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실상부 '월클' 김민재...'세계 최고' 수비수와 명장의 극찬, 초스피드 뮌헨 정착
[인터풋볼] 김대식 기자 = 김민재는 빠르게 바이에른 뮌헨에 적응하고 있다.
뮌헨은 2일 오후 8시 30분(한국시간) 싱가포르 싱가포르에 위치한 내셔널 스타디움에서 열린 프리시즌 친선 경기에서 리버풀에 4-3 대역전승을 거뒀다.
김민재는 가와사키 프론탈레전에서 선발로 데뷔했다. 2경기 연속 선발 명단에 포함된 김민재는 이번 경기에는 벵자맹 파바르가 아닌 다요 우파메카노와 호흡을 맞췄다. 수비진은 알폰소 데이비스-김민재-우파메카노-파바르로 구성됐다. 김민재가 막아야 할 리버풀의 공격진은 디오고 조타, 코디 각포, 모하메드 살라였다.
시작은 잘 풀리지 않았다. 전반 2분 각포가 중앙으로 치고 들어오자 김민재가 전진해서 수비했다. 이때 각포는 조타에게 빠르게 패스를 내준 뒤에 김민재가 올라오면서 생긴 공간으로 침투했다. 조타가 원터치 패스로 각포에게 패스를 절묘하게 빼줬다. 각포가 그대로 공을 잡은 뒤 선제골로 연결했다.
전진 수비를 하기로 결정한 김민재가 확실하게 수비하지 못했다는 점, 우파메카노가 각포의 동선을 전혀 잡지 못했다는 점까지 결합해 여러모로 뮌헨은 아쉬운 수비를 노출했다.
하지만 '월드 클래스' 수비수답게 김민재의 실수는 여기까지였다. 전반 4분 뮌헨은 다시 한번 위기를 맞았다. 순간적으로 라인이 무너지면서 조타가 살라에게 좋은 패스를 밀어줬다. 김민재는 살라보다 훨씬 뒤에서 출발했지만 엄청난 스피드로 따라붙어 수비하는데 성공했다.
김민재는 전반 7분에는 살라를 향한 날카로운 크로스도 완벽하게 차단하면서 점점 몸상태가 좋아졌다는 걸 보여줬다. 전반 10분에는 공중볼 능력도 보여줬다. 조슈아 킴미히의 코너킥이 김민재의 머리로 직행했다. 김민재가 정확히 중앙에 넣어줬지만 파바르의 헤더가 골대를 강타했다.
김민재는 수비만 잘한 것이 아니다. 만능 수비수답게 빌드업 과정에서도 탁월한 실력을 보여줬다. 지난 가와사키전에서는 동료들과의 호흡이 아직 맞지 않으면서 빌드업 과정에서 약간은 불안한 모습이 있었지만 리버풀을 상대로는 안정적이었다. 전반 14분에는 파바르를 향해 완벽한 롱패스를 보내주면서 빌드업 실력도 뽐냈다.
전반 25분에는 김민재 특유의 전진 수비가 빛났다. 각포가 제대로 볼을 소유하지 못하자 김민재가 달려들어서 가로챘다. 김민재는 곧바로 마티아스 텔에게 전진패스를 넣어줬다.
김민재의 좋은 활약에도 불구하고, 뮌헨은 전반 28분 코너킥에서 버질 반 다이크에게 실점하면서 끌려갔다. 어려운 상황에서 힘을 내준 선수는 김민재였다. 전반 33분 김민재는 공간으로 침투하는 세르쥬 그나브리를 향해 환상적인 패스를 넣어줬다. 그나브리가 조엘 마팁을 완벽히 제친 뒤 만회골을 넣어줬다.
그나브리의 만회골로 분위기를 잡은 뮌헨은 전반 42분 르로이 사네의 동점골이 터지면서 전반전에 다시 원점을 만들었다. 리버풀도 반격을 모색했지만 김민재가 그때마다 좋은 수비를 보여줬다. 전반전만 마치고 물러난 김민재는 첫 실점 장면을 제외하면 아주 좋은 활약을 선보였다.
축구 통계 매체 '소파 스코어'는 단 45분밖에 뛰지 않은 김민재에게 7.4점이라는 높은 평점을 매겼다. 선발로 나온 선수 중에는 사네와 그나브리를 제외하면 제일 평점이 높았다. 기록만 봐도 압도적이다. 걷어내기 1회, 블록 1회, 태클 1회, 드리블 허용 0회, 경합 2회 성공(3회 시도)로 수비 스텟은 완벽에 가까웠다.
패스는 더욱 발군이었다. 패스 성공률 95%(42회 시도, 40회 성공)를 기록했고 롱볼 성공률은 100%(6회 시도, 6회 성공)로 매우 훌륭했다. 독일 '키커'도 "뮌헨은 비틀거렸지만 김민재의 뛰어난 패스, 그나브리 마무리가 투헬 감독을 웃게 했다"고 하면서 김민재의 도움을 칭찬했다.
김민재와 파트너십을 맞춘 우파메카노의 평점은 겨우 6.4점에 불과했다. 4순위 센터백이라고 할 수 있는 파바르는 6.1점이라는 매우 낮은 점수를 받았다. 우파메카노가 이번 프리시즌에서도 전혀 반등하지 못하면서 김민재의 주전 경쟁 날씨는 더욱 맑아졌다.
경기 후 반 다이크가 개인 SNS에 김민재와 같이 나온 사진을 올려 팬들의 주목을 받았다. 반 다이크와 김민재는 코너킥 상황에서 간단히 대화를 나누는 것처럼 보였다. 반 다이크의 게시글이 어떤 의도인지는 확실하게 알 수 없지만 김민재를 향해 좋은 인상을 받았다는 건 확실하다.
한국의 반 다이크인 김민재가 월클 수비수가 되어서 세계적인 수비수인 반 다이크와 만난 것이다. 지난 시즌 활약상만 비교해보면 김민재는 절대 반 다이크에 밀리지 않는다.
적장이었던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실점한 첫 골에 트렌트 알렉산더 아놀드와 조엘 마팁은 더 잘 반응해야 한다. 솔직히 말해서 김민재의 패스는 막을 수 없다. 항상 거기에 있을 수 없고 모든 공을 막을 수 없다"며 혀를 내둘렀다.
클롭 감독은 경기 전에도 뮌헨에는 4명의 월드 클래스 센터백이 있다면서 극찬을 남긴 바 있다. 마타이스 더 리흐트, 김민재, 우파메카노, 파바르를 향한 평가다. 리버풀전을 통해서 김민재를 향해 세계 최고의 수비수와 세계 최고의 명장이 김민재에 대해 좋은 평가를 남긴 셈이다.
토마스 투헬 감독도 클롭 감독의 센터백 평가에 대해서 "너무나 쉬운 질문이다. 잘하는 선수가 아니라면 뮌헨에 올 수 없었을 것"이라며 웃었다.
이제 김민재는 독일로 돌아가 본격적인 2023-24시즌을 준비한다. 뮌헨은 8일 독일에서 AS모나코와 프리시즌 마지막 일정을 치른다. 13일에는 RB라이프치히와의 독일 슈퍼컵 대결이 있다. 김민재가 뮌헨에서 첫 번째 트로피를 들어 올릴 수 있는 기회다.
사진=게티이미지, 뮌헨, 리버풀 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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