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 없는 작업장에…고장난 선풍기도 안 고친 쿠팡
공평하지 않은 더위로 대책이 필요한 곳은 또 있습니다. 해가 떨어진 지금 이 시각에도 쿠팡 물류센터 노동자들의 체감 온도는 35도를 웃돕니다. 에어컨은커녕, 선풍기가 고장 나도 제때 수리해 주지 않아서라고 노동자들은 호소합니다.
이 소식은 강나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1일, 야간작업이 한창인 쿠팡의 한 물류센터입니다.
이곳엔 에어컨이 없습니다.
대신 천장에 설치한 대형 선풍기 실링팬이 있는데, 3대 가운데 한 대가 고장난 채 멈춰 있습니다.
당시 작업장 온도는 33도, 정부가 폭염 위기 경보를 '심각' 수준으로 올린 날입니다.
다음 날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A씨/쿠팡 물류센터 노동자 : 올해 한 번도 가동을 못 했거든요. 몸에 열이 점점 달아오르는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요. 진짜 열사병에 걸렸나 싶게 머리가 아프고.]
스탠드 선풍기 일부가 설치됐지만 마음껏 사용하지 못한다고 했습니다.
[A씨/쿠팡 물류센터 노동자 : 레일 위에서 (가벼운) 제품이 날아가는 경우가 있어서 그런 경우는 (선풍기) 사용을 못 하고.]
이에 쿠팡 측은 "지난해 7월 고장났고, 부품 수급이 어려워 가동을 못하고 있다"며 9월까지 교체할 예정"이라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이곳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B씨/쿠팡 물류센터 노동자 : (일부 선풍기가) 작년에 고장 났는데 고치지도 않고 있어요. 먼지투성이로 그냥 있어요. (너무 더워서) 숨도 쉴 수가 없어요.]
쿠팡 측은 올해 6월까지 전국 물류센터들에 맞춤식으로 냉방장치를 설치하겠다고 국회에 보고했습니다.
현장의 목소리는 달랐습니다.
노조 측은 물류센터와 캠프 170여 곳 가운데 냉방장치가 제대로 갖춰진 작업장은 극히 일부라고 주장했습니다.
[정성용/공공운수노조 전국물류센터지부 쿠팡지회장 : 8~9시간 노동할 때는 저희는 에어컨 없는 곳에서 일하고 있고요. 그렇기 때문에 체감온도가 35도, 36도를 찍고 있는 겁니다. 에어컨이 설치돼 있다면 그런 체감온도가 어떻게 나올 수 있겠습니까.]
이에 쿠팡 측은 "전국 물류센터 상황에 맞춰 냉방장치 수천 대를 가동 중"이라면서도 정확한 수는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영상디자인 : 최석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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