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혁신기업] 기업·인력 중매… AI교육까지 가려운 곳 긁어주는 SW명장들

윤선영 2023. 8. 3. 18:1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두들린, 채용관리 솔루션 '그리팅' 운영
지원자 스펙·경력 절차 간소화
알고리즘랩스, 기업 AI 활용 3년째 2%대 '저조'
앱 제작·개발 등 대중화에 앞장
두들린은 채용 관리 솔루션을 제공하며 기업의 채용 경쟁력 강화를 돕고 있다. 사진은 두들린 직원들의 모습. 두들린 제공
이태규 두들린 대표. 두들린 제공
두들린이 채용 관리 솔루션 '그리팅'으로 기업의 채용 경쟁력 강화를 돕고 있다. 두들린 홈페이지 캡처
손진호 알고리즘랩스 대표. 알고리즘랩스 제공
알고리즘랩스는 AI(인공지능) 개발·교육 역량을 활용해 기업들의 성공적인 디지털혁신을 돕는다. 알고리즘랩스 제공

기업 조직 맞춤솔루션 제공하는 '두들린·알고리즘랩스'

세상이 바뀌는 속도가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새로운 기술의 등장은 물론이고 전 산업 분야에서 기업의 성장 속도도 가파르다. 총성 없는 전쟁 속에서 받아들여야 할 정보는 많고 시간과 전문 인력은 부족하다. 기업에서 조직·인력 관리 수요가 커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HR(인적자원 관리) 테크 기업들은 이 틈을 파고들어 각 기업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고 있다.

복잡하고 오랜 시간이 걸리는 절차를 솔루션 하나로 해결한다. 이를 통해 각 기업은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업무를 자동화하고 업무 효율을 높인다. HR 테크 기업은 단순한 솔루션 제공에 그치지 않고, 각 기업이 새로운 사업 기회를 잡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전략적 동반자 역할을 하고 있다.

◇사이트 제작, 이력서 관리부터 면접까지 한 번에…채용 문화 바꾸는 '두들린'

평생 직장은 옛말. 언제든 나가고 들어오는'대이직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기업들은 정기 채용과 수시·상시 채용을 함께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화려한 스펙과 비슷한 경력 사이에서 회사에 딱 맞는 인재를 찾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또 수많은 지원자들과의 면접 일정을 일일이 관리하는 것도 벅차다. 두들린은 기업용 채용관리 솔루션 '그리팅'으로 기업이 채용 과정에서 겪는 여러 복잡한 절차를 간소화하고 체계적인 프로세스를 수립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태규 두들린 대표는 '채용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건강한 채용 문화를 만들고 사회에 기여하겠다'는 포부로 창업에 도전했다. 그는 "모두가 공부를 열심히 해서 좋은 대학을 가려고 하고 또 좋은 학점 받고 좋은 직장을 가려고 하는데 그 관문인 취업 과정에 여러 문제가 있다는 생각을 창업 이전부터 해 왔다"며 "국내에는 누구나 떠올리는 몇 개의 대표적인 채용 플랫폼 말고도 개발자, 마케팅 전용 등 직군별로 플랫폼이 잘게 쪼개져 있다. 또 채용 과정에서 얻게 된 데이터 역시 하나하나 취합해야 해 누락과 실수가 많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두들린 창업 전 SW 인재 양성 프로그램 'SW마에스트로' 10기에 지원했다. 그곳에서 공동 설립자인 서동민 두들린 CTO(최고기술책임자)를 만났다. 당초에는 창업할 생각이 없었지만 서 CTO와 SW마에스트로에서 한 팀으로 활동하며 채용과 관련한 프로젝트 결과물을 내놨고 이에 기반해 두들린을 설립했다.

현재 두들린은 LG디스플레이, 넥슨, 카카오게임즈 등 약 4000개 기업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기업들은 '그리팅'을 이용해 채용 사이트를 제작하고 지원자 이력서를 통합 관리한다.

채용 담당자는 메일 폭탄을 받을 일도 없고 경영진과 하나의 솔루션 안에서 각자의 판단을 공유하는 협업 방식으로 지원자를 평가하고 면접 일정을 조율할 수 있다. 여기에 채용 데이터 분석까지 제공하는 등 모집과 합격의 전 과정을 망라해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셈이다. 이 대표는 "보통 채용 담당자가 채용 사이트까지 제작하기는 쉽지 않다. 사이트를 만들기 위해서는 개발자가 필요한데 HR과 개발은 다소 거리가 있지 않나"라며 "'그리팅'을 활용하면 원하는 인재상까지 반영 가능한 채용 사이트를 손쉽게 제작할 수 있고 번거로운 의사소통 과정도 생략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지원자 입장에서도 기업과 양방향 소통이 가능하고 채용 페이지별 회원가입 등 별도의 절차 없이 간편 지원을 할 수 있어 편리하다. 지난해 7월부터 올해 6월까지 최근 1년간 '그리팅'을 통한 입사 지원자 수는 63만2000명에 달한다.

이 대표는 코딩테스트를 연동하거나 편의성을 높이는 등 서비스 고도화 방안을 다각도로 모색하고 있다. 당분간은 국내 시장에 집중할 예정이지만 향후 미국 등 글로벌 진출도 고려한다. 두들린은 올해 2월 106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며 누적 투자액 159억원을 돌파했다. 이 대표는 "취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각종 아쉬움과 채용하는 입장에서 중요한 것들을 놓치는 불편함을 잘 풀어주는 솔루션을 만들고 싶다"며 "'채용 문화를 바꾸겠다'는 회사의 미션과 창업 당시 했던 문제 제기를 언제나 잃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코딩 몰라도 아이디어 하나로 AI 모델 제작·제품 상용화까지 '알고리즘랩스'

챗GPT 등장 이후 AI(인공지능) 개발 경쟁이 국가 간 패권 다툼으로 치닫고 있다. 첨단 기술은 한 나라의 경제와 안보까지 좌우하는 전략 자산이다. AI 기술은 그만큼 국가 차원에서 챙겨야 할 중요 과제가 됐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중요도에 비해 AI 활용도가 극심하게 떨어지고 있어 이를 시급히 해결해야 한다는 게 손진호 알고리즘랩스 대표의 설명이다.

실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에서 공개한 '2022년 정보화통계집·정보화통계조사'를 보면 국내 기업의 AI 활용도는 2019년 2.5%, 2020년 2.7%, 2021년 2.7%로 3년째 큰 변화가 없다. 손 대표는 문제를 해결하려면 기술자 중심의 AI 도입 프로세스를 현업 담당자 중심의 프로세스로 혁신해야 한다고 보고 창업에 나섰다.

손 대표는 SW마에스트로 제7기로 지난 2016년 알고리즘랩스를 창업했다. 이후 머신러닝, 딥러닝, LLM(거대언어모델) 같은 AI 기술을 개인·기업 고객이 충분히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교육부터 솔루션까지 시장에 보급하고 있다. 사전 지식이 없는 비전공자도 AI를 5일 안에 이해하고 본인의 업무에 필요한 AI 기획서를 도출할 수 있는 '노코드 중심의 AI 활용 교육 서비스', AI 애플리케이션을 즉시 제작할 수 있는 솔루션 'AI 캔버스'가 대표적이다. 손 대표는 "현업 담당자를 주요 고객으로 정하고 어떤 기술적·교육적 요소가 필요한지를 고민하고 연구개발했다"면서 "쉽게 배울 수 없는 기술이나 지식이지만 세상이 변화하는 과정에서 중요도가 커지는 분야라면 새로운 방식의 지식 전달과 솔루션이 필요한데 내가 이를 해결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올해 1월 산업통상자원부 등 정부부처에서 발표한 'AI 산업 내재화 전략'에 따르면 기업 전반에 AI를 확대·보급하기 위해서는 엑셀 수준의 난이도로 AI를 개발하고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손 대표는 노코드 중심의 AI 도입이 기업 DX(디지털전환)의 핵심이라고 여기고 있다. 손 대표는 "AI 과제는 현장의 고충으로부터 출발하지만 이는 주로 비기술자인 현업 담당자가 겪는다. 이로 인해 문제 해결을 위한 기술 지식을 담당자에게 온전히 전달하는 것은 쉽지 않다"며 "이때 노코드 AI 중심의 교육·솔루션을 도입하면 발굴·수행할 수 있는 과제의 수가 파격적으로 증가한다"고 전했다.

현재 LG, 현대, KT, 미래에셋 등 국내 100여개 기업이 알고리즘랩스의 솔루션을 활용하고 있다.

손 대표는 "알고리즘랩스는 기업 현장에 있는 실무자에게 어떤 AI 니즈가 있는지를 가장 깊게, 많이 파악하고 있다"며 "'AI 기술의 대중화'라는 회사의 비전이 추상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지만 누구보다 빨리, 또 창업 이후 꾸준히 도전해 구체적인 제품으로 형상화했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관련 기술을 잘 모르던 사람도 AI를 충분히 쉽게 사용하는 것은 물론 아주 세세한 업무에도 도입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밝혔다. 이를 토대로 현재 2~3%에 불과한 AI 도입률을 20~30% 수준으로, 더 나아가 99%까지 끌어올리는 환경을 만드는 게 목표다. 손 대표는 "많은 기업들이 AI를 도입할 인프라는 갖췄으나 정말 필요한 AI 과제를 도출·실행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낀다"며 "누구도 기술로부터 소외받지 않고 주도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AI 생태계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