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특산품 망고될 판”...한반도, 사계절 버리고 아열대 됐다

김정환 기자(flame@mk.co.kr), 이희조 기자(love@mk.co.kr) 2023. 8. 3.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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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농진청 작목재배 데이터 분석
파파야·바나나·용과 등
3년새 아열대작물 3배 급증
경남에선 파인애플도 재배 시작
커피생산 급증에 전남 카페 창업률 1위
[사진 = 픽사베이]
올 여름 체감온도가 40도에 육박하는 ‘극한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급격한 기후 변화로 최근 3년간 국내 아열대 작물 생산량이 3배나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3일 매일경제가 농촌진흥청의 아열대 작목 재배 데이터를 전수 분석한 결과, 망고, 파파야, 바나나, 커피를 비롯한 18개 아열대 작물의 재배 면적은 관련 조사가 시작된 2019년 303ha(헥타르·1ha=1만㎡)에서 지난해 333ha로 9.9% 늘었다.

불과 3년 새 축구장 43개 넓이(30ha)의 아열대 작물 재배지가 생겨난 셈이다. 같은 기간 아열대 작물 생산량은 5575t에서 1만4600t으로 2.6배 급증했다.

농진청 관계자는 “한반도가 아열대화하는 흐름이 빨라졌다”며 “종전 열대지방에서 재배되던 작목들이 국내에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1970년대 12.1℃였던 국내 평균 기온은 2020년대 들어 13.1℃로 올랐다. 평균 최고 기온은 1970년대 17.7℃에서 2020년대 18.6℃까지 상승했다.

고온 현상에 열대 작목인 커피, 망고, 용과(드래곤프루트), 파인애플, 파파야 등 생산량은 단기간에 급증했다.

최근 3년새 커피 생산량은 4.8t에서 659.7t으로 무려 137배 폭증했다. 망고는 399.3t에서 8695.8t으로 22배 늘었다. 열대 과일인 용과는 지난해 강원도에서, 파인애플은 경상남도에서 생산되기 시작됐다. 경기와 인천에서도 망고를 키우는 농가가 등장했다.

특히 고온 다습한 환경에서 자라는 커피는 연중 기온이 5℃ 이하로 떨어지면 안되는 대표 열대 작목이지만 전라남도를 중심으로 빠르게 시설 농가가 확산되고 있다. 전남 농업기술원에 따르면 전남 지역 커피 재배면적은(4.7ha)은 지난해 전국 재배면적의 49.5%에 달하며 국내 대표 산지로 자리 잡았다.

최근에는 헤이즐넛 커피 생산지까지 조성되고 있다. 수입 커피의 경우 생산에서 소비까지 8개월 이상 걸리는 반면 전남에서는 산지에서 직접 로스팅한 고품질 커피가 나오며 입소문을 타고 커피음료점도 덩달아 늘고 있는 추세다. 국세청 법인설립 데이터 분석 결과 올해 4월 기준 전남 커피숍(3767곳)은 1년 새 11.1% 증가해 전국에서 가장 창업률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성재훈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한반도가 급속히 아열대화하며 이미 사과 산지는 대구에서 강원도로, 감귤 산지는 제주에서 나주로 이동했다”며 “급격한 기후 변화에 피해가 커지지 않도록 체계적인 작목 전환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주로 가뭄 대응에 맞춰졌던 저수지·보 관리 체계도 홍수 예방에 무게를 두고 관리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 기온과 수온이 높아지면서 빈번해진 자연재해로 경제적 피해가 막심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환경부는 2012~2021년까지 폭우, 폭염, 한파 등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3조7000억원에 달한다고 분석했다. 정부는 재해 복구 비용은 손실 규모의 2~3배에 달한 것으로 추정됐다.

한국의 온난화 속도는 세계와 비교해서도 빠른 편이다. 1912~2020년간 국내 기온은 1.6℃ 올라 세계 평균(1.09℃)보다 훨씬 빠르게 상승했다. 표층 수온은 1968~2017년 기간 1.23℃ 올랐다. 세계 평균(0.48℃)의 2.6배에 달하는 속도다. 1989~2018년 연간 해수면 상승폭은 2.97㎜로 역시 세계 평균(1.7㎜)보다 1.2㎜가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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