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위험 경고…서귀포는 인구소멸 위험까지
[KBS 제주] [앵커]
과거 다자녀 출산을 자랑하던 제주지역의 합계출산율이 1명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말 그대로 초저출생 단계로 접어든 건데요.
특히 서귀포지역은 감소세가 더 두드러져 회복이 어려울 거란 진단까지 나왔습니다.
KBS는 두 차례에 걸쳐 저출생 실태와 대안을 짚어봅니다.
강인희 기자입니다.
[리포트]
제주에서 아기 울음소리가 사라지고 있습니다.
제주시내 한 산부인과 분만실.
이곳에선 10년 전만 해도 한 달에 백 명 넘는 아기가 태어났지만 지금은 10여 명 수준에 그칩니다.
["두 사람 지금 입원해 있고, 옛날엔 여기가 다 찼어요."]
저출산은 병원 운영난으로 이어지면서 이곳 의료진은 절반 넘게 줄었습니다.
문을 닫는 산부인과들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백원민/○○산부인과 원장 : "점차 줄기 시작해서 이제는 (한 달 출산이) 수십 명도 안 되는 병원들이 있고 이미 문을 닫아서 일반과로 전환하는 (병원들도 있어요.)"]
지난달 첫 아이를 낳은 고지혜씨.
["하하하 속 불편했어?"]
아이가 태어난 기쁨도 크지만 어떻게 키울지 걱정이 앞서며 둘째에 대한 생각은 잠시 미뤘습니다.
[고지혜/산모 : "둘째 낳게 되면 누가 돌봐주실지, 제가 복직하고 신랑도 일하고 맞벌이니까요. 그런 것들도 고민되죠."]
실제, 지난해 제주도 출생아는 3천6백 명입니다.
2005년보다 37% 넘게 줄었습니다.
제주에서 여성 한 명이 낳을 것으로 예상하는 평균 출생아 수인 합계출산율은 지난해 0.92명으로 한 명이 채 되지 않습니다.
서귀포시는 더 심각합니다.
합계출산율 감소 폭을 보면 2006년보다 40% 가까이 급감했습니다.
제주시는 물론, 전국 평균보다 큰 감소 폭입니다.
이처럼 저출산과 관련해 주목해야 할 게 있습니다.
바로 20~30대 여성 인구층인데요.
서귀포시의 경우 인구소멸지수에 이미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해 서귀포시 지역 20~30대 여성 인구 비중은 9.6%로 전국 평균보다 2.5% 포인트 밑돌았습니다.
[고지영/제주여성가족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학교 때문에 애들이 (서귀포에서) 나오니까 성인이 돼서 또 유출되고 다 연결되는 문제들이기 때문에 학교, 일자리, 복지, 교육, 의료 이런 것들이 다 연결된 것 같습니다."]
경제적 문제와 양육 부담, 경력 단절이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저출산 문제.
이번엔 출산 가능 여성 인구의 유출과도 맞물렸다는 게 확인되며 출산 장려 정책의 대수술이 시급해졌습니다.
KBS 뉴스 강인희입니다.
촬영기자:고성호/그래픽:서경환
강인희 기자 (inhe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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