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여름은 바람도 안 불어” 뙤약볕에 땀 ‘뻘뻘’ [폭염 ‘비상’]

조희연 2023. 8. 3.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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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낮 최고기온이 35도까지 치솟은 3일, 내리쬐는 햇볕 아래 1분만 서 있어도 구슬땀이 흘러내렸다.

뜨거운 열기를 온몸으로 견디며 일하는 거리 위 노동자들은 땀범벅이 되어 "올해 여름은 바람도 불지 않고 습한 탓에 평소보다 더 더운 것 같다"고 혀를 내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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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 위 노동자 ‘폭염과 사투’
노점상 “손님 없지만 돈은 벌어야”
전단 배포 직원은 연신 부채질만
차량 열기에 실내 주차장도 찜통

서울 낮 최고기온이 35도까지 치솟은 3일, 내리쬐는 햇볕 아래 1분만 서 있어도 구슬땀이 흘러내렸다. 뜨거운 열기를 온몸으로 견디며 일하는 거리 위 노동자들은 땀범벅이 되어 “올해 여름은 바람도 불지 않고 습한 탓에 평소보다 더 더운 것 같다”고 혀를 내둘렀다.

이날 낮 12시30분 서울 강남구 신논현역 인근 골목 노점상은 오후 영업준비가 한창이었다. 타오르는 아스팔트의 열기를 그대로 흡수한 노점상은 다가가기만 해도 후끈한 열기를 뿜었다. 찜통·국통에 둘러싸인 상인들이 의지할 수 있는 건 손바닥만 한 선풍기 한 대와 이온음료뿐이었다. 분식을 판매하는 허모(51)씨는 “이 안에는 65도까지 올라가서 휴대폰 충전도 안 된다”며 “이렇게 더운 날에는 찾아오는 손님도 없는데, 물가는 오르고 돈은 벌어야 하니 매일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인근 음식점에서는 점심 호객을 위해 고용한 인력들이 나와 행인들에게 홍보 전단을 건넸다. 뙤약볕을 가리기 위한 챙모자와 토시를 두른 이들의 상의는 땀으로 흠뻑 젖었다. 냉면집 홍보 전단을 나눠주던 이모(60)씨는 “날이 더우니 사람들이 (전단을) 잘 받아주지도 않는다”고 토로했다.

거리 위 가게들이 시원한 공기로 손님을 끌어오기 위해 개문 냉방 영업을 하는 것과 대조적으로, 가게 앞에서 호객 행위를 하는 직원들은 무더위에 부채질을 하고 있었다. 중구 명동의 한 화장품 가게 앞에 서있던 하모(32)씨는 “밖에 서 있다 보면 너무 더워서 가게 안에 들어가고 싶어진다”며 “평소 에어컨 온도를 23도로 맞췄는데 요즘에는 날이 더워서 18도까지 내렸다”고 말했다.

영등포구 여의도의 한 공영주차장에서 일하는 김모(56)씨는 끓는 듯한 아스팔트에 서서 차가 들어오고 나가는 것을 보며 연신 얼굴에 흐르는 땀을 닦았다. 김씨는 “잠시 쉴 수 있는 부스가 마련돼 있지만 철재로 만들어진 탓에 찜통”이라며 “어지러워 도저히 안 되겠을 땐 앞에 있는 은행에 잠시 들어가 앉아 있다가 나온다”고 전했다.

실내 주차장은 해가 들지 않지만 체감온도는 오히려 높았다. 건물 특성상 환기가 안 되는 데다 차량의 열기까지 더해지기 때문이다. 영등포구 한 대형마트에서 일하는 정모(33)씨는 더위와 습기, 차량 배기가스로 여름에는 숨이 턱턱 막힌다며 “얼마 전 한 마트 주차관리 노동자가 온열질환으로 사망한 뒤 회사에서 신경 쓰는 것 같긴 하지만 이 정도 무더위에는 어쩔 수 없는 노릇”이라고 씁쓸해했다.

조희연·김나현·윤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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