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검기간 3개월 → 2개월로···보수·보강공사 비용은 시공사 부담
주거동만 무량판 적용 74곳 포함
설계·콘크리트 강도 등 면밀 점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아파트의 무더기 철근 누락 사태로 무량판 구조에 대한 안전성 논란이 커지자 정부가 다음 달부터 순차적으로 민간 아파트에 대한 긴급 안전 점검을 실시한다. LH 아파트 점검에서 철근 누락이 확인된 지하 주차장뿐만 아니라 주거동까지 점검해 안전성 확보 여부를 확인하고 국민 불안을 해소하겠다는 방침이다. 점검 결과 하자가 발생할 경우 보수 비용은 시공사가 전액 부담한다.
국토교통부는 무량판 구조 민간 아파트의 안전성을 검증·보완하기 위한 전수조사에 착수한다고 3일 밝혔다. 전수조사 대상은 2017년 이후 준공을 마치거나 현재 시공 중인 민간 아파트 중 무량판 구조를 적용한 아파트 293곳이다. 준공 아파트는 188곳, 시공 중인 아파트는 105곳이다. 가구 수로는 약 25만 가구(준공 아파트 15만 가구, 시공 중인 아파트 10만 가구)에 달한다.
국토부는 다음 주부터 순차적으로 단지별 전수조사를 진행한다. 조사는 전문 인력과 장비를 갖춘 민간 안전진단전문기관을 통해 이뤄진다. 아직 공사를 진행 중인 단지는 현장별로 기존에 지정한 안전진단전문기관에서, 준공 단지는 관련 협의 등을 통해 추천받은 민간 안전전문기관에서 점검을 실시한다. 각 기관은 아파트 구조 도면과 설계도서 전반을 검토하고 현장에서 콘크리트 강도를 확인하는 등 안전 여부를 면밀히 살필 예정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번 조사를 통해 무량판 구조 민간 아파트의 안전과 관련된 모든 사항을 점검한다”며 “구조 계산이 적절하게 됐는지, 철근이 빠지지 않고 제대로 들어갔는지 등을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시공 중인 단지는 공사비에서 점검 비용을 충당하고 준공 단지는 시공사가 해당 비용을 부담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이번 조사 범위에는 아파트 지하 주차장 등 공용 부분에 더해 주거동까지 포함됐다. 점검 대상 아파트 293곳 중 주거동에 무량판 구조를 적용한 단지는 105곳이다. 이 가운데 주거동에만 무량판 구조를 적용한 단지는 74곳, 주거동과 지하 주차장 모두 무량판 구조인 단지는 31곳이다. 지하 주차장만 무량판 구조인 단지는 184곳이다. 이 밖에 4개 단지는 주민 공동 시설에 무량판 구조를 적용했다. 페인트와 벽지 제거 등이 필요한 세대 내부 점검은 입주민의 동의를 받아 실시한다.
국토부는 9월 말 민간 아파트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통상 3개월 소요되는 점검 기간을 2개월 이내로 단축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전문기관을 집중 투입하고 필수 점검 대상을 중심으로 신속한 점검을 추진한다. 점검 결과는 국토안전관리원의 확인을 거치도록 했다.
점검에서 철근 누락 등 문제가 발견되면 시공사는 연말까지 보수·보강 공사를 실시해야 한다. 이에 따른 비용도 시공사에서 부담한다. 시공사와 감리의 책임 위반이 있을 경우에는 영업정지와 등록 취소 등 벌칙을 부과할 계획이다. 앞서 하자가 발견된 LH 15개 단지에 대한 보강 공사도 9월까지 마무리한다.
국토부는 무량판 구조 아파트에 대한 전수조사 결과를 토대로 10월 중 무량판 구조 안전대책과 건설 이권 카르텔 혁파 방안을 발표한다. 무량판 구조를 특수 구조물에 포함해 안전 관리를 강화하고 감리의 독립성 및 전문성 확보와 설계·감리의 전관 유착을 방지하는 방안 등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이달에는 인천 검단 지하 주차장 붕괴 사고와 관련해 시공사인 GS건설 등에 대한 처분 내용과 GS건설 공사 현장 83곳에 대한 점검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김오진 국토부 1차관은 “국민 안전 최우선을 원칙으로 그간의 관행적인 안전 불감증을 뿌리 뽑고 국민 신뢰를 회복하는 계기로 삼겠다”며 “국민 안전을 위협하는 어떠한 제도와 관행, 이권 카르텔도 더 이상 절대 좌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노해철 기자 sun@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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