캡틴 김혜리(왼쪽)가 수비에 집중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3일 2023 호주·뉴질랜드 월드컵 H조 조별리그 3차전 한국과 독일의 경기. 대한민국의 에이스 지소연(가운데)이 상대 압박에도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3일 2023 호주·뉴질랜드 월드컵 H조 조별리그 3차전 한국과 독일의 경기. 대한민국의 조소현(왼쪽)이 경기에 집중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이원희 기자 mellorbiscan@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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