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일응접실] "이재명 대표 리더십 부재…공천, 민심이 주는 것"

우세영 기자,김소연 기자 2023. 8. 3.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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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이상민(대전 유성을) 국회의원은 3일 대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김은경 혁신위원장의 '노인 폄하' 발언에 대해

평소 자신의 주장을 가감 없이 표현하기로 유명한 대전 이상민(유성을) 국회의원.

이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5선 국회의원으로서 여당은 물론 자당인 민주당을 직격하는 데 거침이 없다. 최근 그는 더불어민주당의 혁신은 절체절명의 사안이라며, 발언 수위를 높이고 있다.

"민주당, 개딸로부터 벗어나지 못하면 수렁 속으로 계속 빠져들 것" "아무리 콩가루 집안이지만 이건 모욕" "공천은 이재명 아닌 민심이 주는 것"….

이 의원과 3일 오후 대전일보 5층 접견실에서 만나 서슬 퍼런 그의 이야기를 들었다.

다음은 이 의원과의 일문일답.

△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의 노인 폄하 발언 논란에 대한 사회적 파장이 크다.

- 김은경 혁신위원장은 처음부터 그런 말을 해서는 안 됐다. 차별적인 언동이기 때문이다. 오늘날 세상의 기본 가치는 다른 사람을 차별해선 안 되고, 배제시켜서도 안 된다. 더욱이 김 위원장은 법대 교수이지 않나. 아무리 자제의 말을 빌려서 했다고 해도, 본인이 판단했을 때 아니다 싶으면 실수라고 했었어야 했는데 그러지 않았다. 논란 뒤 이어진 뒤늦은 사과도 아쉬움이 있다. '교수라서 철이 없어 그랬다', '정치적 언어를 배우지 못했다'는 식의 핑계도 대지 않았나. 교수 전체를 '철이 없는 부류'로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정치적 언어를 알아야 상식적인 이야길 할 수 있는 것으로 치부해버렸다. 본인의 과오인 점을 인정하지 않은 것이다.

△ 김 위원장의 발언으로 혁신위원회 자체가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혁신위의 역할과 존재에 의문을 제기하는 여론이 상당하다.

- 이 문제가 비단 김 위원장만의 것이 아닌, 더불어민주당 자체의 또 다른 민낯일 수도 있다고 본다. 오래 전부터 민주당에 대해 내로남불, 위선적인 정당 등 여러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앞과 뒤, 겉과 속이 다르다는 것이다. 이런 결함을 고치고 바로잡겠다고 나선 혁신위원장이 같은 모습을 재연하고, 되려 확대 재생산하고 있는 셈이다. 이 정도면 혁신위를 해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혁신위는 권력의 핵심에 칼을 겨누고 그것을 도려내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오히려 민주당의 고질적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이재명 대표를 엄호하는 지경이다. 이낙연 전 대표에겐 당내 계파를 살린다고 비판하는 동시에 정작 계파를 가진 이재명 대표에겐 아무 소리도 하지 않고 있다. 혁신위가 이재명 대표 체제를 위해 만들어진 기구인가. 혁신위와 혁신위원장의 권위와 리더십은 추락했다. 무엇을 혁신하겠는가. 다 관두고 해체하는 게 정답이다.

△ 최근 송영길 전 대표 돈봉투 사건, 김남국 의원 코인 사태 등 민주당 지지도 하락에 '사법리스크'가 영향을 미치고 있다.

- 일련의 사건들을 하나하나 짚어보면 규모 자체가 크다는 걸 알 수 있다. 민주당에 대한 모든 기대를 접을 정도로 각 사건들이 엄청나다. 그런데 우리 당은 이에 대해 제대로 대응·조치를 못하고 있다. 돈봉투 사건이 막 터졌을 때 우리 당에선 '야당에 대한 검찰의 탄압'이라고 했었다. 그랬던 사람들이 지금은 '강제수사권이 없어서 수사를 못한다, 검찰 수사를 지켜보겠다'고 하고 있다. 김남국 의원 코인 사건도 마찬가지다. 또 진상조사 한다 어쩐다 하다가 탈당하고 유야무야됐다. 꼬리를 감추기 위한 하나의 방편으로 꼼수탈당을 선택했다는 비판과 의심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이다. (탈당과 같은) 땜질 방식으로는 근본적인 문제와 여러 의심들이 해결될 수 없다.

△ 민주당의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해결책은 없는가.

- 민주당은 현재 내로남불, 위선, 방탄정당, 사당화 등 문제가 산적돼 있다. 이런 부분들을 빨리 불식시키려면 절대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상대를 향한 비판은 나에 대한 비판이라고 생각하고 자기 객관화를 우선시해야 한다. 자기 주관에 빠지지 않고 나도 어떤 결함이 있는지 보며 자기비판을 해야 한다. 이견을 허용하는 등 당내 민주주의도 활성화 돼야 한다. 현재 민주당은 일색이다. 이견을 허용치 않고 한 색깔이다. 성역화도 문제다. 맹종만 있을 뿐이다. 이는 국민의힘(국힘)도 마찬가지다. 국힘도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맹종, 추종으로 일색이지 않나. 이준석 전 대표를 내쫓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위선적인 부분도 고쳐야 한다. 빠르게 잘못을 인정하고 다신 이런 일이 없도록 반성하는 태도가 선결돼야 한다. 잘못이 없다며 버티고 우기며, 상대에게 뒤집어씌우는 게 패턴으로 자리 잡았는데 이런 건 고쳐야 한다. 균형을 잡아야 한다. 대통령을 비판하는 것뿐만 아니라 당 대표도 비판해야 한다. 공천이나 이해관계 문제를 떠나 이 부분은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

△ 지난주 이재명 대표와 이낙연 전 대표의 회동이 있었다. 이른바 '명락대전'으로 불리며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았는데, 사실상 두 계파의 힘겨루기가 시작됐다는 의견이 적지 않게 나오고 있다.

- 어쨌든 당내에 이재명계와 이낙연계 간 감정이 남아있기 때문에 화합적 결합이 필요하다. 이건 당연한 얘기다. 그러나 실제 화학 결합을 하려면 그 조건이 맞아야 한다. 결합될 수 있는 조건 형성이 우선돼야 한다는 것이다. 근데 현재 상황을 보면 그렇지 않다. 이재명 대표는 '백지장도 맞들면 가볍다'고 얘기한다. 결국 자기 중심으로 단합하자는 의미다. 그런데 이낙연 전 대표는 도덕성 회복과 당내 민주주의의 복원을 주장한다. 단합하기 이전에 절차가 있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두 사람의 얘기가 동전의 앞·뒷면이라고 생각한다. 도덕성 회복·당내 민주주의 복원이 이뤄져 이 부분들이 역동적으로 돌아가야 당의 화합적 결합 조건이 만들어질 것이다.

△ 그동안 이재명 대표의 리더십을 꾸준히 지적해왔다. 민주당의 혁신을 위해선 이재명 대표가 사퇴해야 한다는 언급도 서슴지 않았다.

- 이 대표의 한계 때문이다. 앞서 얘기한 도덕성 회복이라는 게, 당 대표가 이미 사법리스크에 휩싸여있는데 될 리가 있나 싶은 것이다. 우리가 이재명 대표를 끌어안고 혁신을 논하면 '당신이나 잘해' 소리가 나오지 않겠는가. 그래서 당 대표가 물러나야 한다고 강조하는 것이다.

또 일그러진 팬덤이 당내 민주주의를 옥죄고 있다. 이 대표의 강성 지지자들이 모든 의견을 묵살하고 공론화를 틀어막고 있다. 이 대표를 비판하면 수박(겉은 민주당, 속은 국민의힘이라는 뜻의 은어), 내부총질자, 배신자 등으로 몰아세워 이른바 '집단 린치'를 가해버린다. 어느 당이나 마찬가지겠지만, 우리 당은 중도층과 열성 지지층 둘 다 잡으려는 기류가 있다. 그러나 이건 맞지 않는 얘기다. 양 손에 원하는 것을 모두 잡을 수는 없다. 강성 지지자들이 잘못됐다면 쳐낼 수 있는 게 진정한 리더십인데, 이 대표는 그게 없다.

△ 이재명 대표의 '10월 퇴진설'이 나오고 있다.

- 이 대표가 당 대표가 될 때부터 반대했다. 대선을 실패로 이끌고 사법리스크의 중심에 있는 장본인이 당 대표가 되면 안 된다. 처음부터 (당 대표를) 그만둬야 한다고 말했지만, 그러지 않고 있다. 이 대표는 아마 속으론 물러나고 싶지 않으면서도 총선까지 본인 얼굴로 가기에는 어렵다고 인식하고 있을 것이다. 총선 결과가 좋지 않으면 뒤집어쓰게 될 테니 말이다. 그래서 지금 나오는 10월 퇴진설이 완전히 근거 없는 얘기는 아니라고 본다. 다만 떠나기 전 공천 관련 세팅은 다 해놓고 가지 않을까 생각된다. 이 대표가 퇴진해야 당 자체가 리모델링 수준이 아닌 재건축을 할 수 있다. 부수고 새로 져야 한다. 내년 총선의 공천권 때문에 초선·중진의원 할 것 없이 전부 납작 엎드려 있는 상태다. 공천 못 받을까봐 이 대표한테 말 한 마디도 못하고 있는 것이다. 공천은 이 대표가 주는 게 아니라 민심이 주는 거다. 믿을 건 민심뿐이다.

△ 5선 중진 국회의원으로서 소임이 있다면.

- 내 할 일과 할 말을 다 하는 것이다. 바른 말이면 더욱 그렇다. 지역에서 5선을 만들어줬는데 중앙 정치에서 말 한 마디 못하고 눈치만 보면 유권자들이 잘한다고 하겠나. 뽑아준 분들이 자긍심을 갖고, 저도 자부심을 가지려면 이런 모습이 필요하다. 이재명 대표와 각을 세우니 개인적으로 사이가 안 좋은가 보다 하는데 그런 문제가 아니다. 그 차원을 뛰어넘은 것이다. 이전에 노무현·문재인 대통령 때도 할 말은 해왔다.

△ 내년 총선은 어떻게 보는지.

- 내년 총선에 대해 말이 많다. 어느 정도의 의석수를 예상하냐는 질문이 많은데, 알다시피 양당이 워낙 국민들에게 밉상인 상황이라 뭐라 말하기가 어렵다. 민심은 양당 전부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하는데 한가롭게 의석수를 따질 수 있겠는가. 물론 우리 당이 1당이 되길 바란다. 1당이 돼야 제가 6선도 하고, 평생 꿈이라고 할 수 있는 국회의장에도 도전할 수 있지 않겠나. 혼자 6선 해서 무슨 소용이 있겠나. 당이 잘 돼야 저도 잘되는 게 당연하다.

△ 이장우 대전시장에 대한 평가를 한다면.

- 추진력과 실행력을 높이 평가한다. 민선 8기 들어선 지 불과 1년 밖에 안 됐지만 실행력을 보이는 점에서 기대가 크다. 지난 1년간 시장 교체에 따른 혼란을 잠재우고 이 시장 만의 리더십을 정착·발휘시켰다는 게 대단한 것 같다. 정당은 다르지만 충청 발전을 위해 힘을 합치는 것은 다 같은 소임 아니겠는가. 그러나 자칫 독단적인 행보는 불통으로 이어질 수 있어 유념해야 한다고 본다. 반대쪽 의견을 귀담아 듣고 소통을 자주 한다면 시민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대담=우세영 디지털뉴스국 부국장

정리=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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