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더위 피해 바깥으로" 찜통 더위 노출된 대전 쪽방촌 주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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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은 더 더우니 밖으로 나가요. 해 뜨면 나갔다가 해 지면 들어가요."
시 관계자는 "쪽방상담소에서 8월까지 선풍기를 모두 보급하고, 650여 개의 먹거리 박스와 폭염 구호 키트를 일괄적으로 나눠드릴 방침이다"며 "한 달에 한 번 쪽방상담소 건물 1층 편의시설에서 하던 '영화 상영회' 프로그램을 혹서기 동안 저녁 열대야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매주 목요일에 하는 것으로 늘리는 등 쪽방촌 주민 안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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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들 한 달 전기세 5-6만원 부담…선풍기와 얼음물에 의지
"방은 더 더우니 밖으로 나가요. 해 뜨면 나갔다가 해 지면 들어가요."
한낮 최고 기온이 35도까지 올라가 폭염경보가 내려진 3일 오전 찾은 대전 쪽방촌 거리. 이곳에서 만난 조 모(80대) 씨는 연신 흐르는 땀을 손수건으로 닦으며 중앙로지하상가로 향하는 길에 이렇게 말했다.
조 씨는 "오전 11시부터 5-6시까지는 여기 있는 거 같다. 더 늦으면 저녁 8시까지도 있는다"며 "전기세 걱정 없이 에어컨 바람도 쐬고 TV도 볼 수 있어 좋다. 특히 적적할 때는 지나가는 사람들도 볼 수 있어 사는 재미도 있다"고 설명했다.
쪽방촌 주민들은 냉방시설 자체가 없거나 있어도 전기세가 부담돼 거의 사용하지 않는 등 폭염에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이 동네에서 7년을 살았다는 박 모(78) 씨는 건물 한쪽에 마련된 수돗가 문을 활짝 연 채 세수를 하고 있었다.
박 씨는 "오늘 샤워만 벌써 2번 했다. 샤워한지 얼마 안 됐는데도 너무 더워서 또 세수했다"며 "심할 때는 열댓 번도 더 하는 거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에어컨도 있고, 선풍기도 있지만 잘 사용하지 않는다. 올해는 아직 한 번도 켜지 않았다"며 "전기세가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도 아닌데 막 쓸 수가 있나"고 토로했다.
인근에 거주하는 김모(78) 씨의 상황은 더 열악했다. 그를 따라 들어간 작은 건물에는 1평 남짓한 방 3개가 줄지어 있고, 작은 창문 하나가 없어 무덥고 답답한 공기만 맴돌았다. 그가 의지할 곳은 그저 선풍기와 얼음물뿐이었다.
김 씨는 "여기는 창문이 없어 열기가 한 번 차면 잘 빠지지 않는다"며 "최근 선풍기를 지원받아서 그럭저럭 지내고는 있지만 사실 힘들다"고 걱정했다.
대전시 쪽방상담소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쪽방촌 주민은 모두 393명으로 약 300가구가 동구에 자리 잡고 있다.
시는 취약계층을 상대로 선풍기 200대 가량을 보급하는 등 쪽방촌 주민에 대한 지원을 이어갈 예정이다. 매년 6-8월에는 시 수돗물 잇츠수 8000병도 제공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쪽방상담소에서 8월까지 선풍기를 모두 보급하고, 650여 개의 먹거리 박스와 폭염 구호 키트를 일괄적으로 나눠드릴 방침이다"며 "한 달에 한 번 쪽방상담소 건물 1층 편의시설에서 하던 '영화 상영회' 프로그램을 혹서기 동안 저녁 열대야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매주 목요일에 하는 것으로 늘리는 등 쪽방촌 주민 안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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