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송 철근 누락’ 감리·설계 모두 엘피아…“한 곳만 책임감 있었다면”
[KBS 부산] [앵커]
철근이 빠진 LH 아파트 문제, 양산에서도 확인됐다는 보도, 전해드린 바 있는데요,
이 아파트 단지의 감리, 설계를 맡았던 업체 모두 LH 전 직원이 있었고, 감리 업체는 심지어 LH로부터 6차례나 부실 감리로 적발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김옥천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808가구가 들어올 예정인 LH 아파트 단지 공사 현장.
이 단지는 지하주차장 상층부의 천장을 떠받치는 '무량판 기둥' 241개소 중 72개소의 철근이 빠졌습니다.
전체 철근의 30% 수준입니다.
LH는 설계단계부터 오류가 있었는데, 이걸 제대로 짚어내지 못했다고 말합니다.
[LH 양산사업단 관계자 : "설계 부분에서 (문제가 있는) 여러 부분이 밝혀져서요…. 그 부분에 대해서는 구조 검토를 거쳐서 전면적으로 보완할 예정입니다."]
KBS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의 자료를 바탕으로 사송 아파트 단지 관련 업체의 LH 출신 인물 영입 현황을 찾아봤습니다.
설계를 맡은 업체 사장은 LH에서 고위직에 해당하는 처장을 지낸 조 모 씨입니다.
시공이 제대로 되고 있는지를 따져야 할 감리 업체 역시, LH의 단장과 처장 등 2명이 부회장으로 재취업한 이력이 있고, 이 가운데 한 명은 LH 부산, 울산지역 본부장까지 지낸 인물입니다.
이 감리 업체는 LH에서 최근 4년간 부실 감리로 6차례 지적을 받고도 일을 계속 해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특히 지난 4월, 인천 검단신도시에서 붕괴 사고가 난 아파트 감리 역시 이곳이 맡았습니다.
전문가들은 LH 고위직 출신이 취업한 업체가 LH 아파트의 설계, 감리를 맡는 이른바 '엘피아' 사건이라고 말합니다.
[송화철/한국해양대학교 해양공간건축학부 교수 : "(시공·감리·설계) 세 부분에서 한 쪽만이라도 좀 더 책임감을 가지고 했다면 이 정도까지는 안 오죠. 근데 세 군데 다, 사실 놓친 거죠."]
LH는 철근 누락이 확인된 아파트는 보강 작업을 하면 문제가 없다고 밝혔지만, 불안한 상황을 견뎌야 하는 건 입주 예정자들의 몫으로 남았습니다.
KBS 뉴스 김옥천입니다.
촬영기자:김기태/그래픽:김명진
김옥천 기자 (hub@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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