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명 넘게 탈진하는데 '공연 강행'…경찰·소방 요청도 뭉갰다
공연 끝까지 온열질환 관련 안내방송 없어
한국을 알리겠다며 유치한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회가 '캠핑 축제'가 아닌 '생존 게임'이냐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어제(2일) 저녁 개영식을 하는 2시간 반 동안에만 또 100명 넘는 온열환자가 나오면서 잼버리장 안에 설치한 임시병원이 가득 차버렸기 때문입니다. 폭염이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인 것도 맞긴 합니다만, 그동안 첫째도 둘째도 안전이라며, 폭염에 철저히 대비했다고 자신했었기 때문에 망신스러운 상황이 됐습니다. 실제로 조직위가 열어둔 채팅방엔 전세계 학부모들의 걱정과 항의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상황이 이런데도 조직위는 '큰 문제 없다'는 말만 거듭하면서 K팝에 흥분해 그렇다며 아이들에게 책임을 돌리는 듯한 태도를 보였습니다. 심지어 아이들이 계속 쓰러져 구조를 위해 행사를 중단해달라는 소방 구급대의 요청도 묵살했던 걸로 드러났습니다.
언론의 취재도 막기 시작했는데 먼저 어젯밤부터의 상황, 박지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구급차가 천천히 움직입니다.
참가자들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지켜봅니다.
어제 전북 부안 새만금에서 열린 세계 잼버리 대회 개영식에서 탈진한 참가자들이 병원으로 옮겨지는 겁니다.
행사 부지 내 병원엔 사람들이 줄을 이었습니다.
어젯밤에만 이렇게 쓰러진 사람이 108명이나 됩니다.
어제 낮에는 34도까지 올라갔습니다.
개영식이 열린 밤에도 30도에 육박했습니다.
그런데도 2만명이 넘는 참가자들은 2시간 30분을 있어야 했습니다.
특히 100명 넘는 사람들이 실려 가는데도 공연은 중단되지 않았습니다.
경찰과 소방의 요청도 묵살했습니다.
경찰이 모든 경찰력을 동원하는 갑호비상령까지 내렸을 땝니다.
[최창행/잼버리 조직위 사무총장 : 예정에 없던 중단을 하고 사상자가 발생해서, 환자가 발생해서 중단한다고 하면 굉장한 영향을 줄 수 있어서 오히려 청소년 안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하지만 공연이 끝난 뒤 마지막 안내 방송에서도 관련 내용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K팝 때문에 탈진한 사람이 많았다는 황당한 답도 내놨습니다.
[전한성/잼버리 조직위 안전관리본부장 : K-POP 행사가 있었는데 그때 애들이 에너지를 분출하고 활동을 하다 보니까 에너지를 다 소진하니까 거기에 따라서 다수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한 것으로…]
지금까지 이틀 동안 잼버리에서 나온 온열질환자만 600명이 넘었습니다.
그나마 야외 행사는 대부분 취소됐지만 뜨거운 텐트에서 자야하는 건 똑같습니다.
특히 폭염에 대비가 부족했고 시설이 열악하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오늘 오후부턴 아예 내부 취재를 막기까지 했습니다.
(화면제공 : 더 가디언)
(VJ : 박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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