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OC 선수위원 공식 도전 선언’ 김연경 “나의 경쟁력은 본선 당선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것”

남정훈 2023. 8. 3. 19:19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저의 가장 큰 경쟁력은 본선에서의 당선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것 아닐까요?”

흥국생명의 ‘배구여제’ 김연경(35)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 도전을 공식적으로 선언하고 야심찬 출사표를 내놓았다.

2023 구미·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B조 흥국생명과 GS칼텍스의 경기가 열린 3일 구미 박정희체육관. 경기를 앞두고 김연경이 IOC 선수위원 도전과 관련해 인터뷰를 하고싶다는 의사를 전해왔다. 이날 오전 김연경을 비롯해 태권도의 이대훈, 사격의 진종오, 골프의 박인비가 IOC 선수위원에 도전하기 위해 한국 대표를 두고 경쟁한다는 보도가 나왔기 때문. 후보자 등록은 4일 오후 6시까지다.
흥국생명의 0-3 패배로 준결승 진출이 좌절된 상황. 승장과 패장, 수훈선수 인터뷰를 마치고 김연경이 인터뷰실에 모습을 드러냈다. 평소완 달리 다소 긴장된 모습의 김연경에게서 IOC 선수위원을 향한 절실함이 느껴졌다.

김연경은 “후보자 등록을 위한 서류를 직접 작성해야 하는데, 자기소개서나 쓸 것이 많더라. 준비해야 할 것도 많다. 제가 쓸 것은 다 쓰고 검토중이다. 내일까지라서 오늘 최종으로 다듬어서 내일 제출할 생각이다. 제가 너무 길게 써서 지금 줄이고 있다고 하더라”라고 말했다.

김연경과 경쟁해야 할 후보들의 면면이 정말 쟁쟁하다. 다른 후보들은 한국 대표 선정을 위해 진작부터 뛰고 있기도 했다. IOC 선수위원 도전과 관련된 이야기가 이미 많이 나오긴 했지만, 김연경은 후발 주자의 입장에서 역전을 해야하는 상황이다. 게다가 다른 후보들은 올림픽 메달이 있는 반면 김연경은 런던과 도쿄에서 4강 신화를 일구긴 했지만, 모두 4위에 그치며 올림픽 메달은 따내지 못했다.

김연경도 이러한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김연경이 다른 후보들에 비해 내세우는 것은 단체 종목의 특성, 그리고 여러 나라의 리그를 뛰면서 아는 선수들이 많다는 것이다. 그는 “좋은 후보들이 많이 나왔다. 쉽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한국의 최종 1인으로 뽑히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국 내년 파리올림픽에서 최종 선정되는 게 중요한 것 아닌가. 나 같은 경우는 단체종목에서 활약했다. 투표할 때 분명 유리할 거라 보고 있다. 여러 나라의 리그를 거치면서 뛰었다. 해외리그를 경험하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알고 있다는 것도 유리한 점이라 본다”라고 말했다.

평생 운동만 하던 김연경에게는 IOC 선수위원 도전은 하지 않았던 것을 해야하는 어려움의 과정이기도 하다. 김연경은 “IOC 아젠다나 이런 것들을 숙지하는 게 가장 힘들었다. IOC 선수위원이 추구하는 것들이 있다. 그런 것들에 대해 공부도 많이 해야하고, 제가 IOC 선수위원이 됐을 때 하고 싶은 것들을 제출하는 것도 있다”라면서 “경력이나 이런 것을 서류에 적으면서 예전 선수생활 때 했던 것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가더라. 감회가 남달랐다. 쭈욱 쓰다보니 조금씩 머리에 정리도 되고, 내가 앞으로 어떤 것을 했으면 좋겠다라는 것들이 명확하게 나오더라”라고 설명했다.
IOC 선수위원이 될 경우에 하고 싶은 것들을 가볍게 알려줄 수 있느냐고 묻자 김연경은 “말씀드리고 싶긴 한데, 이게 각 후보마다 공약이나 이런 것들이 달라야 하는 게 있다. 그래서 지금 단계에서 말씀드리긴 어렵다. 다 오픈이 되고 나면 상관없을 것 같은데, 아직 면접이나 이런 일정들이 남아있다. 그런 것들을 하고 나면 말씀드리겠다”라고 말했다.

IOC 선수위원 한국 대표 선정은 8월 안에 결정될 예정이다. 그래서 김연경에게 올해 8월은 IOC 선수위원을 향한 준비 작업에 올인하는 시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는 “그전에도 이미 준비를 하고 있기도 했다. 영어나 스포츠 산업에 관련된 문제들도 공부하고 있다. 서류 등록을 마치면 면접 준비를 위해 올인해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IOC 선수위원 도전을 하고 있지만, 김연경은 엄연히 배구 선수다. 배구를 위한 준비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김연경은 “지난 시즌을 마치고 휴식을 좀 취한 뒤 팀에서 준 프로그램을 충실하게 수행하며 개인 훈련을 했다. 대표팀 어드바이저로 가서도 훈련이나 웨이트 프로그램을 꾸준히 했다. 흥국생명에 합류한지는 2주 조금 넘었는데, 몸상태는 좋다. 다가올 V리그에서는 별 지장없이 개막전부터 뛸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연경의 IOC 선수위원 도전은 혼자만의 도전은 아니다. 아직 IOC 선수위원 중 배구선수 출신은 없다. 대한배구협회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의 배구협회나 연맹들도 김연경에 도움을 주고 있다. 그는 “각국의 배구협회들에 선수위원 도전 얘기를 했더니 다들 도움을 많이 준다고 하더라. 배구 자체에도 너무 좋은 일이고 영광스러운 것이기 때문에 도전 자체가 대단하고 너무 좋다고 얘기를 많이 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미=남정훈 기자 che@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