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잼버리 온열질환자 속출에 “매우 심각···정부 긴급대책 강구해야”
여야는 3일 폭염으로 온열 질환자가 속출한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와 관련해 정부에서 철저한 안전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일각에서는 안전을 위해 행사를 축소하거나 중단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무더위쉼터 점검 차원에서 서울 종로구 한 경로당을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현장에서 안전 관련 사항을 잘 해야 한다”며 “오전에 여성가족부 장관에게 당부 전화도 했다. 현장 상황을 보고 관계 부처에서 철저하게 안전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 원내대표는 오는 4일 국회에서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안전관리 긴급대책 점검회의를 개최하기로 했다.
김병민 최고위원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잼버리가 열렸지만 다수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해 우려가 커진다”며 “조직위를 넘어 정부 부처에서 관심을 갖고 잼버리 참석 청소년들이 안전하게 모든 역량을 동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당 인사들의 우려도 이어졌다. 안철수 의원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간척지라서 텐트도 고정하기 쉽지 않고 바가지요금까지 등장하여 혐한 제조 축제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며 “이러다 사망자라도 나올까 조마조마하다. 자식을 둔 부모님 마음은 같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이건 재난 상황”이라며 “정부는 긴급히 군용텐트 등 가용한 모든 대형텐트를 동원하고 텐트용 에어컨을 설치해야 한다. 예비비 또는 긴급재난기금을 사용해서라도 신속히 지원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유승민 전 의원도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며 “더 이상의 불상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중앙정부와 전북도가 나서서 대회가 안전하게 끝날 때까지 24시간 대비하고 계획된 프로그램들도 중단하거나 축소하는 결정을 빨리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이날 오후 서울 마포구에서 열린 스타트업 간담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젊은이들의 건강이 제일 중요한 문제니, 정부와 주최 측이 각별하게 신경 써 온열질환이 악화하는 일이 없도록, 한분 한분의 참가자를 보호한다는 각오로 임해달라”며 “현장에 의료진을 대폭 보강해 온열 환자들이 발생했을 때 즉각 대처 가능하게 하는 게 우선 필요하겠다”고 말했다. 박성준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에서 “정부 당국과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조직위원회에 당부한다”며 “더 큰 사고로 이어지기 전에 상황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SNS에서 “몇 달 전부터 경고됐지만 적절한 대비가 없었다”며 “하계, 동계 올림픽과 월드컵을 모두 성공적으로 개최했던 대한민국의 관리능력은 어디로 갔는가”라고 정부의 대응을 질타했다.
장경태 민주당 의원은 “저도 어제 세계잼버리 행사를 둘러보고 침묵 보단 걱정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글을 올린다”며 “개영식 진행에도 불만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대통령이 온다고 계속 행사 시작을 연장했으며 내외빈이 입장한다며 모두 일어나 박수를 요구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논란이 지속되자 이제야 시설 보수와 인력 파견 등을 얘기하고 있다”며 “끝까지 현장 상황을 살피고, 이후에도 챙겨보며 국회에서 책임있는 역할을 하겠다”고 했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SNS에 글을 올려 “전 세계 청소년들에게 가혹행위가 되고 있다”며 “안전불감증 정부라는 걸 국제적으로 인증이라도 받고 싶은 것이냐. 당장 행사 중단을 검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잼버리에서는 지난 1일부터 이날까지 최소 500명 이상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했다. 개최 첫날인 1일 400명 이상이 온열질환을 호소했고, 개영식이 열린 2일에는 오후 10시 기준으로만 207명의 온열질환자가 나왔다.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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