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은행 첫 100억 넘긴 횡령사건…고객 돈 빼돌려 더 충격

정인덕 기자 2023. 8. 3.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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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K경남은행에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횡령 사건(국제신문 3일 자 1·3면 보도)은 규모가 562억 원으로 역대급인 것은 물론 고객에게 직접 피해를 줄 수 있었다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한다.

3일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양정숙(무소속·비례)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이번 경남은행 사건 피해 금액은 모든 금융사의 연간 횡령액보다 많다.

지난해를 제외하면 최근 6년간 전 금융권 횡령액이 이번 경남은행 1건(562억 원)보다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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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 경남은행 562억 횡령 파장
“작년 우리은행 사건보다 죄질 나빠”
고객 신뢰도 급락에 더 큰 영향 분석
지난해 경남銀 이익 20% 육박 피해
그룹 임원 등에 대한 제재 가능성도

BNK경남은행에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횡령 사건(국제신문 3일 자 1·3면 보도)은 규모가 562억 원으로 역대급인 것은 물론 고객에게 직접 피해를 줄 수 있었다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한다. 이에 금융당국 조사와 검찰 수사 상황에 따라 BNK금융그룹 고위 임원에 대한 제재가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3일 경남 창원 BNK경남은행 본점에서 경남은행 임원진이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BNK경남은행 제공


▮1년 치 이익의 20% 증발

3일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양정숙(무소속·비례)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이번 경남은행 사건 피해 금액은 모든 금융사의 연간 횡령액보다 많다. 은행을 비롯해 저축은행 보험 상호금융 등을 통틀어 2017년 68건의 횡령이 발생했고 피해 금액은 144억7500만 원이었다. 이후 2018년 112억8400만 원(65건), 2019년 131억6300만 원(62건, 2020년 177억3800만 원(50건), 2021년 261억1500만 원(21건) 수준이었다. 지난해에는 700억 원 규모 우리은행 횡령 사건 때문에 피해 금액이 1010억7200만 원(61건)으로 치솟았다.

지난해를 제외하면 최근 6년간 전 금융권 횡령액이 이번 경남은행 1건(562억 원)보다 적다.

특히 이번 사태는 지방은행에서 최초로 터진 100억 원대 횡령 사건이다. 시중은행보다 덩치가 작은 지방은행은 최근까지 피해 금액이 많아야 10억 원대였다. 2019년 제주은행(18억2000만 원)과 지난해 부산은행(14억8000만 원)의 횡령액도 20억 원을 넘지는 않았다.

금감원 전자 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경남은행의 당기 순이익은 2828억1627만3977원으로, 수치상 1년간 이익의 약 20%가 횡령으로 날아간 셈이다. 지난해 우리은행(700억여 원)에 이어 최근 발생한 금융사 직원의 횡령 중 규모로는 두 번째다.

▮책임자 제재 어느 선까지?

경남은행 사건은 지난해 우리은행과 비교해 횡령액은 적지만 고객 신뢰에 더 큰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우리은행과 달리 실제 고객 대출을 가로챘기 때문이다.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대표는 “우리은행 사건은 우리나라가 이란에 지급해야 할 배상금 중 일부를 횡령한 것이다. 일반 고객과는 관련이 없다”며 “경남은행 건은 결이 다르다. 실제 고객의 대출상환금을 횡령했다. 죄질이 더 나쁘다”고 말했다.

내부 통제 실패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은 만큼 BNK금융그룹 고위 임원에 대한 제재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금감원은 “확인된 위법 사항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에 따라 엄중 조처하겠다. 내부 통제 실패에 책임이 있는 임직원에게도 단호한 조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지난 6월 은행권 내부 통제 개선 방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여기에는 ‘회사 내에서 조직적이고 장기간 반복적으로 광범위한 문제가 생기면 CEO가 시스템적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진다’는 내용이 담겼다. 그러나 이 방안은 아직 법안 등으로 구체화되지 않아 이번 사태에 바로 적용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예경탁 경남은행장은 사과문을 내고 “고객과 지역민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고객의 피해는 조금도 없게 하겠다. 고객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뼈를 깎는 노력으로 새롭게 거듭나겠다”고 했다. 경남은행은 재발 방지를 위해 내부 통제 분석팀을 신설해 시스템 전반을 면밀히 점검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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