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운영 인력 고민, 서빙로봇이 도와드려요"
고모 식당일 돕다가 개발 결심
입소문 타고 자영업자에 인기
마트 배달·무인택배로 확대
"자영업을 하는 사람에게 중요한 것은 매출보다 시스템을 만드는 일입니다. 모든 것을 다 제가 할 수는 없어도 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 도와야겠다는 생각이 시작이었어요."
2016년 스물다섯 살의 공대생은 미국에서 매달 최고 매출을 경신하는 '잘나가는 식당'을 운영하던 고모의 하소연을 잊지 못한다. 서빙 직원 한 명만 그만둬도 식당 운영에 큰 차질이 생겼다. 급히 뽑은 대체인력은 전문성도, 책임감도 없었다. 짧은 기간에 고용과 퇴사가 반복되는 상황에서 자영업자인 고모는 모자란 일손을 메우기 위해 서빙을 하고 주방을 챙겼다.
서빙로봇 제조·유통기업 '알지티(RGT)'의 정호정 대표(33·사진)는 최근 매일경제 인터뷰에서 "자영업을 차질 없이 운영하기 위해 확보한 인력을 꾸준히 유지하는 방법이 무엇일까 생각하다가 서빙을 도와주는 로봇을 만들어 보자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지금은 레스토랑 등에서 서빙로봇을 쉽게 볼 수 있지만 당시에는 서빙로봇 개념조차 제대로 잡혀 있지 않았다.
기계공학과 전자공학의 융합 분야인 메카트로닉스를 전공하던 정 대표는 험지에서 자율주행하는 로봇을 개발한 경험이 있다. 2018년 회사를 설립한 후 관련 기술을 토대로 1세대 서빙로봇 '써봇'을 개발했다. 써봇 1세대는 국내 기업에서 처음으로 세상에 나온 서빙로봇이다. 정 대표는 "처음에는 천장에 마커를 달고 이를 센서로 인식해 움직이게끔 했는데, 고객들이 인테리어를 해친다며 탐탁지 않아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라이다 센서와 자체 후보정 등을 거쳐 마커 없이도 자율주행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
알지티는 '토종 서빙로봇 제조기업'으로 기술성을 인정받아 2021년부터 올해까지 투자금을 약 80억원 유치했다. 식당 비중이 가장 높은 편이지만 써봇을 찾는 고객이 다양해졌다. 최근에는 서울 강남의 한 브랜드 아파트와도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써봇이 택배 물품과 우편 등을 각 가구에 전달하는 등의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알지티 직원은 현재 32명으로 이 중 40%가 인도 파키스탄 중국 미국 등 외국 국적 출신의 엔지니어다. 정 대표가 각종 국제 로봇대회에 출전하면서 알게 된 인연으로 한국에 와 함께 로봇을 개발 중인 동료다.
알지티는 서빙로봇에 그치지 않고 로봇자동화 솔루션에도 힘을 준다. 창업을 결심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자영업자에게 '시스템'을 만들어줘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이새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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