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증언] “원망 많이 했어요”…김군칠 할아버지의 기억
[KBS 제주] [앵커]
4·3의 역사를 기록하는 KBS 연속기획 순서입니다.
김군칠 할아버지는 4·3이 끝나갈 무렵 어린 나이에 경찰이 쏜 총에 다리를 맞고 큰 고통을 겪어야 했습니다.
유용두, 강재윤 기자가 만났습니다.
[리포트]
[김군칠/4·3 후유장애인 : "보리도 잘 안 돼서, 떡보리라고 까만 보리가 있었어요. 메밀하고. 그런 것 주로 하고 그때 당시에 고구마를 심으면 고구마 줄기만 많이 나고 고구마는 잘 안 들었어요. 밥도 제대로 못 먹고 제가 학교 다닐 때는 그때 당시에는 나는 게 없어서 고구마 먹고 다니고 그랬어요. (중산간 소개령으로)공천포 가서 또 올라오다 보면, 여기서 다시 정착하려면 시간도 걸리고 그래서 어려웠어요."]
[김군칠/4·3 후유장애인 : "(여름에)하천에 가서 목욕이나 하고 볕나면 돌 위에 앉아서 몸을 말리고, 하는 일이 그거였어요. 여름에 8월이니까, 열 시쯤 됐었는데 총소리가 팡하게 나니까 하천에서 목욕하다가 옷은 밑에 것은 입고 윗도리는 그냥 잡고 뛰어나왔어요. 겁나서. 세 명이 있었는데, 나보다 더 나이 먹은 분들하고 같이 갔었으니까, 저는 7살 때니까 잘 달리지도 못해서 늦게 나오고 그 형들은 좀 나이가 있으니까 빨리 나와버리고. 거기(하천)서 길에 나오자마자 (총을)맞은 거예요. (다리에)한 방 맞으니 쓰러져서 기절해 버리니까. 나하고 같이 간 분이 우리 집을 이야기해주고 그 (총을 쏜)순경이 나를 업고, 자기 옷 찢어서 피 멈추게 묶었데요, 그렇게 묶어서 집에 온 모양이에요. (순경은)와서 가버리니까 그것으로 끝이에요. 다음에는 본 적도 없어요."]
[김군칠/4·3 후유장애인 : "우리 어머님이, 나를 옛날에 대나무로 만든 아기구덕있잖아요. 그 아기구덕에 놓고 업고 하효를 갔었어요. 그때는 병원이 하효밖에 없었으니까. 그때는 무슨 주사 맞는지도 모르고. 여기 썩지 않게끔만 했을 것으로 보는데. 여기서 아기 구덕, 대나무로 만든 건데, 그것을 업고 올라갔다 내려왔다 해봐요. 얼마나 기가 막히나. 우리 어머니가 가장 고생했죠."]
[김군칠/4·3 후유장애인 : "그때 당시에는 가장 무서운 것이 순경이었으니까, 우리가 울면 부모님이 저기 순경온다 하면 안 울었거든요. (수악)주둔소 있었으니까 왔다 갔다 하면서 내려왔다가 아무래도 술을 먹은 모양이에요. 여기 와서 술을 마시고 올라가는 도중에 그렇게 한 것 같아요."]
[김군칠/4·3 후유장애인 : "(이듬해) 3월 되니까 초등학교 들어가게 됐어요. 그때 당시에 다 낫지 않아서 절룩절룩하면서 학교는 갔었지요. 한 1년 정도는 아무래도 정상이 아니고. 그때 당시에 치료가 제대로 되지 않아서 그런지 몰라도 발이 저리고 그랬어요. 어느 정도 나은 후에는 원망 많았어요. 사람이면 이렇게 다치게 하고 한 번도 오지 않았다는 것. (4·3은 지금 같으면)상상도 할 수 없죠. 그것은 있을 수가 없는 것 같아서. 왜냐하면 여기 사람들끼리 편이 갈라진다는 것은 그렇잖아요."]
유용두 기자 (yyd9212@kbs.co.kr)
강재윤 기자 (jaeyu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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