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스트림 급 그래픽 카드 고른다면, '성능만큼 VRAM 용량도 따져야'

2023. 8. 3.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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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월 출시된 게임 ‘호그와트 레거시’는 게이머들에게 비디오 메모리의 중요성을 잘 각인시켜 준 게임이다. 통상적으로 게임 성능은 그래픽 연산을 처리하는 주요 장치인 GPU(Graphics Processing Unit)의 성능이 결정하며, 비디오 메모리는 해상도나 추가 효과를 줄 때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본다. 하지만 호그와트 레거시는 콘솔 기반 게임을 PC로 옮겨온 구성이어서 최적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그 결과 GPU 성능보다 비디오 메모리가 더 많이 필요하게 됐다. GPU 성능이 더 높은 그래픽 카드를 사용해도 비디오 메모리가 부족해 제성능을 낼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출처=엔비디아

이로 인해 엔비디아 RTX 3060 12GB가 41프레임이 나오는 조건에서 한 단계 위 제품인 3060 Ti 8GB는 35프레임에 그쳤고, 그보다 더 상위 단계인 RTX 3070 Ti 8GB도 38프레임에 그쳤다. 일차적인 원인은 게임을 최적화하지 않고 내놓은 게임사에 있지만, 게이머들 입장에서도 성능만큼 비디오 메모리도 중요하게 보아야 한다는 교훈을 남겼다. 그리고 최근에는 그래픽 카드 제조사들도 이런 현상을 의식해 주력 제품군에 비디오 메모리를 보강한 그래픽 카드들을 선보이고 있다.

비디오 메모리, 어떤 기능과 관련돼 있나?

비디오 메모리는 VRAM(비디오 랜덤 액세스 메모리)의 줄임말로, 픽셀 및 기타 그래픽 데이터를 컴퓨터 모니터에 화상 화하기 전에 저장하는 전용 메모리 장치다. 사용자가 용량을 추가하거나 변경할 수 있는 RAM(랜덤 액세스 메모리)과는 다르게 그래픽 카드의 GPU에 고정되어 출하된다.

작업관리자에서 성능으로 이동한 다음, 그래픽 카드를 선택하면 아래 ‘전용 GPU 메모리’ 항목에서 내 그래픽 카드의 VRAM을 알 수 있다 / 출처=IT동아

따라서 제조사는 GPU의 성능을 고려해 적절한 VRAM 용량을 탑재한다. 보급형인 RTX 3050이나 RX 6400 같은 제품은 보통 4GB를 탑재하고, RTX 3060 Ti나 RX 7600 등의 메인스트림 급이 8GB, RTX 3080 등의 퍼포먼스 급이 10~16GB, RTX 4090 혹은 RX 7900 XTX 등의 하이엔드 그래픽 카드가 20~24GB를 탑재하는 식이다.

VRAM 용량이 중요한 이유는 VRAM 용량이 게임 그래픽 성능의 상한선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RTX 3050 4GB를 사용한다고 가정할 때, 이 환경에서 설정할 수 있는 최대 성능은 VRAM 4GB까지다. 해상도를 FHD 최고 설정에 4GB가 소요된다면, QHD로 올렸을 때 GPU가 QHD에 최고 성능을 낼 수 있어도 옵션을 낮춰야 한다.

VRAM 용량이 많으면 원하는 그래픽 설정을 적용할 때 훨씬 자유롭다 / 출처=IT동아

대다수 그래픽 카드는 GPU 성능에 맞춰 VRAM을 탑재하므로 이 상한선에 발목을 잡힐 일이 드물지만, 최근 콘솔에서 PC로 이식하는 종류의 게임들은 고해상도 텍스쳐 적용에 따른 VRAM 사용량이 높기 때문에 문제가 될 수 있다. 앞서 호그와트 레거시에서 GPU 성능이 낮아도 VRAM 용량이 더 큰 그래픽 카드에서 성능이 잘 나온 이유도 VRAM의 상한선에 따른 제약 때문이었다. 콘솔에서 PC로 이식한 장르의 게임을 선호한다면 앞으로 GPU 성능보다 VRAM 용량에 더 신경을 써야 한다.

아울러 영상 편집 측면에서도 GPU 성능보다는 VRAM 용량이 높은 제품이 유리하다. 영상 및 3D 렌더링 작업 효율은 CPU의 처리 속도에 달렸는데, 작업을 유지하는 성능은 그래픽 카드의 VRAM에 달렸다. FHD 영상만 하더라도 기본적으로 1~2GB의 VRAM이 소요되고, 4K 해상도에 조금만 효과를 주면 곧바로 8~10GB를 초과한다. 즉 100만 원대에 10GB VRAM을 갖춘 제품보다 50만 원대에 16GB VRAM을 갖춘 제품이 영상 작업에 더 효율적일 수 있다.

인텔 아크 시리즈, 무난한 성능과 여유로운 VRAM

인텔 아크 A770 D6 16GB, 256비트 16GB GDDR6 메모리를 탑재하고 있다 / 출처=IT동아

금액 대비 비디오 메모리 용량이 가장 넉넉한 제품은 인텔 아크 A770 D6 16GB, 그리고 인텔 아크 A750 D6 8GB 두 제품이다. 이중 상위 제품인 A770의 경우 40만 원대 중반의 메인스트림 급 그래픽 카드임에도 VRAM 용량은 16GB에 달한다. 150~170만 원대인 RTX 4080이 16GB, 라데온 RX 7900 XT가 20GB라는 점을 고려하면 가격 대비 VRAM 용량이 매우 큰 편이다. 그나마 엔비디아 RTX 4060 Ti에 16GB VRAM 모델이 있지만 가격대가 약 60~70만 원대에 형성될 예정이라 비교가 어렵다.

A770 및 A750처럼 GPU의 실사용 성능보다 그래픽 메모리가 많으면 우선 게임 성능 설정에서 여유롭다. 특히 호그와트 레거시처럼 콘솔에서 PC로 이식한 게임이라면 동급의 라인업 및 가격대 제품보다 안정적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성능은 A770이 엔비디아 RTX 3060 Ti와 비슷하며, A750이 RTX 3060과 비슷하다. 가격은 A770이 46만 원대, A750이 35만 원대로 엔비디아나 AMD 그래픽 카드에 비하면 저렴한 편이다.

AMD, RX 6700 XT 12GB 재출시로 가성비 더해

AMD 라데온 RX 6700 XT, 192비트 12GB GDDR6 메모리를 탑재하고 있다 / 출처=IT동아

AMD는 작년 11월 RDNA 3 아키텍처 기반의 RX 7000 시리즈 그래픽 카드를 공개하고, 최근 메인스트림 라인업인 라데온 RX 7600을 공개하는 등 꾸준히 라인업을 확충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가격대 성능비와 높은 VRAM을 모두 필요로 하는 소비자 수요에 대응하고자 지난 21년 3월 출시되었던 RX 6700 XT를 최근 재출시했다. RX 6700 XT는 이전 세대 제품이지만 엔비디아 RTX 3060 Ti에 가까운 성능을 제공해 FHD는 물론 QHD(2560x1440) 해상도 게이밍에서도 무난한 성능을 제공한다.

특히나 엔비디아 RTX 4060 라인업을 염두에 두고 있다면 RX 6700 XT를 선택하는 것이 훨씬 현명하다. 엔비디아의 메인스트림 급 그래픽 카드인 RTX 4060은 현재 4060 8GB, 4060 Ti 8GB 제품이 각각 출시돼 있고, 지난 7월에 조용히 RTX 4060 Ti 16GB가 추가됐다. 하지만 이 제품군은 모두 메모리 버스가 이전 세대의 절반인 128비트에 불과해 실사용 성능에 제약을 많이 받는다. 이로 인해 RTX 4060의 성능은 일부 구간에서 RTX 3060 Ti보다 떨어져 논란이 되고 있다.

메인스트림 급 그래픽 카드의 가격 및 성능 비교, 가장 GPU 성능이 높은 엔비디아 RTX 4060은 VRAM이 8GB 128비트에 불과해 실질 성능이 가장 떨어진다 / 출처=다나와

하지만 가격은 RTX 4060이 45~50만 원대, 3060 Ti가 50~54만 원대인데 반해, RX 6700 XT는 38만 9천 원대다. 사용 성능에서 RX 6700 XT가 3060 Ti와 비슷하고, 메모리는 12GB로 조금 더 높기 때문에 훨씬 경제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 또한 출시한 지 시일이 지나 드라이버 완성도도 갖춰진 상황이다.

VRAM 용량, GPU 성능 구분만큼 중요해져

몇 년전 출시되던 게임들은 GPU 성능에 비례해 VRAM을 소모하는 편이었지만, 최근의 게임들은 GPU 성능보다 훨씬 더 VRAM을 많이 필요로 한다. 고해상도 텍스쳐를 많이 활용하면 GPU 자원이 부족해도 상대적으로 영상미를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게이밍 모니터들 역시 FHD에서 QHD 혹은 4K 해상도로 조금씩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메인스트림 급 그래픽 카드의 성능도 상향 평준화하면서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VRAM 용량도 상대적으로 늘고 있다.

제조사들 역시 이런 흐름을 고려해 인텔 A770 16GB이나 AMD RX 6700 XT 12GB처럼 GPU 성능보다 VRAM 용량을 더 높인 제품을 내놓고 있으니, 가격보다 효율성이라면 이런 라인업 제품을 고려하는 게 좋다. 특히 VRAM 용량이 높으면 장기적으로 VRAM 용량이 부족할 일도 적기 때문에 더 오랫동안 장치를 운용할 수 있다.

동아닷컴 IT전문 남시현 기자 (s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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