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 말라리아 경보, 뇌염모기도 증가
질병관리청은 3일 전국에 말라리아 경보를 발령했다. 지난달 9~15일 경기 파주시에서 채집한 말라리아 매개 모기에서 올해 처음으로 말라리아 원충 유전자를 확인했기 때문이다. 이는 작년보다 9주 빠른 것이다. 국내 말라리아 환자는 지난달 29일 기준 417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190명)과 비교해 2.2배 증가했다.
말라리아 원충에 감염된 모기에게 물리면 발열과 권태감이 나타나며 두통이나 구토 등을 동반할 수 있다. 말라리아 매개 모기는 검은색으로 날개에 흑·백색의 반점 무늬가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일몰 직후부터 일출 전까지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과 경기 북부, 강원도 내 시·군·구 30곳에선 매년 말라리아 환자가 발생하고 있다.
올해 뇌염모기도 이달부터 기승을 부릴 전망이다. 질병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모기 수는 줄었지만 뇌염모기는 늘었다. 질병청이 작년 4월 4일부터 10월 30일까지 전국 11곳에서 모기를 채집한 결과, 전체 모기 개체는 35% 감소했다. 그러나 일본뇌염을 일으키는 ‘작은빨간집모기’는 2만340마리로 재작년보다 16% 증가했다. 올해는 아직 집계가 나오지 않았지만 뇌염모기는 증가세일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일반 모기는 6~7월에 활발하다. 지난해 전체 모기 수가 감소한 것은 장마 때 집중호우로 알과 유충이 휩쓸려 갔기 때문이다. 올해 장마철에도 많은 비가 내려 일반 모기 수는 감소했을 가능성이 있다. 반면 8월이 제철인 뇌염모기는 장맛비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다. 물이 고인 곳이 많아 뇌염모기가 번식하기도 좋은 환경이다.
뇌염모기는 가을까지 활동한다. 질병청은 올해 3월 23일 부산과 제주에서 처음 작은빨간집모기를 발견하고 전국에 일본뇌염 주의보를 발령했다. 작년(4월 11일)보다 19일 빠르고, 2000년(5월 31일)과 비교하면 두 달 앞당겨졌다. 제주도와 부산의 2~3월 평균기온이 전년보다 1.9도 올라간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김동건 삼육대 교수는 “모기는 온도가 올라가면 유충의 성장 속도가 빨라진다”면서 “우리나라 장마철이 동남아 우기(雨期)처럼 오래 비를 뿌린다면 뇌염모기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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