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확진 최대 7.6만명" 경고에…갈 곳 잃은 2차전지 투심 여기로

김소연 기자 2023. 8. 3.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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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재유행 조짐에 그간 눌려있던 진단키트주들이 재주목받고 있다. 여름철 뜨거운 실외를 피해 시원한 실내에 머무르는 경우가 늘면서 전염병이 유행하는데다, 진단키트주들 주가가 충분히 빠진 터라 잃을 것 없다는 심리가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풀이된다. 2차전지 하락세로 갈 곳을 잃은 투심이 몰려들고 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씨젠은 전일대비 3000원(13.51%) 뛴 2만5200원을 기록했다. 이날 개인이 홀로 32만여주 순매수하며 주가를 끌어올렸다.

개인 순매수가 쏟아진 휴마시스와 에스디바이오센서도 각각 26%, 22% 급등해 장을 마쳤다. 수젠텍은 13%, 인트론바이오는 5%대 올라 마감했다. 코로나19 백신 제조사인 SK바이오사이언스도 이날 7000원(9.06%) 뛴 8만4300원을 기록했다. 이들은 코로나 재확산 우려가 커진 7월말부터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서울 은평구의 한 약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자가 진단 키트가 판매되고 있다. /사진=머니S 장동규 기자


이날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달 중순 코로나19 확진자가 하루 평균 약 6만 명, 최대 7만6000명까지 발생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지난 6월말부터 증가세로 전환해 5주 연속 늘고 있다. 지난 7월 1주부터는 전주대비 20% 이상 증가했다. 주간 일 평균 확진자 수 추이를 보면 7월1주 2만1856명→7월2주 2만6705명→7월3주 3만6258명→7월4주 4만4844명으로 확대됐다. 지난 7월 4주(7월23일~29일) 전체 신규 확진자는 31만3906명으로, 전주 대비 23.7% 늘었다.

코로나19 환자가 급증하자 정부도 방역완화 방침에 대해 보다 신중한 입장을 보인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전날 "코로나19의 감염병 4급 전환 시점을 국내외 유행과 방역상황 등을 고려하고 전문가 자문을 거쳐 신중히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달 24일 '질병청장이 지정하는 감염병의 종류 고시' 개정안을 입법예고하고, 이달 중 코로나 감염병 등급을 현재 2급에서 인플루엔자(계절독감)와 같은 4급으로 하향할 계획이었다. 병원급 의료기관과 입소형 감염취약시설의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여부는 다음 주 발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코로나 19가 확산되자 조심스러운 입장으로 선회했다.

(서울=뉴스1) =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이 지난 2일 충북 오송 질병관리청에서 코로나19 중앙사고수습본부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질병관리청 제공) 2023.8.2/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코로나19 재유행 우려가 커지면서 죽쑤던 진단키트주들은 주가가 급등하고 있다. 코로나19 치명률이 낮아지긴 했지만, 이전 팬데믹 공포가 남아있는 상태다. 주변 감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마스크를 쓰고, 선제적인 진단을 통해 먼저 감염 여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진단키트 매출이 증가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진다.

진단키트주들이 코로나 팬데믹 시절 대비 주가가 빠질만큼 빠져 바닥권이라는 것도 투자심리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대표 진단키트주였던 씨젠의 경우 2020년 8월10일 찍은 최고가(16만1926원, 수정주가 기준) 대비 이날 종가(2만5200원)가 6분의 1 수준이다. 인트론바이오도 2021년 1월5일 최고가(3만4500원) 대비 이날 종가(6120원)가 5분의 1수준에 불과하다.

주가 뿐 아니라 실적도 같이 줄었다. 진단키트주 대부분이 코로나19 시절에는 국내 뿐 아니라 해외 수출까지 늘어나면서 실적과 주가가 모두 우상향하는 성장주였다. 그러나 엔데믹 시절을 맞으면서 처지가 달라졌다.

씨젠의 지난 1분기 매출액은 9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0% 줄었고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해 138억원 손실을 기록했다.인트론바이오와 휴마시스, 에스디바이오센서 모두 올해 1분기 영업적자를 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재확산되더라도 이전과 같은 팬데믹이 오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실적이 더 이상 나빠질 수 없다는 점, 다른 진단사업 매출은 정상화되고 있다는 점이 유일한 희망이다.

김충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씨젠의 코로나19 진단키트 매출은 지난해 1분기 3212억원에서 올 1분기 133억원까지 하락했고 매출 비중도 같은 기간 86%에서 20%로 크게 줄었다"며 "코로나 감소가 실적에 미치는 약영향이 줄어들 것이고, 코로나 키트를 제외한 일반 진단 사업부문 매출이 정상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소연 기자 nicksy@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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