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에만 6000억원 이상 ‘펑펑’…‘이적시장 빅5’가 된 사우디 리그
작년 말 ‘호날두 깜짝 이적’ 필두로
벤제마·캉테 등 월클 선수 영입에
음바페와 ‘초대형 계약’ 가능성도
외신 “놀라운 지출 계속될 것” 예상
EPL과 머니파워 쌍벽 이룰지 주목
천문학적인 ‘오일 머니’를 앞세운 사우디아라비아 프로축구가 유럽축구 빅리그 판도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유럽축구 이적시장을 다루는 독일 매체 ‘트랜스퍼마크트’는 3일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여름 이적시장 리그별 지출 규모 순위를 업데이트하며 사우디 프로축구가 이미 ‘세계 톱5’라는 코멘트를 달았다. 데이터에 따르면 사우디 프로축구는 여름 이적시장에서 4억2400만유로(약 6020억원)를 지출하면서 스페인 프리메라라리가(2억5400만유로)를 제치고 5위에 올랐다.
사우디 프로축구는 지난해 말 카타르 월드컵 이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알나스르)를 영입한 것을 시작으로 스타플레이어 수집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이번 여름 이적시장 들어서만 지난해 발롱도르 수상자인 카림 벤제마, 은골로 캉테(알이티하드), 칼리두 쿨리발리, 후벵 네베스(알힐랄), 호베르투 피르미누(알아흘리) 등 유명 선수들이 사우디행을 결정했다.
초대형 액수의 이적 루머도 대부분 사우디발이었다. 알힐랄은 월드컵 우승까지 이룬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를 영입하기 위해 1년 4억유로라는 천문학적인 액수를 제시하고도 실패했다. 뒤이어 파리 생제르맹(PSG)과 결별이 유력해진 세계에서 가장 몸값이 비싼 축구스타 킬리안 음바페에게 러브콜을 보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사우디 프로축구의 거침없는 행보를 보면 ‘세계 빅2 리그’ 도약도 불가능하지 않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14억8000만유로)는 압도적인 차이로 1위에 올라 있지만, 2~4위에 랭크된 이탈리아 세리에A(5억4900만유로), 프랑스 리그1(4억9000만유로), 독일 분데스리가(4억5100만유로)는 사우디 프로축구와 거리가 크게 멀지 않다.
맨체스터 시티의 페프 과르디올라 감독은 사우디 프로리그의 재정력이 “이적시장을 바꿨다”며 “엘리트 클럽들은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야 한다”고 경계했다. 리버풀의 위르겐 클롭 감독도 사우디 프로축구의 이적시장이 늦게 닫히는 것에 대한 우려를 숨기지 않았다.
영국 BBC는 사우디 프로축구 리그 이사회에 몸담은 영국 감독 출신의 피터 후튼의 말을 인용해 “사우디 프로축구의 놀라운 지출은 계속될 것”이라며 “40년간 축구계에 몸담으면서 이렇게 크고 야심찬 프로젝트를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후튼은 또 “현재 사우디 프로축구는 국제적으로 방송사의 관심을 얻고 있으며 스폰서십이 늘어난다. 다가오는 시즌에 영국에서도 중계를 볼 수 있을 것”이라며 “9~10년 뒤에는 큰 수입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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