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인 "'D.P.'는 제 인생의 변곡점…아직 캐릭터 잔상 남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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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만난 배우 정해인(35)은 아직 넷플릭스 오리지널 'D.P.' 시리즈에서 연기했던 캐릭터 안준호의 잔상이 지워지지 않았다고 한다.
정해인은 "작품을 촬영하는 내내 감정적으로 아주 힘들었고 매 장면이 어려웠다"며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에 시달리는 안준호를 연기하다 보니 저조차도 입맛이 없어서 촬영 때 밥을 잘 못 먹었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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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오명언 기자 = "1년 넘게 안준호로 살고 나니까, 불의를 보면 못 참겠어서 막 꿈틀꿈틀해요. 돌아버릴 것 같아요. (웃음)"
3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만난 배우 정해인(35)은 아직 넷플릭스 오리지널 'D.P.' 시리즈에서 연기했던 캐릭터 안준호의 잔상이 지워지지 않았다고 한다.
짧게 밀었던 머리가 벌써 이마를 가릴 만큼 긴 시간이 지났지만, 그는 아직도 대본 속 지문을 줄줄이 외우고 있었다. 심지어 일상에서도 안준호의 성격이 불쑥불쑥 나올 때가 있다고 말했다.
헌병대 군무 이탈 체포조(Deserter Pursuit) 소속의 군인 안준호는 모두가 순응하는 상황 속에서도 아닌 것을 아니라고 말하기를 겁내지 않는 캐릭터다.
이등병 신분임에도 병장의 내무 부조리에 반기를 들고, 탈영병을 제때 잡지 않아 자살에 이르게 한 본인의 잘못을 묻으려는 선임을 두들겨 패기까지 한다.
정해인은 "배역의 흔적이 아직 남아있는데, 아무래도 안준호보다는 부드럽게 살아야 할 것 같아서 할 말은 하더라도 위트를 가미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웃어 보였다.
2021년 공개 직후 뜨거운 사회적 반향을 일으킨 'D.P.'는 곧바로 다음 시즌 제작에 돌입했고, 못다 한 고민을 담아낸 시즌2를 최근 공개했다.
정해인은 "앞선 시즌과 달리 이번 시즌에서 강조하고 싶었던 부분은 안준호의 죄책감이었다"고 짚었다.
그는 "준호는 어린 나이에 감당하기 힘든 큰 사건들을 연속적으로 겪지 않았느냐"며 "신우석 사건 때부터 차곡차곡 쌓인 준호의 압박감과 스트레스를 시즌2의 1화에서부터 함축적으로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선임 조석봉이 부대 안에서 괴롭힘당하는 것을 알고도 외면했다고 자책하는 안준호는 결국 조석봉이 탈영한 것도, 이후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되는 것도 모두 본인의 탓이라는 생각을 지우지 못한다.
정해인은 "작품을 촬영하는 내내 감정적으로 아주 힘들었고 매 장면이 어려웠다"며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에 시달리는 안준호를 연기하다 보니 저조차도 입맛이 없어서 촬영 때 밥을 잘 못 먹었다"고 털어놨다.
"지문에 '수척해진 안준호'라고 쓰여있었어요. 건강해 보이면 안 된다는 생각이 있었죠. 그런데 밥을 못 먹으니까 체력이 고갈되는 속도가 너무 빠르더라고요. 액션 장면들은 정말 악에 받쳐서 했습니다. 쓰러져도 여기서 쓰러진다는 생각으로요."
극 후반부, 군 내 비리를 폭로할 수 있는 USB 메모리를 손에 쥐게 된 안준호는 고위 간부들이 은폐한 진실을 알리기 위해 탈영을 선택한다.
정해인은 "탈영은 어떤 경우에도 정당화될 수 없지만, 탈영하게 된 준호의 마음은 공감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아무도 어쩔 수 없는 거라면, 그럼 누가 감당해야 하는 겁니까?'라는 대사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현 상황이 잘못됐다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지만 묵인하고 있는 답답한 상황 속에서 준호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즌1에서 '그래서 우리가 뭘 할 수 있는데?'라는 질문을 던졌다면, 시즌2에서는 '뭐라도 해야지'라는 행동을 보여준 것 같아요. 바뀌지 않는 걸 알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무것도 안 할 수는 없는 거잖아요."
2013년 그룹 AOA의 '모야(MOYA)' 뮤직비디오 출연으로 데뷔한 정해인은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영화 '유열의 음악앨범', 드라마 '봄밤'을 연달아 흥행시키며 애절한 '멜로 연기 장인'으로 대중에 얼굴을 알렸다.
'D.P.'는 그의 인생에 있어서 변곡점 같은 작품이라고 한다.
정해인은 "'D.P.' 이후로 새로운 장르의 작품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며 "배우로서 활동 영역이 넓어진 것 같아 감사할 따름"이라고 전했다.
"다음 작품에서는 다시 멜로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도 있어요. 오랫동안 안 했다 보니 정확히 말씀드리자면 돌아가는 게 아니라 새로운 도전이 될 것 같아요. (웃음)"
cou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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