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기름값… 유류세 인하 연장?

박한나 2023. 8. 3.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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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휘발유 값이 지난달부터 슬금슬금 오르더니 한 달 새 리터(ℓ)당 100원이나 치솟았다.

이달 말 예고된 유류세 한시 인하 조치가 종료되면 휘발유 가격은 2000원에 근접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유류세 한시 인하 조치가 이달 말 끝나면 기름값은 더 오른다.

유류세 인하 조치가 끝나면 다음 달부터 휘발유 가격은 ℓ당 200원, 경유는 210원 가량 인상 요인이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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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휘발유 값이 지난달부터 슬금슬금 오르더니 한 달 새 리터(ℓ)당 100원이나 치솟았다. 이달 말 예고된 유류세 한시 인하 조치가 종료되면 휘발유 가격은 2000원에 근접할 것으로 보인다.

국제 유가는 6월 이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당분간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내려갈 가능성은 없다고 봐도 된다.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제유가가 10% 상승할 경우 국내 물가는 약 0.1%포인트(p) 오른다. 최근 폭우와 폭염으로 채소 등 먹거리 가격이 상승하는 가운데 기름값까지 치솟을 경우 올 하반기 물가에 상당한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우려된다.

3일 한국석유공사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40분 기준 전국 보통휘발유 평균 가격은 ℓ당 1658.01원을 기록했다. 지난달 3일 1569.43원과 비교하면 88.58원이 오른 것이다. 경유 가격도 같은 기간 ℓ당 1379.61원에서 1472.52원으로 92.91원 상승했다. 휘발유와 경유 모두 4주 연속 오름세다.

전국에서 기름값이 가장 비싼 곳 중 하나인 서울 강남구의 경우 평균 가격이 휘발유는 1920원, 경유는 1807원을 각각 기록했다. 해당 지역 주유소 가운데 12곳은 보통휘발유 판매 가격이 2100원을 넘었다.

국제유가가 휘발유값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두바이유 선물 가격은 한 달 전 배럴 당 74.91달러에서 2일 종가 기준 84.32달러로 상승했다. OPEC(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 산유국들의 추가 감산 우려와 미국 내 석유제품 재고 감소, 중국의 수요 증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제 유가는 통상 2~3주의 시차를 두고 국내 기름값에 반영된다.

여기에 유류세 한시 인하 조치가 이달 말 끝나면 기름값은 더 오른다. 정부는 2021년 11월부터 휘발유 유류세를 25%, 경유와 LPG부탄은 37%를 각각 인하해주고 있다. 유류세 인하 조치가 끝나면 다음 달부터 휘발유 가격은 ℓ당 200원, 경유는 210원 가량 인상 요인이 발생한다. 이렇게 되면 전국 휘발유 평균 가격이 단숨에 1900원대에 육박한다.

전문가들은 물가 부담을 고려해 유류세 인하 기간을 연장하면서 점진적인 출구 전략을 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소비자 물가는 비상 상황"이라며 "41조원라는 세수 펑크는 유류세 때문은 아닌 데다 소비자들의 체감 물가는 아직도 높은 만큼 국민들의 생활에 밀접한 유류세를 연말까지는 한시적으로 연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환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하반기로 갈수록 수요는 늘어나는데 OPEC 플러스 회원국들의 감산으로 공급은 타이트한 상황이라 가격은 올라갈 수밖에 없다"며 "유류세의 환원 조치를 점진적으로 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했다.

정부는 국제 유가 추이 등을 고려해 이달 중순까지 유류세 인하 연장 여부를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국제 유가의 변동성이 좀 있는 만큼 마지막까지 추이를 지켜볼 것"이라며 "이달 중순쯤 결정해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박한나기자 park2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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