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불안 조속히 해소”… 부실 추가 적발 땐 ‘막대한 파장’ [철근 빠진 아파트]
尹지시 사흘 만에 조사계획·일정 발표
2017년 이전 준공된 단지는 조사 배제
국토부, 점검결과 따라 대상 확대 검토
LH, 시공·감리업체 대표들과 긴급회의
부실시공 묵인 금지·안전 확보 등 강조
정부가 국민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무량판 구조를 적용한 민간 아파트 293개 단지 전수조사 일정을 최대한 앞당기기로 했다. 지하주차장 외에 주거동까지 점검 대상에 포함하기로 하면서 향후 조사 결과에 따라 막대한 파장이 뒤따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기둥 보강 공사 지하 주차장 무량판 구조 기둥 일부에 철근이 빠진 것으로 확인된 경기 오산시의 한 LH 아파트에서 3일 보강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무량판 구조를 적용한 293개 단지 전수조사를 다음 달까지 끝내겠다고 밝혔다. 작은 사진은 보강 공사가 완료된 한 단지의 기둥 모습. 오산=연합뉴스·한국토지주택공사 제공 |
정부가 전수조사 대상을 확대하고, 일정을 앞당긴 것은 이번 사태가 사회 전반으로 확산하며 국민 불안이 가중되는 상황을 감안한 조치다. 국토부가 밝힌 조사 대상은 무량판 구조가 적용된 민간 아파트 중 아직 시공 중인 단지(105개)를 포함해 2017년 이후 준공된 단지 293곳이다. 2017년 이전에 준공한 단지는 무량판 구조 부분을 포함해 정밀안전점검을 이미 거쳤기 때문에 전수조사에서 배제했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아파트 등 공동주택은 시설물안전특별법에 따라 의무적으로 2∼4년 주기로 정밀안전점검을 받아야 한다. 국토부는 이번 조사 결과에 따라 2017년 이전에 지어진 단지까지 조사를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이번 조사에는 지하주차장 외에 주거동 등 다른 시설에 무량판 구조가 적용된 105개 단지도 포함됐다. 주거동에만 사용한 단지가 74개, 주거동과 지하주차장에 함께 무량판 구조를 쓴 단지는 31개다. 이밖에 주민공동시설 등 기타 건물에 무량판 구조를 쓴 단지 4곳도 점검에 들어간다.
주거동에서 철근 누락 등 부실시공이 발견될 경우 앞선 LH 발주 아파트 때보다 훨씬 더 막대한 파장이 예상된다. 무량판 구조 주거동에는 이미 15만가구가 거주하고 있고, 현재 공사 중인 무량판 주거동도 10만가구 규모에 달한다.
정부는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국민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다음달까지 전수조사를 마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LH 조사에서는 3개월에 거쳐 91개 단지에 대한 안전점검에 나섰지만, 이번에는 인력 등 역량을 총동원해 두 달 안에 조사를 마무리하겠다는 것이다.
LH 발주 단지 중 철근 누락이 확인된 15개 단지에 대한 사후조치와 이번 민간 아파트 조사 과정에서 얼마나 공정성과 투명성이 담보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린다. 문제가 된 LH 단지 중 상당수에서 시공·감리사에 LH 퇴직자가 근무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전관 특혜 의혹이 불거진 상황이다.
김오진 국토부 1차관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입주민이 원하는 경우 추가 정밀안전점검을 실시해 안전에 대한 한 치의 우려도 남기지 않겠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잇따른 부실시공 등에 대한 종합적인 대책마련을 위해 오는 10월 중 ‘건설업계 이권 카르텔 혁파방안’을 내놓겠다고 발표했다. 이번에 문제가 된 무량판 구조는 특수구조물에 포함시켜 관리를 강화할 방침이다.
한편 LH는 전날 임원과 지역 본부장을 중심으로 반카르텔 대책회의를 개최한 데 이어 이날은 ‘철근 누락’ 15개 단지의 시공사, 감리사와 긴급회의를 열고 대책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는 이한준 LH 사장을 비롯해 부사장, 공공주택사업본부장, 건설안전기술본부장 등 경영진과 15개 단지 시공사와 감리사 대표가 참석했다.
LH는 입주민의 불안감과 불신을 조속히 해소하기 위해 시공·감리업체의 유기적인 협력체계 구축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건설 이권 카르텔 타파 동참 △부실시공 묵인 및 타협 금지 △품질·안전 확보 등 기술혁신을 당부했다.
박세준 기자 3j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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