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해지·보상 구체안 빠져"… LH 입주 앞두고 '분통'
"살면서 처음 당첨된 아파트인데 너무 힘이 빠지네요. 곧 계약일인데 그냥 입주해도 될지 모르겠습니다."(신혼희망타운 당첨자 A씨)
3일 정부가 무량판 구조 민간 아파트에 대한 안전검사 착수 방안을 밝혔지만, 한국토지주택공사(LH) 아파트 입주 현장의 혼란은 지속될 전망이다. 이달에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 계약 해지 방안과 손해보상 방안이 모두 이번 발표에서 빠졌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철근 누락이 확인된 LH 아파트 15곳 주민들은 보상이냐 입주냐를 놓고 고민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이날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철근이 누락된 LH 아파트 15개 단지 중 10개 단지는 아직 입주가 진행 중이거나 입주가 이뤄지지 않았다. 국토부는 "철저한 보강공사를 우선 추진하되, 필요한 경우에는 손해배상과 계약해지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당정은 전날 긴급 고위당정협의회를 열고 입주자가 만족할 만한 손해배상, 재당첨 제한이 없는 계약해지권 부여 등을 '적극 추진'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 국토부 발표에는 '계약해지·손해배상' 방안에 대해 분명하게 설명되지 않았다. 국토부 관계자는 "계약해지권, 손해배상은 법적으로 구비돼 있는 제도"라며 "우선 안전점검이 최우선인 만큼 국민의 불안감을 해소한 다음 생각할 문제"라고 밝혔다.
계약해지 시 중도금 납부 이자 부분에 대해서도 국토부 관계자는 "지금 딱 잘라 구분해 말하기는 힘들고, 최대한 입주 예정자의 부담을 더는 것이 기본 원칙"이라며 "아직 계약을 해지하겠다고 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파주운정 A34 블록 입주 예정자 B씨는 "계약일 직전에 '계약 일정 연기'를 발표한 것도 화가 나는데 안전검사 말고 구체적인 내용이 아무 것도 없는 발표를 하면 입주민들은 어떻게 하라는 말이냐"고 하소연했다.
전세를 알아보는 입주 예정자들도 있다. 양주회천 A15 블록 인근 한 공인중개사는 "철근 누락 사실이 공개된 이후 다른 아파트 전세 문의가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며 "당첨자 대부분이 직장 문제로 이곳에 신청해서 다른 지역을 알아보는 게 쉽지 않은 모양"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부동산업계 전문가는 "입주 예정자들은 안전 못지않게 재산 손실에도 민감하게 반응한다"며 "당정에서 이야기한 내용이 대책에 포함되지 않으면 '설익은 대책 아니냐'는 의구심을 자아낼 수 있으니 이 부분을 구체화해야 입주자들의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석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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