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카눈 진로 바꾸자....정부 "최대 전력 수요는 7, 8일"

최대 92.9GW 예상…정부 "수급 차질 없을 것"

3일 오후 경북 포항시 남구 포항야구장 앞 횡단보도를 건너는 시민들이 아스팔트에 뿜어져 나오는 열기에 힘들어하고 있다. 뉴스1

올여름 가장 많은 전력을 쓰는(최대 전력수요) 시점이 당초 예상보다 조금 이른 다음 주 월·화요일(7, 8일)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태풍 카눈의 최근 진로 변화를 반영한 결과다.

산업통상자원부는 3일 오후 강경성 2차관 주재로 연 '전력 피크 준비 상황 긴급 점검 회의'에서 7, 8일 이틀 동안 전력 수요가 각각 92.9기가와트(GW)로 올여름 중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2일 발표에서는 10일 여름 전력 수요가 최고조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지만 이날 새벽 최신 기상예보를 반영해 최대 전력 수요 예상 시점을 앞당겼다. 기상청에 따르면 카눈이 일본 오키나와 해상에서 동쪽으로 진로를 바꾸면서 다음 주 초까지 한반도로 열기를 밀어 올리는 효과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산업부는 "태풍의 경로에 따른 날씨 변화를 반영하면 다음 주 월요일과 화요일, 이틀 동안 무더위로 전력 수요가 정점에 달할 것"이라며 "수요일부터 날씨가 흐려지면서 기온이 다소 떨어져 전력 수요도 다소 줄어들 전망"이라고 했다.

산업부는 7, 8일 전력 공급 능력이 각각 103.5∼103.6GW에 달해 전력 수급은 안정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태양광 발전소가 밀집한 호남 등 남부 지방의 날씨가 흐려져 태양광 발전 효율이 떨어지거나 태풍이 또다시 진로를 바꾸는 등 기상 상황이 바뀔 가능성 등 불확실성이 있어 긴장을 늦추지 않고 전력 수급 조절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예비력이 10.7GW 이하로 내려가면 사전 협의가 이뤄진 기업 등 전기 사용자에게 요청해 전력 사용량을 줄이게 하는 '수요반응'(DR), 공공기관 냉방기 순차 정지, 석탄 발전기 출력 상향 등을 통해 9.1GW의 예비 자원을 추가로 확보해 둔 상태다.

강 차관은 "계속되는 열대야, 극심한 폭염, 태풍 등 불확실성이 큰 만큼 모든 전력 유관 기관은 비상한 각오로 전력 수급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총력 비상 체제를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윤주 기자 misslee@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