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보증금 돌려달라"… 임차권등기 5000건 넘겨 ‘최고’

이종배 2023. 8. 3.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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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전세 보증금을 제때 돌려받지 못해 법원에 임차권등기명령을 신청한 건수가 5000건을 넘어서며 또다시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2년전 고점에 체결한 전세계약이 하반기부터 순차적으로 만기가 돌아오면서 임차권등기 신청도 폭증하는 모양새다.

3일 법원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집합건물의 임차권등기명령 신청 건수는 5409건으로 전달 대비 29% 증가했다.

집합건물 임차권등기명령 신청 건수는 5월 이후 매달 최고 기록을 갈아 치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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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임차권등기명령 신청 5409건
3개월째 매달 최고 기록 갈아치워
하반기 전세계약 만기 코앞인데
고점 대비 전세가격 회복 안돼
지난달 전세 보증금을 제때 돌려받지 못해 법원에 임차권등기명령을 신청한 건수가 5000건을 넘어서며 또다시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2년전 고점에 체결한 전세계약이 하반기부터 순차적으로 만기가 돌아오면서 임차권등기 신청도 폭증하는 모양새다.

3일 법원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집합건물의 임차권등기명령 신청 건수는 5409건으로 전달 대비 29% 증가했다. 이는 월별 기준으로 또다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집합건물 임차권등기명령 신청 건수는 5월 이후 매달 최고 기록을 갈아 치우고 있다. 5월 3670건에서 6월에는 4194건으로 4000건을 넘어섰고, 7월에 5000건마저 돌파한 것이다.

시도별로 보면 수도권에서 보증금을 받지 못한 세입자가 계속 늘고 있다. 임차권등기명령 신청 건수가 서울은 6월 1422건에서 7월 1857건으로 30.6% 늘었다. 이어 경기도는 1144건에서 1449건으로 26.7%, 인천은 954건에서 1205건으로 26.3% 증가했다.

전달 대비 가장 많이 늘어난 곳은 충북이다. 6월 13건에서 7월 57건으로 4배 이상 폭증했다.

현장에서는 여전히 보증금을 제 때 돌려주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강서구 화곡동 K 중개업소 관계자는 "전세가격이 최근 들어 상승했더라도 여전히 2년 전 체결한 가격에 80% 밖에 안된다"며 "빌라의 경우 전세 수요가 씨가 마르면서 상황이 더 심각하다"고 말했다.

실제, 한국부동산원 월별 통계를 보면 올 상반기 전셋값 하락폭이 이미 작년 연간 낙폭에 근접하거나 추월했다. 지난 1월부터 6월까지 전국 주택 전세가격은 6.18% 떨어졌는데 작년 연간 하락폭(-5.56%)을 이미 추월했다.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은 작년 한해 동안 8.69% 폭락했는데 올 상반기에 이미 8.69% 떨어져 지난해 낙폭에 근접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19일부터 집주인 동의 없어 세입자가 임차권등기를 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이 개정된 것도 신청건수 급증의 요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에 따르면 서울에서 발생한 전세 보증금 사고 금액은 지난 6월 1381억6000만원에 이른다. 올 상반기 기준으로 서울에서만 5628억원 규모의 보증금을 세입자들이 돌려받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 기준으로 지난 1월부터 6월까지 보증사고 금액은 약 1조8525억원이다.

전문가들은 전셋값이 하반기 들어 다소 회복되고 있고, 보증금 반환대출 규제가 완화 됐지만 역전세난을 차단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여전히 고점에 계약된 전세가격과 지금의 전세가격 격차가 크다"며 "전세가격이 회복해도 갭을 줄여줄 뿐 역전세난 발생 가능성을 차단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 "역전세난은 올해 4·4분기에 피크를 찍고,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단, 가격 추가 급락과 거래 절벽 등이 동시에 일어나는 '대란' 수준은 아닐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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