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사진 속 이슈人] `쿠데타` 니제르서 탈출 엑소더스, 프랑스인 등 수백명 본국으로
쿠데타를 일으킨 니제르 군부 세력이 일부 접경국의 국경을 다시 개방하면서 일부 유럽국 국민들의 탈출 행렬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2일(현지시간) AFP 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니제르 군부는 전날 밤 나이지리아를 제외한 5개 접경국과 육지와 상공의 국경을 다시 열었습니다. 니제르 군부 대변인인 아마두 아브드라만 공군 대령은 전날 국영 TV에서 "알제리, 부르키나파소, 말리, 리비아, 차드의 육지와 상공의 국경이 오늘, 2023년 8월 1일부터 다시 개방된다"고 밝혔습니다. 니제르 군부가 지난달 26일 모함메드 바줌 대통령을 억류하고 쿠데타를 일으킨 이후 니제르 영공과 국경을 폐쇄한 지 근 1주일 만입니다.
이에 미국과 프랑스 등은 니제르 내 자국민 대피를 서두르고 있습니다. 니제르 니아메 국제공항에서 12명의 아기를 포함해 262명을 태우고 이륙한 프랑스 국적기 2편이 이날 새벽 파리 샤를 드골 공항에 도착했습니다. 대부분이 프랑스 국적이며 나이지리아와 포르투갈, 벨기에, 에티오피아, 레바논, 인도 국적자도 일부 포함됐습니다.
프랑스 외교부 관계자는 "니제르 영공 폐쇄로 쿠데타 군부와 항공편 대피를 조율했으나 바줌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지는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이날 첫 항공편으로 파리에 도착한 버나드씨는 AFP 통신에 "니아메에 특별히 긴장감은 감지되지 않고 있다"며 "시민들은 일상생활을 영위하고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이날 니아메 국제공항 주변에는 항공편으로 대피하려는 프랑스인 등 수백 명의 행렬이 대기 중이라고 AP 통신이 전했습니다. 현재 니제르에 주재하는 프랑스 국민은 2022년 기준 1200명 미만입니다. 다만 휴가철이 시작되면서 수백명이 니제르에서 출국해 현재는 600명 안팎이 남아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미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 민간인 21명을 포함해 99명을 태우고 니제르를 출발한 이탈리아 군용기도 이날 새벽 로마에 착륙했습니다. 미국 국무부는 이날 니제르 수도 니아메에 있는 자국 대사관에서 비상인력이 아닌 직원과 가족을 출국하도록 하는 부분 대피령을 내렸다고 밝혔습니다. 스페인은 자국민 대피 작전 방침을 밝혔고, 독일은 현지 자국민에게 프랑스 항공편으로 귀국을 권고했습니다.
프랑스와 이탈리아, 독일 등은 미국과 함께 세계 7대 우라늄 생산국인 니제르에 군사 훈련 및 이슬람 무장세력 소탕 등을 이유로 군대를 파병하고 있습니다. 다만 이들 국가의 군대가 니제르에서 철수한다는 발표는 아직 없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쿠데타 수장인 압두라흐마네 티아니 대통령 경호실장은 민주주의 정권 전복을 멈추라는 주변국 요청을 공개적으로 일축했습니다. 쿠데타 주체인 이른바 '조국수호국민회의'(CNSP)를 이끄는 티아니 경호실장은 이날 텔레비전 연설을 통해 "그 어디에서 오더라도 그 어떠한 위협에도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니제르 독립기념일을 하루 앞두고 한 이날 연설에서 "니제르 내정에 대한 어떠한 간섭도 거부한다"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앞서 지난달 30일 서아프리카 15개국 연합체인 서아프리카경제공동체(ECOWAS)는 일주일 내에 모하메드 바줌 정권을 복원하지 않으면 무력 사용을 승인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회원국 국방장관들은 무력 사용 결의 시한이 임박한 이달 2∼4일 나이지리아 아부자에 총집결해 대책 수립에 들어갑니다. 미국과 프랑스 등 서방국들은 ECOWAS의 입장을 전폭적으로 지지하고 있습니다.
티아니 경호실장은 ECOWAS가 쿠데타에 책임을 물어 부과한 제재도 무시했습니다. 그는 "제재가 냉소적이고 대단히 부당하다"며 "이는 니제르 국방·치안력에 굴욕감을 주고 나라를 통치불능에 빠뜨리려고 설계된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CNSP는 제재를 전면적으로 거부한다"고 밝혔습니다. 서방은 이 같은 입장에 상당한 불안을 느끼고 있습니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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