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센 전집 번역’ 김미혜 한양대 명예교수, ‘노르웨이 왕실 공로 훈장’ 받았다
김미혜 한양대 연극영화과 명예교수(75)가 노르웨이 극작가 헨리크 입센의 희곡 전집을 한국어로 번역한 공로로 3일 노르웨이 왕실 공로 훈장을 받았다. 문학 분야에서 이 훈장을 받은 한국인은 김 교수가 처음이다.
안네 카리 한센 오빈 주한 노르웨이 대사는 이날 서울 성북구 노르웨이 대사관저에서 수훈식을 열고 노르웨이 국왕 하랄 5세 대신 김 교수에게 훈장과 휘장을 수여했다. 노르웨이 왕실 공로 훈장은 1985년 올라프 5세(1957~1991)가 제정했다. ‘노르웨이와 인류에게 기여한 탁월한 공로’를 세운 해외 거주 개인에게 수여한다.
김 교수는 “입센 희곡 23편 전부를 번역하는 데 15년이 걸렸는데 노르웨이가 응답을 해줘서 기쁘고 감동스럽다”며 “이제부터는 입센 작품이 한국 연극 무대에 많이 올라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한국 유일의 입센 전문가’로 불리는 김 교수는 노르웨이어를 독학해 입센 작품을 한국 연극계에 꾸준히 소개해왔다. 입센은 셰익스피어나 체호프처럼 세계 연극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극작가지만 한국어 번역이 없어 오랫동안 외면받았다. <왕위 주장자들> <헤다 가블레르> <사회의 기둥들> <페르 귄트> 같은 입센 대표작들이 김 교수 번역으로 무대에 올랐다.
오빈 대사는 “입센 희곡 번역에 대한 헌신과 기술, 그리고 열정은 입센과 노르웨이 전반에 대한 평가를 드높일 뿐만 아니라 노르웨이와 한국의 문화적 유대를 심화시키는 데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1970년 고려대 영문학과를 졸업하고 1987년 오스트리아 빈 대학교에서 연극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8년부터 2014년까지 한양대 연극영화과 교수로 재직했다. 1996년 대산문학상(번역 부문)을 받았다. 한국연극학회 회장, 예술경영지원센터 이사장, 국립극단 이사 등을 지냈다.
허진무 기자 imagi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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