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승락 넘어 ‘롯데 최다 세이브’ 올린 김원중 “감개무량”
2일 NC전 9회 막고 ‘95번째 SV’
“대단한 선배와 비교되는 것 영광
꾸준히 뛰어 더 많은 기록 세울 것”
지난 2일 프로야구 사직 NC전에서 롯데 연패 탈출의 방점을 찍은 건 마무리 투수 김원중(30·롯데·사진)이었다. 김원중은 6-3으로 앞선 9회 마운드에 올라 4타자를 상대로 안타 하나만 허용하며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 경기를 끝냈다.
롯데는 최근 4연패에서 탈출했고 김원중은 개인 통산 95번째 세이브를 올렸다. 이는 롯데 구단 소속 선수로 가장 많은 세이브 수치다. 종전에는 2016~2019년 자유계약선수(FA)로 롯데에 이적해 마무리로 뛰었던 손승락이 올린 94세이브가 최다 기록이었다.
김원중은 데뷔 때부터 줄곧 롯데에서 뛴 순수 ‘롯데맨’이라는 점에서 더 의미가 크다. 김원중은 광주동성고를 졸업한 뒤 2012년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5순위로 롯데 지명을 받았고 지금까지 롯데 유니폼을 입고 있다.
본격적으로 뛴 2017년에는 선발 투수로 롯데 마운드를 지켰으나 2019년 시즌 막판부터 마무리 투수로서 준비를 했고 2020년에는 25세이브를 올리며 성공적으로 보직을 전환했다. 2021년에는 35세이브로 이 부문 리그 2위를 차지하기도 했고 2022년에는 17세이브, 그리고 올시즌에는 18세이브를 달성하며 4시즌 연속 두 자릿수 세이브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김원중은 경기를 마칠 때까지만 해도 롯데 최다 세이브 기록인 줄 몰랐다. 그는 “감개무량하다”며 “기록인 걸 알았을 때는 머릿속이 하얘졌다. 또 내가 이렇게 많은 세이브를 올렸구나 하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고 말했다.
김원중은 손승락이 2019시즌을 마치고 은퇴하면서 새롭게 롯데 마무리 투수가 됐다. 김원중은 “대단하신 선배님하고 비교되는 것 자체가 영광”이라며 “앞으로도 꾸준하게 승리를 지킬 수 있는 선수가 되어야겠다고 더욱 다짐하게 된다”고 했다.
김원중에게 손승락은 다가갈 수 없는 멀고 먼 높은 산 같은 존재였다. 김원중이 선발로 나섰을 때 손승락이 뒷문을 틀어막곤 했다. 당시를 떠올린 김원중은 “(선배가 마무리로서) 마운드에서 얼마나 힘들었을까 하는 생각도 가끔 든다. 한편으로는 멋있다고도 느꼈기에 나도 그렇게 잘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돌아봤다.
결과적으로 김원중은 자신이 바라본 선배의 업적을 넘어섰다. 김원중은 “앞으로 더 많은 기록을 내고 싶다”며 “100세이브, 150세이브, 이런 기록도 롯데에서 세우고 싶다고 생각한다”고 마음을 다졌다.
롯데는 연패를 끊고 다시 5강 싸움에 뛰어들 수 있게 됐다. 5위 NC와는 2.5경기 차이로 얼마든지 따라잡을 수 있는 격차다. 팀 승리를 지켜야 하는 김원중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는 시점이다.
그는 “중요하지 않은 시즌은 없다”면서 “‘중요하다’는 생각이 머리에 들어오다 보면 더 복잡해질 수 있다. 하루하루 컨디션을 최고로 올려 경기에서 잘하면 좋은 결과가 따라온다는 생각만 할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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