뮌헨도, 클롭도 '폼 미친' KIM 극찬 → 주전 자리도 우위 점해..."김민재는 승자, 우파메카노는 패자"
[스포티비뉴스=장하준 기자] 준수한 활약으로 팀의 대역전승에 이바지했다.
바이에른 뮌헨은 2일(한국시간) 싱가포르 국립 경기장에서 열린 프리시즌 친선 경기에서 리버풀을 4-3으로 이겼다. 후반 추가시간에 터친 프란스 크라치히의 득점은 결승 골이 됐다.
최근 뮌헨에 합류한 김민재는 이날 경기에 선발로 출전했다. 지난 29일에 열린 가와사키 프론탈레(일본)와 친선 경기에 이어 2경기 연속 선발 출전이었다. 당시 뮌헨은 골 결정력에 문제를 드러내며 힘겨운 1-0 승리를 거뒀다.
이어서 리버풀을 만난 뮌헨은 전반 2분 만에 실점을 내줬다. 김민재의 아쉬운 판단이 있었다. 상대의 볼 전개를 예측하고 커트를 시도했지만, 볼이 흐르며 코디 학포의 선제골로 이어졌다. 경기 초반이었던 만큼, 몸이 덜 풀린 듯한 모습이었다. 또한 지난 6월에 있었던 군사 훈련 이후 아직 경기력을 끌어올리는 상황임을 고려해야 했다.
하지만 4분에는 모하메드 살라의 결정적인 찬스를 완벽히 막아냈다. 이어서 다시 한번 살라에게 날카로운 패스가 연결되는 듯했지만, 이를 차단했다. 10분에는 결정적인 기회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뮌헨의 코너킥 상황에서 공중볼을 따내며 골문 앞에 있던 벵자맹 파바르에게 연결했다. 파바르는 이 찬스에서 골대를 강타하며 득점에는 실패했다.
나폴리에서 보여주던 수비 능력도 뽐냈다. 상대 공격수에게 볼이 연결되자마자, 강력한 압박으로 끊어냈다. 패스 능력도 일품이었다. 연이어 정확한 롱 패스를 선보이며 뮌헨의 빌드 업을 주도했다.
뮌헨은 28분 페어질 판 다이크에게 추가 골을 내주며 0-2로 끌려갔다. 하지만 김민재는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33분 뒷공간을 침투하는 세르주 그나브리에게 정확한 롱 패스를 연결했다. 볼을 이어받은 그나브리는 상대 수비수를 제친 뒤, 추격 골을 넣었다.
이어서 르로이 사네가 동점 골을 넣으며 두 팀의 전반전은 2-2로 마무리됐다. 김민재는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됐다.
뮌헨은 후반 21분 루이스 디아즈에게 득점을 내줬지만, 35분에 터진 요십 스타니시치의 골로 균형을 맞췄다. 그리고 추가시간 크라치히의 결승 골이 터지며 짜릿한 대역전승을 거뒀다.
뮌헨 데뷔 후 첫 공격 포인트를 적립한 김민재는 이날 95%의 패스 성공률을 기록했다. 롱 패스 성공률은 100%였다. 유럽 축구 통계 매체 ‘소파스코어’는 전체적으로 안정감 있는 수비를 펼친 김민재에게 평점 7,4를 부여했다. 뮌헨 수비수 중 가장 높은 평점이었다.
판 다이크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도 모습을 드러내 화제가 됐다. 판 다이크는 리버풀 역사상 최고의 수비수 중 한 명이다. 강력한 수비력과 뛰어난 리더십을 바탕으로 리버풀의 수비진을 지휘한다. 또한 최근 사우디아라비아로 떠난 조던 헨더슨의 주장 완장을 이어받았다.
이처럼 위대한 수비수가 SNS에 김민재와 함께 찍힌 사진을 게시했다. 특별한 문구가 없어 게시물의 의도는 구체적으로 알 수 없다. 그렇지만 판 다이크가 김민재에게 깊은 인상을 받았다는 추측 정도는 가능하다. 사진 속 판 다이크는 김민재를 향해 미소를 보이고 있었다.
리버풀 위르겐 클롭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김민재를 이례적으로 극찬했다. 클롭 감독은 그나브리의 추격 골 당시 “김민재의 롱 패스가 너무 날카로웠다”라며 실력을 인정했다.
이처럼 김민재는 리버풀을 상대로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다. 당장 지난 시즌에는 나폴리 유니폼을 입고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조별 리그에서 리버풀과 두 번 만난 적이 있다. 당시 김민재는 두 번의 리버풀전에 모두 선발 출전했으며, 1승 1패를 거뒀다.
김민재는 향후 주전 경쟁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독일 매체 ‘스카이스포츠 독일’은 이날 경기를 끝으로 아시아 투어를 마친 뮌헨의 승자와 패자 선수들을 언급했다. 매체가 공개한 승자에는 김민재를 포함해 콘라트 라이머, 요십 스타니시치, 파바르, 크라치히, 마티스 텔이다. ‘스카이스포츠 독일’은 “김민재는 불과 2경기 만에 뮌헨의 수비진이 될 자격이 있었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반면 김민재의 실질적인 경쟁자로 평가받는 다요 우파메카노에겐 혹평을 쏟았다. 매체는 “우파메카노는 여전히 실수가 잦다. 김민재와 마티아스 더 리흐트가 뮌헨의 수비진에 있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김민재는 결국 이번 아시아 투어를 통해 우파메카노와 주전 경쟁에서 우위를 점한 셈이다. 프랑스 국가대표 중앙 수비수인 우파메카노는 준수한 발밑을 보유했지만, 지난 시즌부터 큰 실수를 범하며 실점의 빌미를 자주 제공했다.
김민재는 올여름 나폴리를 떠나 뮌헨에 합류했다. 나폴리 입단 1년 만의 이적이었다. 지난 시즌 생애 처음으로 유럽 빅리그 무대를 밟은 김민재는 그야말로 ‘파죽지세’였다. 아무런 부담감 없이 완벽하게 나폴리 주전 자리를 꿰찼다. 강력한 신체 조건과 빠른 속도를 바탕으로 후방을 든든히 지켰다. 총 49경기에 출전해 2골 2도움을 기록했다. 시즌이 끝난 후에는 이탈리아 세리에A 최우수 수비수상을 받았다. 나폴리는 김민재의 활약에 힘입어 33년 만의 세리에A 우승을 차지했다.
엄청난 활약에 빅클럽들이 매료됐다. 이적시장 초반, 가장 적극적인 관심을 드러낸 팀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였다. 하지만 협상이 지지부진한 사이, 뮌헨이 끼어들었다. 협상은 일사천리로 진행됐고, 뮌헨은 결국 5,000만 유로(약 711억 원)에 김민재를 영입했다.
새 팀 적응에는 시간이 조금 필요했다. 김민재는 시즌이 끝난 후, 논산훈련소에 들어가 기초 군사 훈련을 받았다. 그리고 뮌헨 합류 직후에는 경기력을 끌어올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 오랫동안 실전 경기를 소화하지 못한 탓이었다.
하지만 두 경기만에 나폴리에서 보여준 클래스를 뽐냈다. 적극적인 수비는 여전했으며, 날카로운 패스 능력까지 장착하며 뮌헨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김민재의 경기력을 확인한 뮌헨 팬들은 SNS를 통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잠재적 파트너가 될 더 리흐트도 김민재를 향해 엄지를 치켜세웠다. 더 리흐트는 현지 매체와 인터뷰에서 “김민재는 매우 놀라운 선수이며, 빠르고 적극적이다”라며 만족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한편 뮌헨은 아시아 투어 일정을 마감한 뒤, 오는 8일 독일 운터하힝에서 AS모나코와 프리 시즌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이후 13일 RB 라이프치히와 독일 슈퍼컵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2023-24시즌에 돌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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