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典여담] 物極必反 <물극필반>

이규화 2023. 8. 3.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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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 물, 다할 극, 반드시 필, 돌이킬 반.

물극필반.

당서(唐書)에 물극필반 얘기가 나온다.

무후의 사례는 자연과 인간사의 물극필반을 잘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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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 물, 다할 극, 반드시 필, 돌이킬 반. 물극필반. 사물은 극에 달하면 반드시 반전한다는 말이다. 달이 차면 기운다(월영즉식, 月盈則食)는 속담도 있다. 천자문 세 번째 구절인 해와 달도 차면 기운다는 일월영측(日月盈측)도 같은 의미다. 자연의 모든 유기체는 흥망성쇠(興亡盛衰)한다. 인간사도 마찬가지다. 정점이 영원히 유지될 순 없다.

당서(唐書)에 물극필반 얘기가 나온다. 당 고종이 죽은 뒤 중종이 어린 나이에 즉위하자 측천무후가 섭정을 했다. 무후는 중종이 친정(親政)을 할 수 있는 나이가 되었는데도 여전히 섭정의 자리에서 물러나지 않았다. 대신 소안환(蘇安桓)이 상소를 올렸다. 그는 "무후께서는 아직까지는 섭정의 자리에 계시지만, 사물이 극에 달하면 반드시 반전하고, 그릇도 가득차면 넘친다(物極必反 器滿則傾)는 이치를 아셔야 합니다"라며 무후의 퇴진을 권했다.

아들들을 번갈아 제위에 올렸다 폐위를 일삼고 죽이기까지 한 무후가 그 말을 들을 리 없다. 무후는 이(李)씨 왕조를 무(武)씨 왕조로 바꾸려했던 여걸이었다. 그러나 그녀도 노화와 죽음을 막을 순 없었다. 무후의 사례는 자연과 인간사의 물극필반을 잘 보여준다. 노자 '도덕경'에도 비슷한 말이 나온다. 만물은 장성했다가 쇠퇴하기 마련이라는 뜻의 물장즉노(物壯則老)가 있다. 열흘 붉은 꽃이 없듯이 꽃은 반드시 시들 수밖에 없다는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란 말도 자연과 인간사의 성함과 쇠함의 순리를 말하고 있다.

요즘 자연 현상으로 눈을 돌려보면, 폭염이 정점을 지나고 있다. 습도까지 높아 한증막이다. 그러나 제 아무리 열기가 기승을 부려도 절기를 이길 순 없다. 나흘 후 8일이 입추(立秋)다. 힘들고 짜증나도 선선한 가을을 기대하며 이 가마솥 더위를 이겨내야겠다. 물극필반, 사람의 일이든 자연 현상이든 이 이치를 벗어날 순 없다.

이규화 논설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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