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카메라] 조명도 없이 위험천만 밤낚시…'고등어 성지' 방파제 가보니
주말이면 낚시객 수백명이 찾는 '방파제'가 있습니다. 원래 파도를 막기 위한 건데, 여기서 고등어가 잘 잡힌다는 소문이 난 겁니다. 하지만 저희가 직접 가봤더니, 들어가면 안 되는 곳까지 무리하게 들어가고, 밤엔 조명도 없어 위험천만했습니다.
밀착카메라 권민재 기자입니다.
[기자]
포항 영일만항 앞바다입니다.
이곳에서 2km 정도 떨어진 곳에 국내에서 가장 긴 방파제가 있다고 하는데요.
최근엔 낚시명소로 유명해졌다고 합니다.
배를 타고 직접 가보겠습니다.
4km에 이르는 방파제 중에 낚시객들에게 1.5km 정도 개방됐습니다.
나머지 구역에선 파도가 넘칠 우려가 있어서 공사 중입니다.
들어가면 안되는 곳입니다.
[{여기 안에 통제구역 아니에요?} 모르겠어요. 오늘 처음 와서. 열려 있던데.]
별다른 통제도 없습니다.
[몰래 잠깐씩 갔다 오고. 해경이 있으니까. 단속을 하는데 눈은 감아줘요.]
공사장 철근 사이로 낚시를 하는 사람들이 보입니다.
공사장에서 쓰던 사다리를 가져다가 낭떠러지 앞 높은 턱에 올라갑니다.
[{선생님, 근데 여기 올라와도 돼요? 위험해 보여서…} 위험하지. 올라가면 경비정 와서 벌금 받아요. 해경이 한 번씩 오죠.]
구명조끼도 꼭 입어야 하지만 그러지 않습니다.
해가 지면 더 위험합니다.
지금 시각 8시 40분입니다.
지금이 딱 고등어가 많이 잡히는 시간이라 낚시객들은 한창 바쁜데요.
그런데 이 방파제 위는 불빛이 하나도 없어서 어디서부터가 바다인지 잘 보이지도 않고, 또 이 옆엔 공사장이 바로 있어서 언제든 부딪히거나 또 떨어지는 사고가 날 수 있습니다.
빛이라곤 낚시객들이 가져온 랜턴밖에 없습니다.
방파제 자체가 위험해 안전요원 등을 두기로 했지만 보이지 않습니다.
[{안전요원이 없던데?} 지금 몸이 안 좋아서 병원에 가 있어요.]
다음날 아침 방파제를 다시 찾았습니다.
낚시객들이 다녀간 자리엔 쓰레기가 남았습니다.
어제 저녁에 나온 쓰레기만 두 포대가 넘고요, 또 쓰던 미끼를 그대로 버려 둬서 비린내가 진동합니다.
이쪽에 쓰레기들이 쌓여 있는데 막걸리병도 그대로 버려져 있고 샌드위치 포장 용기까지 있습니다.
난간을 따라 캔커피부터 썩은 생선까지, 쓰레기가 끝이 없습니다.
지역 어민들도 치우지만 힘에 부칩니다.
관계 기관들은 무관심합니다.
방파제를 관리하는 포항지방해양수산청은 조명 부족 문제를 지적하자 "해가 진 뒤에도 낚시객들이 있는 줄 몰랐다"고 답했습니다.
고등어가 잘 잡힌다는 입소문을 타면서 방파제는 어느새 낚시로 유명해졌습니다.
하지만 곳곳에 쓰레기가 쌓여 있고 또 밤에는 불빛이 없어서 위험합니다.
이제 명소에 걸맞는 관리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밀착카메라 권민재입니다.
(작가 : 유승민 / 인턴기자 : 신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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