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신약 잔혹사 끝나나 … 존재감 '쑥쑥'
시장서 잇달아 퇴출됐지만
올 들어 판매 규모 확대
대웅 '펙수클루' 대박 기대감
2분기 125억, 내년 1천억 목표
한미 '롤론티스' 미국서 순항
국산 신약 풍년의 해로 불리는 2021년 이후 등장한 신약들이 예상을 뛰어넘는 성적을 내고 있다. 시장성 부족 등에 발목을 잡혀 시장에 제대로 발조차 붙이지 못하고 퇴출되는 사례가 잇따르던 이전과는 다른 분위기다. 국내는 물론 해외로 시장을 넓히면서 회사 미래를 책임질 차세대 캐시카우로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3일 대웅제약에 따르면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펙수클루'는 올해 2분기 매출 125억원을 기록했다. 펙수클루는 2021년 말 국산 신약 34호로 허가받았다. 지난해 7월 본격 판매에 들어간 뒤 1년도 채 되지 않아 대웅제약 전체 매출의 4%를 책임지는 주력 제품으로 발돋움했다. 올해 상반기까지 1년간 상급종합병원 등 대형 병원 입성을 위해 노력해왔다. 이에 따라 하반기부터는 처방액이 빠르게 늘어 출시 3년 차인 내년에 연간 매출 1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가시권에 들고 있다. 2025년 글로벌 매출 5500억원을 목표로 해외 진출도 본격화하고 있다. 펙수클루는 현재 에콰도르와 칠레 등에서 허가 승인을 받은 상태다. 이달 필리핀을 시작으로 2027년까지 100개국에 진출한다는 구상이다. 지난 6월에는 세계 1위 항궤양제 시장인 중국에도 품목 허가를 신청해 내년께 진입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국산 신약 36호 엔블로도 지난 5월 출시된 지 2개월 만에 매출 10억원을 넘었다. 엔블로는 대웅제약이 국내 제약사 최초로 국산화에 성공한 SGLT-2 억제제 계열 당뇨병 치료제다. 대웅제약은 비만, 심장, 신장 질환 등으로 적응증을 확대해 엔블로의 전 세계 진출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펙수클루와 엔블로 등 연구개발(R&D) 성과에 힘입어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미약품의 호중구 감소증 치료제 롤론티스(미국 제품명 롤베돈)는 지난해 9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아 같은 해 10월부터 현지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 지난 1분기 매출은 1560만달러(약 200억원)였다. 한미약품은 롤론티스의 미국 판매를 맡은 파트너사 스펙트럼에서 5% 수준의 로열티를 받고 원료의약품(DS)을 수출한다. 롤론티스는 올해 미국에서 매출 1억달러를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국산 신약 31호인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도 유한양행의 대표 의약품이 됐다. 폐암 2차 치료제로 지난해 매출 161억원을 거둔 가운데 최근 1차 치료제로 적응증을 넓히며 매출 기여도가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에서는 1차 치료제로 건강보험 시장에 진입하면 렉라자의 연 매출이 1000억원까지 수직 상승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유한양행은 렉라자의 국내 1차 치료제 타깃 환자가 3000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펙수클루와 엔블로, 롤론티스, 렉라자 등의 시장 안착은 잔혹사에 가까웠던 국산 신약 역사에서 흔치 않은 성공 사례로 평가받는다. 국내 제약사가 자체 개발한 국산 신약은 그간 실제 처방 실적 없이 명맥만 유지하거나 자진해서 허가를 취소하는 일이 적지 않았다. 올해 초 국산 신약 1호 '선플라주'의 품목 허가가 만료되면서 현재 국산 신약 36개 중 허가가 취소된 품목은 9개로 늘었다. 선플라주는 이미 2009년부터 생산이 중단된 상태로 허가만 유지하고 있었는데 이렇듯 사실상 시장성이 없는 국산 신약이 현재도 5개가 넘는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에는 제약사들이 초기부터 시장성과 글로벌 기술 트렌드를 고려해 개발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김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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