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복이랄까, 짚고 넘어갔어야 했다"…강인권도 이례적 폭발! 쏟아지는 오심, 강해지는 '불신' [MD부산]
[마이데일리 = 부산 박승환 기자] "짚고 넘어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을 했다"
치열한 중위권 싸움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강인권 감독은 지난 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팀 간 시즌 10차전 원정 맞대결에서 한차례 함기웅 주심에게 강한 어필을 가져갔다.
상황은 이러했다. NC가 3-6으로 뒤진 7회초 무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선두타자 권희동이 롯데 구승민과 3B-2S 풀카운트까지 가는 끈질긴 승부를 펼쳤다. 그런데 구승민이 던진 6구째 포크볼이 우타자인 권희동에게는 굉장히 먼 스트라이크존 바깥쪽으로 형성됐는데, 함기웅 주심이 이를 스트라이크로 판정하면서 권희동이 삼진으로 물러났다.
느린그림을 통해 본 구승민의 6구째는 스트라이크와 볼의 유무를 판단하기에는 굉장히 어려운 코스였던 것은 분명했다. 하지만 횡으로 휘는 변화구가 아닌 수직 무브먼트가 강한 포크볼이었던 만큼 강인권 감독은 구승민의 6구째가 볼이라고 판단, 더그아웃을 박차고 나와 함기웅 주심에게 강한 어필을 가져갔다. 물론 판정의 번복은 없었지만, 이례적으로 어필을 했던 것에는 이유가 있었다.
강인권 감독은 3일 사직 롯데전에 앞서 "웬만해서는 스트라이크-볼에 대해서는 항의를 자제하려고 한다. 하지만 어제(2일)는 그 공 하나에 우리가 중심 타선으로 연결되느냐 아니냐의 문제였다. 선두타자가 살아나가면 3점차면 충분히 따라갈 수 있었다"며 "그 판정 하나에 순간적으로 분위기가 바뀌는 부분이 있었고, 짚고 넘어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을 했다"고 어필의 이유를 밝혔다.
물론 NC가 도움을 받긴 했지만, 전날(2일) 함기웅 주심의 스트라이크존 판정은 석연치 않는 점이 있었다. 4회 도태훈의 타석에서 롯데 선발 찰리 반즈가 던진 3구째 슬라이더가 스트라이크존을 정확하게 통과했는데, 이를 함기웅 주심이 볼로 판정을 해버린 것. 삼진으로 물러났어야 할 도태훈은 공격을 이어가게 됐고, NC는 해당 이닝에서 역전에 성공했다. 상황을 떠나 스트라이크존이 일정하지 않은 점은 분명했다.
계속해서 강인권 감독은 "이런 말을 하면 심판위원들이 그렇겠지만, 김성욱의 볼도 솔직히 이전 항의에 대한 보복이라고 할까, 그런 부분이 있었기 때문에 아쉬움이 있었다. 당연히 300구 정도의 볼을 보는데 모두 정확하게 볼 수는 없다. 하지만 볼 한 개에 경기 흐름이 바뀌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적극적으로 로봇 심판을 어필해야 할 것 같다"고 씁쓸하게 웃었다.
실제로 8회초 1사 1루에서 김성욱은 롯데 최준용이 던진 5구째 142km 직구에 루킹 삼진을 당했는데, 최준용의 5구째는 권희동이 삼진을 당했던 것보다는 더욱 명백하게 볼이었음을 알 수 있는 공이었다. 하지만 함기웅 주심이 이를 스트라이크로 판정하면서 NC는 결국 경기 막판까지 3점차의 흐름을 뒤집지 못했다.
최근 KBO리그에는 심판들의 판정과 관련해 사령탑은 물론 선수들의 거센 항의가 쏟아지고 있다. 최근 유독 심판들과의 마찰이 비일비재하다. 그 배경에는 순위권 싸움이 치열해진 것도 원인 중 하나지만, 비디오판독을 거쳤음에도 불구하고 오심이 나오거나, 심판들이 규칙을 잘못 적용하는 등 '불신'이 강해진 것도 배제할 수 없다. 과학이 발달하면서 심판들의 잘못된 판정을 지적할 수 있는 수단이 너무나도 많아진 까닭이다.
지난주 사직 롯데-키움 히어로즈전에서는 래리 서튼 감독이 스트라이크존에 항의를 하던 중 퇴장, '베테랑' 이용규는 같은 경기에서 체크스윙 여부와 관련해 주심과 충돌한 뒤 퇴장을 당했고, 가장 최근에는 전날(2일) SSG 랜더스 김원형 감독이 KT 위즈와 맞대결에서 체크스윙 여부와 관련해 강력한 항의를 펼친 끝에 경기를 끝까지 지휘하지 못하고 그라운드를 벗어나게 됐다.
이에 KBO는 3일 "김원형 감독은 심판에게 반말을 사용하며 거칠게 항의해 퇴장 조치됐다. 퇴장 이후에도 심판에게 격렬한 항의를 이어가며 더그아웃에서도 강한 불만을 표출하는 등의 부적절한 행위를 지속했다"며 "리그 규정 벌칙내규 제 1항에 의거하여 김원형 감독에게 경고 조치를 내렸다"고 공식 발표하기도 했다.
강인권 감독은 "감독님들과 스트라이크존에 대한 깊은 대화를 나누지는 않는다"며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에 볼-스트라이크는 인정을 해야 할 부분이 있다. 다만 공 한 개의 판정으로 경기의 흐름이 뒤바뀔 수 있는데, 순위 싸움을 치열하게 하고 있는 입장에서는 예민해질 수밖에 없는 것 같다"고 아쉬움 마음을 드러냈다.
[NC 다이노스 강인권 감독, 권희동과 김성욱이 삼진을 당하는 장면, 롯데 자이언츠 래리 서튼 감독과 SSG 랜더스 김원형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DB, 중계화면 캡처, 롯데 자이언츠 제공]-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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