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연말 쏠림' 막자" 금융회사부터 적립금 분납
과도한 유치경쟁 벌어져
금감원에 모여 대책 협의
수십조 원에서 최대 100조원에 달하는 퇴직연금 자금이 연말마다 반복적으로 이동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금융사들이 발 벗고 나섰다. 기업들이 부담금을 적립하는 게 연말에 몰리는 관행뿐만 아니라 월말에 쏠리는 것조차 문제가 될 수 있다며 매월 중순으로 분산하는 방안까지 제시했다. 7월 27일자 A19면 보도
금융감독원은 3일 이명순 금감원 수석부원장을 비롯해 금융협회·금융회사 퇴직연금 담당 임원 15명이 모여 퇴직연금 부담금 분납 계획에 대한 세부 실천 방안 등을 협의했다고 밝혔다.
기업들이 직원 퇴직연금 부담금을 연말에 몰아 납부하는 관례와 더불어 대다수 퇴직연금 상품들이 1년 단위로 운용되면서 연말이면 적립금 유치를 위한 큰 장이 서곤 했다. 수십조 원에서 100조원에 이르는 돈이 더 높은 이자율을 찾아 움직이기 때문이다. 금융기관마다 현금 인출과 유입이 엇갈리며 채권시장 발작이 일어난다.
이 같은 그간의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금융기관 스스로 나섰다. 금융기관부터 자사 직원들의 퇴직연금 부담금을 분납하기로 했고 퇴직연금 상품 만기를 연 단위가 아닌 1년6개월, 2년6개월 등으로 분산해 출시하는 방안도 논의됐다. 특히 한 금융사 임원은 "금융회사의 부담금 분납 시 연말뿐 아니라 월말 집중도 피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사들은 "퇴직연금 분납은 시장 안정화뿐 아니라 금융회사의 다양한 상품 출시와 수요자의 상품 선택권 확대 효과 등을 가져올 수 있다"는 데 동의했다고 금감원은 밝혔다.
이 수석부원장은 "기업의 퇴직연금 분납이 관행적으로 12월에 집중 납입되면서 매년 말 금융회사 간 과도한 적립금 유치 경쟁으로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금리 상승 요인이 되기도 했다"면서 "연말 금융시장 안정화를 위해 금감원이 먼저 올해 퇴직연금 부담금의 분산 납입을 실천하고 향후에도 계속 이행하겠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금융회사가 연내에 다양한 퇴직연금 상품을 출시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 등을 개선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최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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