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옵티칼하이테크, 구미공장 철거 통보…노조 “끝까지 공장 지킬 것”
경북 구미 4공단에 입주해 있는 일본계 외국인 투자 기업 한국옵티칼하이테크가 회사 청산에 반대해 희망 퇴직을 거부하는 노동자들에게 공장 철거 계획을 통지했다. 철거 공사 방해 시 손해배상 소송을 진행하겠다고도 밝혔다.
한국옵티칼하이테크는 지난달 28일 희망퇴직을 거부하고 공장 내 노조 사무실을 점거하고 있는 노동자 13명에게 내용증명서를 보냈다. 회사는 “청산 사무 완료를 위해 4일부터 공장동 및 조합 사무실이 위치한 건물의 철거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4일 오전 0시까지 전원 퇴거하고 개인물품은 모두 반출해달라”고 밝혔다.
2003년 설립 이후 LCD 편광필름을 생산해 LG디스플레이에 납품해온 한국옵티칼하이테크는 지난해 10월 화재 발생 뒤 주주총회를 거쳐 해산결의를 했고, 현재 청산 절차를 진행 중이다. 한국옵티칼하이테크는 일본 닛토그룹의 계열사로 구미시로부터 토지 무상임대, 각종 세제지원 혜택 등을 받았다. 일방적인 청산에 반대하는 노동자 13명은 희망퇴직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공장을 지키기 위한 싸움을 벌이고 있다.
회사는 “허가 없이 공장 및 조합 사무실에 출입할 경우 건조물 침입 및 업무방해로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조합사무실을 점거농성하며 철거를 방해해 공사가 지연될 경우 13명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함과 동시에 채권을 회수하기 위한 가입류 신청을 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중앙노동위원회는 지난달 27일 회의를 열고 3일까지 노사가 화해하라는 권고를 했다. 회사는 “희망퇴직 미신청자 13명 중 앞으로 어떤 일이 있더라도 회사와 그룹을 대상으로 분쟁을 일으키지 않겠다는 합의서를 작성한 자”에 한해 선처하겠다는 최종 화해안을 제시했다. 회사는 합의서를 작성한 자만 재설정한 퇴직위로금을 지급하고, 향후 고소·고발(명예훼손, 모욕, 업무방해 등) 진행 시 대상자에서 제외하겠다고 밝혔다. 퇴직위로금 계산 방법에 대해선 “지난해 12월 희망퇴직 신청 종료일부터 불법 조합활동의 기간만큼을 감액 후 지급”이라고 설명했다. 노동자 13명은 이 최종 화해안을 받아들이지 않고 싸움을 이어가기로 했다.
금속노조는 3일 성명을 내고 “노동자에게 무슨 잘못이 있는가. 화재 책임도 결국 공장 관리에 소홀했던 사측에 있다. 그런데 모든 책임을 노동자에 떠넘긴 것도 모자라 이제 손배·가압류 협박까지 자행하는 사측의 행태에 분노한다”고 밝혔다. 이어 “사측은 ‘토지 원상회복’이 공장철거 시도 이유라고 했다. 사측이 원상회복할 것은 토지만이 아닌 일자리”라며 “끝까지 구미공장을 사수할 것”이라고 했다.
김지환 기자 bald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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