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전도학회 검증위 "LK-99 결론 안 내렸다, 과학적 검증 진행"

김인한 기자 2023. 8. 3.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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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매체, 상온 초전도체 아니라고 과도하게 결론…근거 설명했을 뿐이고 검증 중"
LK-99 재현 작업, 현재 약 30% 진척...퀀텀에너지연구소도 시편 검증위에 전달 예정
국내 민간기업 퀀텀에너지연구소 등 연구팀이 개발했다고 밝힌 상온 초전도체 모습. 자석 위에 몸체 일부가 떠 있다. / 사진제공=퀀텀에너지연구소


한국초전도저온학회 LK-99 검증위원회(이하 검증위)는 3일 "검증위원회는 아직 아무 결론도 내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검증위는 이날 오후6시 머니투데이가 'LK-99를 상온·상압 초전도체가 아니라고 결론을 내렸는지' 묻는 말에 "상온 초전도체로 보기 어려우니 과학적으로 검증하고자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현재 대다수 언론은 검증위가 'LK-99를 상온 초전도체가 아니라고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지만 이는 이론적 분석일 뿐 실제 검증이 남았다는 게 검증위 설명이다.

검증위는 "여러 매체에서 상온 초전도체라고 보기 어려운 근거를 요청해 설명드렸는데 그것을 결론이라고 과도하게 해석하신 것"이라며 "검증위 입장은 어제 (초전도학회) 보도자료에서 밝힌 입장과 동일하며 상온 초전도체로 보기 어려우니 과학적으로 검증하자는 것"이라고 거듭 밝혔다.

앞서 초전도학회는 지난 2일 "퀀텀에너지연구소는 상온·상압 초전도 물질 합성을 주장하는 연구 결과를 논문 사전공개 사이트인 아카이브에 발표했다"며 "초전도학회는 LK-99로 명명된 퀀텀에너지연구소가 발표한 상온 초전도체를 과학적 측면에서 판단하기 위해 검증위를 구성했다"고 했다.

초전도학회는 "검증위는 현재까지 논문을 통해 발표한 데이터와 공개된 영상을 기반으로 판단할 때 논문과 영상의 물질은 상온 초전도체라고 할 수 없는 상태"라며 "퀀텀에너지연구소에서 제작한 시편을 제공한다면 검증위는 상온 초전도체 검증을 위한 측정을 하겠다"고도 했다.

검증위는 LK-99 재현 작업을 현재 약 30% 진행한 상태다. 검증위가 논문 발표대로 결과물을 그대로 구현하면 해당 연구는 데이터 조작이나 거짓이 없다는 의미로 향후 상용화 가능성이 커진다.

이번 연구 주목받는 이유는 '상온' 초전도체

이에 앞서 이석배 퀀텀에너지연구소 대표 등 연구팀은 지난달 22일 논문 사전공개 사이트인 '아카이브'에 납, 구리, 인회석을 활용해 'LK-99'라는 새로운 결정구조를 만들고 400K(127℃) 임계조건에서 초전도 현상을 구현했다고 발표했다.

초전도 현상은 특정물질을 임계온도 이하로 냉각했을 때 전기저항이 0이 되고 내부 자기장으로 공중에 뜨는 현상이다. 전기저항이 0이면 전자기기를 작동할 때 생기는 발열이 사라진다. 초전도체를 구현할 수 있는 재료들로 전기·전자부품을 바꾸면 낭비 없이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꿈의 기술이다.

이번 연구가 전 세계 주목을 받는 이유는 초전도체를 상온에서 구현할 수 있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초전도 현상은 1911년 네덜란드 물리학자 헤이커 카메를링 오너스가 절대온도 4K(-269℃)에서 발견한 이래 초고압 영하 조건에서만 구현할 수 있었다.

110여년 초전도체 개발 역사에서 과학자들은 상온(25℃ 내외)에서 작동하는 초전도체를 찾기 위해 경쟁했지만, 이론적 내용을 실제 검증하진 못했다. 초전도체가 상용화되면 무손실 송배전, 자기부상열차, 핵융합발전 등의 미래 기술을 실현할 수 있다.

현재 검증위는 이른 시일 내 퀀텀에너지연구소가 제작한 시편을 제공받아 서울대, 성균관대, POSTECH(포항공과대)가 검증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아르곤국립연구소, 중국 난징대, 프랑스 콜레주드프랑스 등 연구기관에서 'LK-99' 재현 실험을 진행 중이다.

검증위는 "시편만 제공되면 검증은 오래 걸리지 않는다"며 "검증하려면 여러 번 재현 실험과 타기관과의 교차 검증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아직 제공받은 시편이 없기 때문에 검증 소요 시간을 말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민간 기업 퀀텀에너지연구소는 이번에 공개한 논문이 동료평가를 거치지 않은 만큼, 향후 정식 논문 발표와 샘플, 데이터 공개를 준비 중이다. 검증위에도 제작한 시편을 제공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인한 기자 science.in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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